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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플라워 -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되는 비밀스런 이야기
스티븐 크보스키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살아가면서‘성장통’이라는 것을 겪는다. 인생의 긴 터널로 비유하여 설명하자면, 삶에 대해 모든 게 불확실하고 본인 스스로에 대한 자아가 미처 확립되기도 전에 크나큰 감정적인 동요와 혼란의 시기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소위 말해, 10대 청소년기를‘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스스로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스스로 껴안고 있음으로 인해 쉽게 격한 감정 상태에 빠지거나 이유 없는 반항을 하게 됨을 말한다. 성인이 된 후에야 느끼는 것이지만, 청소년기는 완전한 한 사람의 모습을 성장 시키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친다.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는 비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미국에서 꽤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성장 소설이라고 한다.‘무도회에서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는 여성’이라는 뜻을 의미하는 월플라워. 우리가 쉽게 하는 말로 어느 그룹에도 쉽게 속하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이를 가리키는 말‘왕따’와 일맥상통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잔인하고 뼈아픈 말이다. 솔직히, 청소년 시기에는 부모보다 친구들과의 관계 정립이 더 중요하다. 함께 어울리며 그 안에서 사회성을 배우고 누구에게도 쉽게 내비치지 못하는 속마음을 나누기도 하기 때문이리라. 이야기는 자신의 이름을 찰리라고 밝힌 주인공이 그 무엇도 확실히 않은 익명의 인물들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그에게는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이기에 담담히 자신이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를 전한다.
왜 찰리는 1년여라는 긴 시간동안 미지의 누군가에게 편지를 썼던 것일까. 자신의 친구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어떠한 소통할 공간을 찾으려 한 것은 아닐까. 그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겪는 일례의 상황들과 사뭇 달라 보이기도 하지만 그 거리감은 그리 크지 않다. 그들 나름의 어려움과 사회적인 문제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더 개방적인 나라, 미국에서 섹스와 약물 복용, 동성애, 자살 등 거칠 것 없는 상황에 놓여진 그들은 때로는 상처를 받고 가슴앓이를 하고 아파하기도 한다. 다만, 모두에게 자신들의 그러한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하고 싶어 하듯 객관적인 입장에서 찰리라는 주인공이 그들의 시선을 전하는 것이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인생이라는 행로에서 더 깊은 수렁에도 빠질 수 있지만 성장해가는 그 시간의 흐름만큼 미성숙한 자아가 독립된 한 인간으로써 올곧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이 돌에 치이고, 저 돌에 밟히면서 다치고 아파한 만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 믿음 하나로 우리 모두는 그 시기를 꿋꿋이 인내하며 지나왔으리라. 지금 우리 주변의 청소년들에게 더 깊은 애정과 관심으로 격려하고 끌어안아야 함은 물론이다. 무조건적인 언성이나 가르침은 그저 누군가를 엇나가게 할 뿐, 그들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함께 손을 잡아주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 어두운 자리에는 빛이 필요하고 그 빛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성장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진정한 자아를 깨닫는 과정에는 혹독한 시련에 대한 주인공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어제의 나 또한 그들이 겪은 모습의 일부를 경험했기에 더 큰 동질감을 느끼며 응원을 보내고 싶다. 우리의 미래, 꿈나무들이 어두운 골짜기로 발을 헛딛지 않도록 묵묵히 구원의 손길을 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