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 김화영 옮김 / 세계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다는 것, 즉 독서의 행위는 읽는 주체에 따라 서로 다른 목적과 방향성을 갖게 된다. 어떠한 지식을 얻기 위한 앎의 도구로 책을 읽는 이가 있는 반면 한순간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책을 펼쳐 보는 이들도 있다. 어찌되었든, 책이라는 독서의 행위는 많은 이들에게 보편성 그 이상의 특별함을 가진 또 하나의 수단이며, 사람에 따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는 매개체인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독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책이다.




『듣는 사람이 누구냐 하는 걸 염두에 두었어야지! 그 사람의 감수성이라든가 정신상태 같은 걸 말이야! 안 그래? 그렇게 하는 게 더 안전했으리라는 생각 안 들어? (..중략..) 텍스트와 독자 사이의 관계라는 문제가 존재하는 법이며 그걸 무시할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잖아? -p62』




이름은 마리-콩스탕스 G. 서른네 살의 직업도 없고 아기도 없는 평범한 여인. 그런 그녀는 우연히 한 신문에‘책을 읽어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게 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기대 이상으로‘책을 읽어주는 사람’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필요성이 크다는 것 그리고 그런 다양한 이들을 새롭게 만나게 되면서 그녀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자신의 본문에는 절대 해가가지 않는 선에서. 하반신 장애를 가진 남자아이, 늘 외톨이인 여자 꼬마 아이, 백작 부인 등 그녀의 고객들은 하나같이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모습이지만 삶에의 한 부분이 모자란 그래서 무언가를 채우려는 욕망이 가득한 사람들이다.




정말 단지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작은 궁금증이 인다. 과연 그 시대에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왜 필요했던 것일까. 그들의 눈과 귀로 책을 읽고 들을 수도 있었을 텐데 무엇이 부족해서 무엇을 채우고자 한 여인의 발품이 필요했던 것일까.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은 채 그들의 욕구에 최대한 부응하며 책을 읽고자 했던 마리 콩스탕스는 그들의 지나친 바람을 끝까지 충족시켜 주지 못한 채 스스로 문을 박차고 나오게 된다.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구성 방식 때문인지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녀의 행동, 그녀의 반응, 그녀의 마음이 내 것인 것처럼.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그들은 그녀를 통해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하려 했고 그녀는 그들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사회적인 기본윤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한 여인에 불과했다. 나 역시도 그러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해 그녀는 그들과 하나의 관계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이 진정 좋은 의미로만 해석될 수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독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은 긍정적인 의미를 더 크게 둔다. 그 행위로 인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훨씬 많으니까. 이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프랑스 문학이 사실 항상 쉽게만 여겨지는 것은 아니었다. 많이 접해보지 않았음에도 늘 낯설고 조금은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이 책은 생각 이상으로 어렵지 않게 주인공의 시점에서 그녀 앞에 놓인 상황을 이해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더불어 독서에 대한 새로운 시각, 화두를 던짐으로써 과연 독서가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는 어떠한 것인지, 나만의 독서가 아닌 다른 이들과의 관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책읽기는 어떤 가르침을 주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그간 나만을 위한 독서를 추구했다면 이제 타인에게 들려주는 독서를 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독서의 행위, 방식을 조금 다르게 해보면 그것은 또 다른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다. 그들 문화가 일부분 반영되어 있기에 다는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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