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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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힘든 일입니다.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괴로워하고 발버둥 치다가 우울의 늪에 빠질 수도 있죠.

그분들에게 힘내라는 말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랜돌프 M. 네스의 ‘이기적 감정’입니다.

매일 3억 5,000만 명이 기분장애로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며, 그중 상당수는 스스로 삶을 마칩니다.

미국은 우울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100억 달러 이상이라고 해요. 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한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어둠에 갇히면 두렵고 고통스러운 것이 당연할까요? 어둠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르게 해보는 것은 어떠할까요?

나쁜 감정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이용하는 것입니다.

벌어지는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어요. 오롯이 좋은 일도, 오롯이 나쁜 일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 하나의 답을 찾으려 애쓰죠.

답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찾는 일입니다. 아인슈타인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한 시간 동안 내 인생을 걸고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 나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를 정하는 데 55분을 사용할 것이다. 정확한 질문을 찾아내면 해답은 5분만에 찾아낼 수 있다.”

이기적 감정은 우리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왜 고통스러운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환자들은 병명을 모르면 고통이 더 깊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병명을 알면 치료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대요.

마음의 병은 육체의 병보다 고치기 어려워요. 원인도 병명도 정확하지 않아요.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가도 진단과 처방이 다양하죠.

혹시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이, 우울감. 즉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하나요? 늘 미소 짓는 긍정적인 사람이 부러운가요? 그래서 자신을 바꾸고 싶지만 이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어 더욱 지쳤나요?

그러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이 책을 집필한 랜돌프 M. 네스는 말합니다. 우울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저는 이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확 밝아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어느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왔어요.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차라리 아무 감정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잖아요. 기분 변화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조차 싫네요.

이 책을 읽으며 기분은 그날 그날의 날씨 같은 것이고, 비관주의는 성급한 움직임을 막아주는 유용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의 감정과 다양한 사례를 들여다보면, 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감정이 깊어져요.

이 책에 등장하는 생쥐 실험이 인상적입니다.

물이 가득한 비커에 실험용 쥐를 빠뜨리고 쥐를 지켜보는 실험입니다. 항우울제를 복용한 쥐들은 다른 쥐보다 오래 헤엄칩니다. 약을 먹지 않은 쥐가 헤엄을 치다가 멈추면, 우리는 이 상황을 쥐의 절망, 포기라고 판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쥐의 입장은 다릅니다. 모든 걸 포기하고 물에 빠져 죽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코만 물 밖에 내놓고 동동 떠 있는 것입니다. 약을 복용하고 더 열심히 헤엄치는 쥐들은 오히려 기운이 빠져서 익사할 가능성이 높죠.

끈질긴 노력이 늘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기다림도 필요해요.

너무 힘들고 지치면 가만히 물에 떠서 코만 내놓고 숨을 쉬세요. 그리고 이 목소리를 들으세요.

“괜찮아.. 괜찮아. 당신은 지금 잘 하고 있어.”

이 책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무장한 4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문장 너머에는 따스함이 흐릅니다.

우리가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가를 찾아가는 이유가.. 어쩌면.. 비록 비용을 받더라도 그들이 나에 대해서 알아주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라는 수수께끼를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으로 풀고 싶은 것 아닐까요?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받고 싶은 진정한 처방은, 따뜻한 포옹이나 부드러운 입맞춤이 아닐까요?

이 책에 그런 위로가 들어 있어요.
제목과는 다르게 너무나 이타적인 책.

이기적 감정!
여러분에게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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