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학교에 간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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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말은 몸의 기관이나 기능이 온전하지 못해 정상적으로 행동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물건을 줍거나 거리를 걷거나 달리거나 할 때 정상인들보다 일상적인 일을 행함에 있어 약간의 불편함과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된다는 것뿐이지 타인에게 눈에 띌 만큼의 큰 해를 입히는 일은 아닌 것이다. 이 생애 태어나는 일도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일이 아니듯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예상치 못한 사고로 신체상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이들은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너무나 많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최소한 그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나가기에 그들의 짐은 버겁기만 하다.


한 때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의심할 만큼 큰 화제를 낳았던 『오체 불만족』의 주인공 오토다케 히로타다. 양 팔다리가 없는 한 청년이 자신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주변의 도움으로 일본의 명문인 와세다 대학의 정규과정을 마치고 정상인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며 당당하게 장애를 극복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모두의 마음에 큰 감동과 박수를 이끌기에 충분했으리라. 그런 그가 교사로써의 새로운 첫 출발을 시작하고 현장에서 직접 발로 겪은 이야기를 담아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조심스럽게 들려주고 있다.


한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우리의 꿈나무들인 어린이들이 얼마나 많은 교육적인 뒷받침과 자아를 실현할만한 기회의 장을 많이 제공해주어야 하는가. 교육이라면 둘째가라고 서러울만한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가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가 진정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고 어느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등수와 점수에 연연하며 딱딱하고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만을 중시하는 이 사회의 구조와 교육계의 지도자들 그리고 이를 더욱 부추기는 부모들의 현 자세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길 기회를 준다.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형 교육 시스템이 앞서 시행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은 어쩌면 나의 섣부른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장에서 바라본 교육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 어디에서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는 존재하며 오랫동안 관례처럼 이어져 내려온 교육여건은 쉽사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신이 많은 이들의 관심과 배려로 공부할 수 있었고 꿈을 이룰 기회를 맞을 수 있었던 것처럼 그 자신도 분명 많은 어린이들에게 그 사랑에 대한 보답을 해주고 싶었으리라.


비록 그의 눈으로 본 현재 일본의 교육 현장은 생각하지 못했던 갖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이것은 그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리라. 교육계에 발을 담그고 있는 많은 이들의 절실한 노력과 끊임없는 제안이 더 나은 미래를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그의 체험적인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 부분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진다. 장애를 장애로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일에 대한 확고한 결심으로 한 단계씩 거침없이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 나의 모습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진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가진 자는 없을 것이다. 남보다 보잘 것 없는 신체와 두 손에 움켜쥘 것이 지금 아무것도 없더라도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산다면 충분히 행복하리라. 어린 꼬마들에게 기억에 남을 본보기가 될 훌륭한 선생님의 자리에 오를 오토다케를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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