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와 재미가 깃든 역사소설.

영원한 제국 - 개정판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2006년 9월

역사라고하면 웬지 어렵고 멀게만 느껴져서 일까?

역사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인 이 책은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중고등학교때만 해도 국사, 세계사 시간은 고리타분해 했던 나인데

드라마 사극도 가까이 하지 않는 내게는 더더욱 놀랄 일이다.

책을 가까이 하게되면서 그간 나의 책 편식에 대해

스스로 걱정과 우여를 느끼던 찰나 접한 이 책은

줄곧 어떤 사건이 이어질까? 하는 의구심과 호기심을 느끼게 했다.

1지금으로부터 13년전_1993년 발간되어

100만 독자의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이 책을 이제야 읽으려니

사실 얼굴이 붉어질만큼 부끄럽기 짝이 없다.

조선 정조시대의 독살사건을 다룬 이 책을 읽고있노라면

마치 작가의 허구적인 상상이 아닌 실제 이야기로 착각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에 대한 다툼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일까?

노론과 남인으로 대립되어 권력투쟁이 횡횡하던 당시,

왕위에 오른 영조는 집권세력에 의해 어려움을 겪는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 받아야 할 사도세자는

개혁을 추진하고 왕권을 새롭게 강화하려 하지만

주변 간신배들의 역모로 아버지에 의해 갇혀 안타까게 죽고만다.

훗날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는 남인과 함께 보다 강력한

왕권강화 정책으로 추진해 나가던 중 서책을 정리하던

장종오가 갑작스레 죽게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한편, 정조는 총애를 주던 이인몽에게 "시경천견록고"라는

책을 찾아오라는 명을 내리고 알수없는 궁궐내 살인사건에 대해 

의문을 품던 중 "금등지사"라는 책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진위여부를 독자 스스로

발견하고 추리해나가는 흥미 그리고 그 시대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실제 역사속의 그들을 탐미하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이 책에는 한자성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저자의 배려가 돋보인 역주가 등장하여

별 어려움 없이 전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책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와 현재는 시간의 흐름만 있을 뿐이지

그 시대에도 권력을 둘러싼 많은 횡포와 다툼이 빈번했다는 것.

그런 "힘과 권력"의 자리 다툼으로 인해 무고한 이들이

이유없이 희생당하고 핍박당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과거는 현재를 이어주는 끈인 동시에

현재는 미래를 위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우리 자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야겠다는 묘한 외침이 인다.

작가의 허구적인 상상이 깃든 소설이지만

소설이라 여겨지지 않을 만치 리얼하고 세세한 이야기였다.

1995년 영화로도 개봉된 적이 있다는 영화를

꼭 한번 찾아 보아야겠다.

영화와 책으로 만나는 역사,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