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커 1 - 별을 쫓는 아이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은 안다. 그 상실감의 깊이가 얼마나 깊고 얕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나누었던 교류의 상대가 어느 한 순간 사라져버린 순간 우리는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이전처럼 쉽게 지켜낼 수 없고 돛대 없는 배가 홀연히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가슴 쓸쓸하고 허망한 일이라는 것을. 더구나 이 생이라는 현실에 내가 설 수 있는 삶의 뿌리인 부모를 잃은 상실감은 그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상처를 남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루크’ 역시 아버지를 잃은 후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줄 또 다른 이는 분명 엄마지만 그런 엄마에게도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는 사실이 어린 루크에게는 그저 믿기 힘든 현실일 뿐이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다. 딱 사춘기에 접어든 십대들의 눈으로 작가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알면서도 누군가에 대한 단순한 반항심에 진실을 외면하려하고 평범한 한계선 내에서 자신을 여타의 다른 좁고 어두운 통로 한가운데로 끌어내려하고 세상에 대한 불신과 아픔만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는 어린 소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누구나 미성숙한 자아를 가지고 현실과 부딪치며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또 다른 관계를 이루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온전히 성숙한 인간이 되어 가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루크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편협한 시각은 너무나 좁았으며 상처를 극복해가면서 이전보다는 조금 더 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으리라.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평정을 찾게 되어 있다는 단순한 진리, 이는 루크가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결단코 이겨내지 못할 아픔과 상처는 우리 생애에 없는 것이니 어떤 계기로든 나를 올곧게 세울 화해의 소통 창구는 언제 어디서든 기다리고 있다.




루크에게는 음악이 세상에 다시금 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다리와 같다. 남이 가지지 못한 뛰어난 재능은 그의 삶에 있어서 새로운 나침반 역할을 해주며 새로운 삶에의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받았던 상처, 엄마에게서 느꼈을 원망과 소외감 이 모든 감정을 빗나가지 않게 잘 치유할 수 있었던 것에는 사람의 잠든 감성도 깨운다는 음악이라는 소재의 절묘한 등장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 없이 잘 살리고 있는 듯하다. 성장소설이지만 단순히 어느 한 나이 대에 국한되지 않게 어른들이 읽으면 더 없이 좋을 작품으로 작가‘팀 보울러’는 따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다. 그것이 관계의 고립에서 오는 것이든, 누군가를 잃은 상실감으로 오는 것이든 어차피 인생이라는 기나긴 길을 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상처를 받고 누군가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면서 살아간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루크는 많은 이들의 표상이다. 이미 씻어버린 과거의 내 모습일 수도 있고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온전히 성숙하지 못한 현재의 나를 축소시켜 표현된 또 다른 어린 내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얼마나 사근사근하게 그 아픈 상처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는지 거기에 해답이 있을 터이다. 세상에 대해 삶에 대해 아직 모든 것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십대들의 마음을 이토록 따스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팀 보울러는 그런 면에서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성장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