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의 삶과 욕망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0월

우리 인간들만이 가진 최고의 선물은 바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이렇듯 내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바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문자로 혹은 상징적인 어떤 기호나 그 밖의 것들도 하나의 표현 수단이 되는 것이다. 지난 수세기 전 과거에서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화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선보여 온 수많은 작품들은 이렇듯 자신의 자아와 삶 그리고 그 이상의 의미들을 내포하여 표현해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적으로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터라 그간 직접 미술관을 찾아가 관전을 하거나 관련 서적을 많이 접해본 것은 아니다. 아직은 생소하고 낯선 미술에 흥미를 느낀 것은 최근의 일이다. 더군다나 이 책은 명화 속의 장면의 담겨있을 미지의 이야기들을 우리 인간의 삶과 연계하여 상세히 소개하고 있기에 독자들은 이에 대한 새로운 면면을 접하게 되고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배경이든 그림을 그리는 주체자의 시각 그대로 한순간에 정지된 피사체에 담긴 숨은 의미 파헤치기라고 하면 될까.

현재의 삶에서 일어나는 갖은 사건 사고들, 이를 통해 빚어지는 의문의 이야기들까지 우리는 일상의 괴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유명 화가들 또한 그들이 살았던 당대의 시대적 배경 안에서 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겪었으리라. 또한 그들이 남긴 유명 작품들을 통해 인생의 희노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동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후세의 모든 이들에게 이에 대한 추측과 해석을 하나의 과제로 남겨놓은 것이 아닐까한다.  

명화 속에는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주제로 선정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인간의 내재된 욕망 더불어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성에 대한 표출까지 그림을 통해 이토록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고 이것이 예술이 인간에게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똑같은 그림을 보고도 느끼는 바가 모두 다르듯 화가들 또한 같은 주제를 놓고도 상반된 작품을 내놓기도 한다. 이것이 예술의 묘미이고 이로써 관전하는 사람의 입장인 우리들은 그 이상의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리라.

작가가 설명하는 모든 작품을 다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인간의 삶과 본성에 내재된 욕망의 다양성을 주제로 한 많은 작품들을 접하며 낯설고 생소했던 내 마음도 조금씩 익숙함으로 변화되어 가는 듯했다. 이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을까. 시간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단지 당대의 한 면면을 그림을 통해 엿볼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예술이 우리에게 전하는 또 하나의 매력일 것이다.

음악가는 노래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화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고자 하는 바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저 우리는 두 눈을 열고 그 시대의 삶과 사람들의 의식 세계를 같이 호흡하고자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예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고 또 즐길 줄 아는 것, 이것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예술가들이 피와 땀으로 탄생한 작품들을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