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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
박종인 외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그저 아무런 걱정도 번민도 없는 얼굴, 해맑은 눈망울과 치아를 드러내며 살며시 입 꼬리를 올린 채로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를 따라 짓게 되었다. 그런데 이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아이들의 모습 속에는 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두운 현실의 잔뿌리들이 녹아 있는 듯해 마음 한편으로는 그저 더할 수 없이 아프게 또 슬프게 느껴지더라. 더구나 허구를 곁들여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여타의 소설과 다르게 이 책은 직접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며 두 눈으로 가슴으로 만난 아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더욱 가슴 저리게 다가오는 것일 게다.
아직도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세계 곳곳에는 사람으로서 누리고 살아야 할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아니, 그러한 인권에 대한 인식조차 되어 있지 않은 어른들과 그로 인해 참담하고 가혹한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보호받지 못한 어린아이들의 현 실상을 놀랍도록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들어 이러한 세계 각국의 아픈 잔재들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과 사람들, 현실과 조금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더욱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 정말로 순수하고 깨끗한 천사!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들이라고 하는데, 취재팀이 만난 아이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남겨진 아픈 그림자일 뿐이었다. 주로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를 돌며 가난 때문에 제때 배우고 공부해야 할 나이의 어린 아이들이 갖은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잡은 채 여기저기 그저 먹을 것을 찾아 헤매고 전쟁의 폐허 속에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 목숨을 잃는 처참한 광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치의 과장도 없이 우리가 이렇게 먹고 놀고 떠들고 행복을 이야기할 때, 그 어린이들은 굶주림에 지쳐 쓰러지고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는 매일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음을 말이다. 정말이지 같은 하늘 아래, 이토록 가혹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그들에게 짊 지어지다니 너무나 안타까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떤 말도 쉽게 할 수가 없다. 그저 가슴 아파서.
이전에도 기아 프로그램을 통해 혹은 여타의 다른 책들 속에서 그들 앞에 놓인 현실에 나 또한 가슴 저림을 느꼈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그들을 도와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지는 못했다. 언젠가는, 내가 아닌 누군가 그들에게 손 내밀어줄 것이라고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런 나의 안타까움 뒤로 그들에게도 꿈과 희망이 아직 존재함을 보았다. 절망 속에서도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다면 그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되리라. 공부하고 싶어서 먹고 싶어서 마음 편히 잘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외쳐대던 아이들, 그들에게도 행복을 위한 꿈이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삶. 그 아이들의 고단한 삶의 자리에 내 손길을 하나 더해주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읽다보면 구구절절 가슴 아파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다. 그렇지만 손 놓고 울고만 있는 다고해서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그 아이들에게 놓여 진 삶의 자리에 작은 보호의 울타리만이라도 쳐주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지금 당장은 그들 삶에 먹구름만이 잔뜩 드리워져 있지만 무엇이 되고 싶고 그로 인해 새 시대의 희망을 이루고 싶다는 바램, 작지만 원대한 그들의 꿈이 하루 빨리 도래되어 지금의 웃음을 만연하게 띌 수 있는 날이 오길.. 진정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