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분명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모습들을 많이 껴안고 있다. 얻는 것이 있으면 그 만큼 감수해야 하는 희생이 존재하는 게 바로 현실 세계의 법칙이 아니던가. 모든 게 빠르게 변화하고 세상은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의 새로운 무언가를 원한다. 사람들은 현실보다 이상에 대한 바람을 크게 가지게 되고 이는 자아에 대한 확신, 소신은 점차 잃게 만들며 타인과의 비교우위에 선 이들은 방황하게 된다. 군중 속의 고립, 대중 속의 소외와 외로움은 이처럼 자연스럽게 사회의 병폐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실제적인 문제를 달의 분화하는 과정을 소재로 하여 새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젊은 작가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신선하고 창의적이어서 이야기 초반부터 독자들의 눈길을 단박에 사로잡을 만한 여력이 충분했다. 증후군이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증후에 대한 원인이 명확하지 않거나  단일하지 않은 병적인 증상들을 통틀어 말한다. 이 소설에서는 달이 플라나리아처럼 두 개체로 분리되면서 수많은 무중력자들을 등장시키고 사회 곳곳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도사리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무중력증후군을 일컫는 듯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가 땅을 파는 부동산 회사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스물다섯의 직장인인 노시보와 그와는 정반대로 가족의 기대와 바람을 한 몸에 받으며 우수한 모범사례의 전형을 걷고 있는 고시생 형과 가부장적인 모습의 아버지 그리고 한 달여 간 여행을 하고 돌아오겠다고 집을 나간 엄마. 특종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자와 소설가를 꿈꾸며 살아온 친구 구보의 이야기까지 평범한 가족과 그들 주변에 있는 소시민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변화된 일상과 모습을 보여준다. 달의 분화로 인해 사회적으로 많은 무중력자들이 발생하고 지구를 떠나려는 사람들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자들까지 속속 등장하여 무엇이 진실인지 사람들은 우왕좌왕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들 모두 스스로 원하는 소신은 따로 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이들의 바람과 주어진 현실의 여건, 그 경계 안에서 내적인 갈등과 대립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마치 우리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듯 보인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신종어가 등장하고 매일 신문이나 뉴스를 보지 않고서는 세대에 뒤처지는 듯해 매순간 불안과 강박증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이 사회의 신종 병이 아닐까 한다. 이는 분명 두통과 오한, 호흡곤란까지 일으키는 무중력증후군이라는 신종 병과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노시보가 처해있는 상황과 사회의 모습은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 그것이다.  




이야기 전개는 전반적으로 빠르고 가볍고 신선하다. 말 그대로 현실에 대한 펀치 한방, 무엇이 중요한지를 새삼 상기시키는 듯 자유로워 보인다. 무지한 세상에 대해 날개를 자유롭게 펼치고 날아가는 듯한 인상마저 준다. 주인공 노시보가 처한 일상, 사회의 변화됨은 달의 분화로 대비되어 설명되어지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원점임을 말해준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가 제일 좋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수레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넘어 조금은 숨통이라도 트이고 싶은 우리들의 바람, 이것은 바로 달의 분화로 인해 지구를 떠나려는 이들의 욕망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누구나 세상에의 일탈을 원하고 그 만큼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것이 아닐까. 분명한건 작가는 현대인들이 느꼈을 법한 숨겨진 감정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끄집어냈다는 것이다. 평범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기발하게 풀어낸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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