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아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늦은 밤, 피나 콜라다 ‘환락송1’


저는 독서를 좋아하지만 로맨스 소설 장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결혼하고 나서 로맨스 장르에 푹 빠져버렸어요! 로맨스 소설은 유치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요즘 로맨스 소설은 그런 편견을 깬 작품들이 많아요.

로맨스를 읽는 것을 강추합니다. 저는 사랑이 뭔지 연애가 뭔지 잘 모르고 어쩌다보니 결혼을 했어요. (하하, 말은 이렇게 해도 지금의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랍니다.)

제가 사랑이 뭔지 연애가 뭔지 잘 몰랐다는 뜻은 사랑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다 겪어보지 못했다는 뜻이랍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만 포함하고 있지 않잖아요.

질투, 집착, 아픔, 상처 등 많은 모습이 사랑과 연애의 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고 나서야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직접 부딪히면서 겪으니까 고통스러울 때는 후회를 하네요. ‘어째서 이런 과정들을 미리 알지 못했을까? 미리 알았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까?’ 이런 생각들도 하고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까닭은 ‘공주님은 왕자님을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라는 순진한 동화만 읽고 자랐기 때문 같아요.

그래서 제 주변의 미혼들에게는 다양한 연애를 경험하라고 말합니다. 이성을 무조건 많이 만나라는 것이 아니라 간접 경험도 포함해서요.

연애의 간접 경험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소설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인물의 섬세한 심리를 담는 것에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소설은 그 한계를 넘을 수 있죠.

지금부터 이 책을 당신의 로맨스 간접경험 리스트에 업로드 해주세요. 오늘 소개할 책은 중국판 ‘섹스 앤 더 시티’라고 불리는 ‘환락송’입니다.

환락송은 책의 등장인물인 5명의 여자들이 사는 아파트 이름입니다. 그리고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에 등장하는 ‘환희의 송가’를 뜻하는 말이죠.

중국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원작 소설인데요. ‘직장인의 퇴근 시간을 앞당긴 드라마’로 불리우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환락송1의 부제는 ‘늦은 밤, 피나 콜라다’입니다. 피나 콜라다는 저도 참 좋아하는 칵테일인데요. 이 책을 읽으니 늦은 밤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마시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설레고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죠.(BGM. 정애경이 부릅니다. ‘Cocktail Tale’)

환락송1의 주요 내용은 각 칵테일처럼 달콤하고 은은하게 취하는 다섯 여자들의 일과 사랑을 담고 있어요. 1권에서는 각 인물의 사연과 만남이 담겨 있어요.

판성메이, 관쥐얼, 추잉잉은 지방 출신인데요. 환락송이라는 아파트 22층에서 같이 사는 룸메이트입니다. 어느 날 아파트에 도도한 골드미스 앤디와 부잣집 딸 취샤오샤오가 이사를 옵니다.

이렇게 5명이 된 여성들은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곧 친구가 되어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죠.

저는 5명의 여성 캐릭터 중에서 앤디에게 마음이 기울더라고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여러분은 어떤 여성에게 마음이 기울까요? 각자 다를 것 같아서 궁금하네요. 환락송은 미혼자에게는 공감의 재미를 주고, 기혼자에게는 잊고 지낸 설렘을 추억하는 시간을 선물할 소설입니다.

중국을 배경으로 했지만, 한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놀랐어요. 등장인물 이름만 중국 이름인 느낌이 들죠.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은, 여자가 사는 곳은 다 비슷할까요? 

직장 생활에 대한 자료 조사도 자세해서 그저 가볍게 읽고 버릴 소설이 아닙니다. 로맨스 소설로 시작했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사회생활도 배우게 되죠.

친한 언니가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것 같은 주옥같은 대사들도 인상적입니다.

“연애에서 영원을 바라는 건 도박이야.”
“착한 캐릭터는 사양할게. 착하면 호구되는 세상이거든.”
“여자가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자기 자신 뿐이야.”

총 5권까지 있는데요. 엄청난 분량이지만 푹 빠져서 읽다보면 더 길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울 것입니다. 여기까지 쓰고, 환락송 2권 후기로 다시 돌아올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