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까밀로와 뻬뽀네 - 개정판 조반니노 과레스끼 선집 2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효정 옮김 / 서교출판사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이탈리아에서 "돈 까밀로 시리즈"로 연재되어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절찬 받으며 발간되었다고 한다.

신부님 시리즈라는 타이틀이 눈에 띄어 어떤 내용일까?

읽기전부터 많이 기대하고 궁금했던 책이었다.

 

우선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의 느낌을 열거해 보자면 이렇다.

어느새 메말랐던 내 마음이 따뜻한 온기로 가득찼고

저마다의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고 

어린 시절이 읽었던 우화나 동화속 세계를 여행한 것처럼

순수하고 해맑은 마음을 다시 되찾은 기분이랄까?

 

이탈리아 중북부 빠르마 근처의 뽀 강 기슭의 한 마을에 사는

돈 까밀로 신부와 빼뽀네 읍장,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한집에서 살아가는 여느 가족들 간에도 살아가면서

사소한 일로 부딪치는 일도 얼마나 많은데

하물며 가톨릭과 공산주의라는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진

그들 사이에는 얼마나 많은 대립이 일어나겠는가 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신부님" 의 이미지를 선뜻 다가서기 어렵고

옳고 바른 모습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돈 까밀로 신부님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런 생각이 하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가톨릭 신자인 내가 보기에도 신부님들은 정도 많고 친절하고

많은 이들을 포용하는 나의 오빠기도하고 아버지이기도 하다.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손을 먼저 내밀어 주시는 분.

 

바로 돈 까밀로 신부의 그런 친근함이 온갖 어려움에 처한

마을 사람들에게 상담자요, 조언자로써의 역할을 부여하게 하고

또 믿고 다가서는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금은 엉뚱하고 황당하기도 하지만 그 내면만은 따뜻한 신부,

그 신부뒤에서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예수님의 말씀들,

외면은 딱딱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여린 빼뽀네 읍장까지

하나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상을 보여준다.

 

이런 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 주변의 어둡고 힘든 일상의 삶에서도

조금은 편하게 웃고 떠들며 함께 살아갈 용기가 생길 것만 같다.

 

시리즈의 단 한편을 접한 것 뿐이지만 진심어린 그들의 이야기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는 요즘의 추위 속에서

단번에 나의 손과 발을 따뜻한 온기로 채워준 것 같다.

 

곳곳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내 마음에 되새기고

종교와 신분이 주는 대립과 갈등도 한낮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국 인간관계 안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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