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대교북스캔 클래식 8
에밀리 브론테 지음, 김명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전에 읽었던‘명작으로 길을 걷다’라는 책을 통해서 오랜 시간 많은 가슴에 남아있는 고전이야기를 간결하게나마 접하였고 이는 내게 새로운 관심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특히 고전을 통해 그 시대의 삶의 배경과 인물들의 갖가지 면모를 엿볼 수 있기에 현실의 우리들과 반추해보며 읽으면 더 큰 재미와 감동이 있지 않을까한다. 고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 스토리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격변적인 사랑에 대한 갈등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현실의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그들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 요크셔 지방을 배경으로 고아인 히스클리프가 언쇼씨 가문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들의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된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캐서린의 오빠인 힌들러의 방해와 주변의 힘든 여건으로 이들의 사랑은 갈피를 알 수 없는 길로 빠져든다. 집안의 몰락으로 어쩔 수 없이 지주아들과 정략결혼을 하게 되는 캐서린. 그녀는 히스클리프의 사랑을 모른 채 해야만  했을까.


현실에서의 사랑은 이처럼 헤아릴 수밖에 없는 난제들이 즐비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에게서 등을 돌린 여자의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을 발판삼아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지만 마음에서만은 지울 수 없었던 캐서린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없다. 히스클리프의 마음이 얼마나 처참하였을지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를 버리고 지주의 아들과 결혼한 캐서린의 마음도 같은 여자로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마음이야 오죽했으랴. 다만 이들의 선택한 사랑의 선택이 훗날의 아픈 결말을 예고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들의 사랑은 비록 슬픈 결말은 독자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되새김 될 것이다. 서로에 가슴에 비수를 꽂긴 했지만 마음만은 진실이었던 이들의 사랑은 현실에서 가장 불후한 사랑으로 해석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한 생애 태어나 한 사람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큰 축복이고 행복이 아닐까도 싶다. 순수하고 맹목적인 사랑도 현실의 덫에 걸려 비틀거리고 아파하는 사랑도 그 시작은 같았으리라 생각한다.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인간에게 허용된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사랑이라고. 누군가를 위해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는 이들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와 배신으로 복수의 시선을 던지기도 한다. 이는 상대의 존재감이 자신도 모르는 새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어찌 되었든, 사랑은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이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만나게 되는 이들의 사랑은 풋풋한 사과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아련한 기억과 추억으로 남아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석처럼 빛나고 찬란한 삶의 등불이기도 한 사랑이라는 명제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이 두 사람에게는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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