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 - 제자리로!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라고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학창시절 때마다 늘 일 년에 한 번씩은 이런 물음을 받아왔고 이를 통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내가 진정으로 되고 싶었고 원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꿈이라는 것이 존재했었다는 것이다. 비록 자신감은 없었을지라도 해보고 싶다는 열망, 이뤄보겠다는 의지, 나아갈 희망은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그 꿈을 절반도 이루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서있을 뿐이기에 이러한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은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일본 문학계에서 다수의 상을 휩쓸며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무엇보다 달리기라는 소재 또한 신선하게 다가온다. 몸으로 하는 운동은 전적으로 싫어하고 재능도 없었던 나는 체력장이나 운동회하는 날이면 지레 겁부터 먹고 전날 밤 잠조차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나 달리기 종목에서, 출발하기 전 손을 땅에 짚고 출발 총성을 기다리는 그 때의 그 떨림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만든다.




진정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정말 좋아하는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것 또한 그렇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형을 영향으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이에 재능은 없었던 신지가 자신의 친구와 함께 육상부에 가입하게 되면서 점차 달리기라는 종목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과정,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희망이 생겼기에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며 성실함을 무기로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는 그 모습이 현재의 나를 자각하게 만든다.




신지의 모습을 통해 나아가야 함을 알면서도 쉽게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자신감만 상실한 채 움츠러드는 나의 모습을 견주어 보게 된다. 내 가슴이 뛰고 마음이 말하는 그 길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면 되는 것을 왜 진작에 알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면 달리기와 우리의 인생길은 참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언제나 그 종착지는 있기 마련이고, 긴 인내와 노력 끝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들이 보여주는 삶의 진리가 아닐까.




마치 엊그제 같았던 나의 십대가 이들의 모습을 통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꿈이 많았던 한 소녀의 잔상이 떠오르며 잠시 나를 부끄럽게도 하지만 다시금 나의 가슴에 들어와 요동치는 것만 같다. 지금 당장 일어나라고, 꿈을 향해 달리라고 말이다. 도전과 용기, 여기에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랴. 오로지 청춘에게만 허용된 가능성, 그 꿈을 향해 나아가리라. 내 스스로에게 또 하나의 다짐의 약속을 해본다.




작가가 이 책을 내놓기까지 긴 수고의 노력을 기울인 만큼,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을 찾고자 하는 우리들 모두 읽어도 좋을 책이다. 달리기를 할 때의 그 시원한 바람이 내 뺨에 와 닿는 그 선선함을 맞으며 오늘의 나도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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