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나라로~ 여행할까요.

스타더스트 ㅣ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시간이 흐르고 점차 어른이 되어갈수록 우리들의 마음 안에 자리하고 있던 순수한 동심은 점차 수그러들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듯하다. 만화나 영화 속의 캐릭터의 용맹하고 거침없는 모습을 혹은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 캐릭터들에게 언젠가 마음을 빼앗겨버리고 만 그 시기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득히 먼 옛날의 이야기인 것만 같다. 어쩌면 나의 한 부분인 과거 기억속의 한 조각이 떨어져나간 것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밤하늘의 별을 따다 준다면?’아니‘사랑하는 누군가가 나에게 바라보고만 있어도 찬란한 밤하늘의 별을 가져다준다면?’조금은 유치해보일 수도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부모님께 혹은 여타의 대상에게 은연중에 바라고 있는 하나의 꿈이자 마음속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이는 결국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나의 모든 것을 주고도 모자라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조차도 해낼 수 있다는 하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말인 것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여타의 존재에게 보이지 않는 사랑의 콩깍지를 자신도 모르는 어느 순간 씌우게 된다. 내 눈에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대상을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게 되는 때, 그 주인공은 생에 있어서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아름다운 미의 대명사 빅토리아를 위해 신비의 별을 가져다주겠노라 맹세하는 트리스트란 숀. 항상 보물을 얻기 위해서는 험난한 과정이 따르는 법, 어둡고 낯선 땅을 넘어 인간에게는 금기시되어 있는 장애물조차 이미 그에게는 넘어서지 못할 것이 없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직 자신의 순수한 믿음과 용기만을 등에 업고 시작한 여정은 생각보다 험난하지만 그녀를 떠올리면 자다가도 번쩍 일어설 힘이 생기고 그에겐 꼭 해내야만 하는 이루어야만 하는 희망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신비의 별을 얻기 위한 행로에는 또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그와의 대립적인 관계 선상에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주된 테마가 남성들 위주의 거침없는 액션이나 모험담에 치중된 것이 아니라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면모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듯하다.

‘판타지’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신비하고 매혹적인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갖가지 행동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책을 통해 느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판타지를 좋아하고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똑같은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잠자고 있던 나의 내면을 좀 더 신선하게 자극하기에 참으로 좋은 기회를 제공함에는 분명하다. 유치하고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우러러 바라보고 부러워하는 이유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상향에 가까운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을 위한 환상동화’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스토리와 이야기 구성이 나름대로 흥미로웠던 소설이었다. 사랑, 운명, 모험, 대결 그리고 상상.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동심을 일깨울 책을 만나고 싶다면 ... 판타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