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성당 1
일데폰소 팔꼬네스 지음, 정창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나에게“바다의 성당”이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해보게 된 점은 다름 아닌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지의 여부였다. 그간 일본 소설이나 여타 국가의 소설은 조금씩 접해온 기억이 있지만 스페인에서 대대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높은 평가를 받는 책이고 두께 또한 만만치 않아 얼마나 장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을지 그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이토록 주목을 받은 점은 다름 아닌 작가의 이력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현직 변호사가 쓴 첫 번째 장편 소설이 이토록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사실 놀랍다.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다양성의 의미에서 많은 호기심과 흥미진진함을 불러일으킨다.




오로지 상상만으로 혹은 지난 과거의 자료수집만으로 보고 듣고 느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다양한 계급의 인물들을 통해 그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과 갈등을 내리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아야만 하는 하층민의 삶의 설움과 뼈아픈 상처 그리고 운명이라 이름 지어진 다양한 삶의 무게들. 주인공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쓰라려온다.




자신의 운명에 무릎 꿇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나가는 주인공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에 연일 안타깝고 아프다. 민중들의 삶의 모습을 구구절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인간들의 본성을 면밀히 보여주고 있기에 독자들은 이것이 허구인지 실화인지 오히려 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운 중세 시대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이 이 소설로 인해 다시금 상기되며 재인식할 기회를 갖게 한다. 무엇보다 어느 시대에나 계급상의 불평등과 부당함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이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 있다는 사실에 연민의 감정이 생긴다.




아버지의 세대에서 풀지 못한 갈등의 고리들은 아들 아르나우의 삶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의 장을 일으킨다.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의 굴레를 피하지 않고 개척해나가려는 이에게 세상은 어떠한 답을 주려고 할까. 중세 봉건시대의 계급의 문제 뿐 아니라 종교적인 성향 더 나아가 인간의 내면을 거침없이 보여주는 장대한 스토리에 읽는 내내 다양한 감성의 계단을 오르내리게 된다. 그저 가볍게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라는 점, 다양한 소설적 배경과 인물들의 속내까지 곁들여 이해하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저 자유롭고 싶었고 다른 이들처럼 나도 그들과 동등한 입장과 관계 안에서 살고 싶었던 이들의 외로운 외침이 저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다. 민중들의 시선을 가장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더 아프기도 했던 소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일궈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보다 그 모든 것을 껴안고 살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 마음 안에 내재되어 있던 종교의 믿음이 가장 컸으리라.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모든 이들의 안식처인 산따 마리아 성당을 건립할 수 있었던 이유도 신 앞에서는 모두가 똑같다는 진리 때문이 아니었을까. 많은 이들의 성원과 노력에 힘입어 그 당시 가톨릭의 대표적인 성당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언젠가 꼭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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