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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아버지 1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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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할아버지와 시크한 고양이 콤비의 4계절 다이어리!

할머니를 먼저 떠나보내고 고양이 타마와 둘이서 사는 다이키치 할아버지.
분명 둘 다 흰머리가 날 때까지 쭉~ 함께!
한 사람과 한 마리가 펼치는 일상을 통해 볼수록 사랑스러운 사계절 풍류를 전합니다.

지금, 가장 힐링되는 고양이 코믹 에세이!

제 19회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심사위원회 추천작

        

 

고양이하면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뭐니뭐니 해도 고양이 발바닥이다(!) 말랑말랑, 젤리처럼 몰캉한 느낌에 보들보들 한번쯤은 만져보고 싶은 그것. 고양이 발바닥. 또, 우인장을 다루는 모 요괴만화의 고양이 캐릭터도 눈에 익었을 유명한 캐릭터니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고, 수업시간에 배웠던 마네키네코의 왼손과 오른손이 생각나기도 한다. 캣타워에 늘어져있는, 개보다는 까칠하고 움직임도 덜한, 고고한 여왕같은 이미지도 떠오르고, 유연하게 늘어지는 연체동물같은 고양이의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진다. 글을 적는 본인의 개보다는 고양이라는 취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겠지만, 사진만 봐도 마음이 고양이 발바닥같아지는, 말랑말랑 힐링의 동물 하면 고양이가 먼저 야옹 하고 머릿속에서 울곤 한다. 키워보지 않아서 정작 동물을 키울 때의 고충을 모르기에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이란거다. 까칠해서는 알고보면 귀엽다던가, 귀엽다던가, 귀여운 이미지의 고양이. 카페에서 커피에 올려주는 마시멜로도 고양이의 모습으로 되어 있는 쪽을 더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렇기에 고양이 하면 결론은 귀여운 이미지로 모이는 것 같다.

        

 

고양이는 귀엽다, 라는 나름의 야매 공식에 따라서, 아니나다를까 타마도 역시 귀엽다. 초반부 에피소드에서 '나는 타마로소이다'라는 소제목으로 들어가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고양이의 시선에서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고양이스러움이 한가득 묻어난것들 뿐이다. 이러이러하지만 뭐 어쩌겠어, 야옹. 하면서 조금 츤데레같은 느낌이랄까. 생긴것도 참 마시멜로처럼 통통하니 포근하게 생겼다. 어린 아기고양이같아보이지만 실은 고양이 나이로 열 살 하고도 7개월이나 지난 고참 할아버지 고양이. 사람의 나이로 치면 50대 젠틀맨이라며 본인을 소개하는 컷은 여간 귀엽지 않을 수가 없다.
에피소드들은 2년 전 할머님을 먼저 떠나보내고 고양이 타마와 함께 지내고 있는 다이키치 씨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책에 적혀있었듯이 타마와 할아버지의 사계절 다이어리로서 계절별로 묶여선 이런 일, 저런 일, 작은 동네에서의 일상이 동네 바다의 파도처럼 잔잔하게 흘러간다.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는 일상이 부드러운 그림체로 아기자기하게 한 컷 한 컷 담기는데, 할아버지가 과거 선생님이셨다니 더욱 소박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다. 한평생 아이들과 함께 하시다 연세가 들고 자연스레 자리에서 내려오셔서, 시골 마을에서 평화로이 일상을 만끽하시는 멋진 노후. 일본은 이런 분위기가 강한 것 같은데 (외할아버지만 봐도 정말 여유로이 시골 마을에서 일상을 즐기시고 계시다는 소식을 종종 전해오시기도 하고.) 책을 한 페이지씩 읽어나가다 보면 그런 분위기가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그림의 분위기가 일반적인 톤 만화가 아닌 수채화처럼 번져나가는 느낌인 것도 한 몫 한다. 정말로, 정말 소박하다. 타마와 할아버지의 사계절 발걸음을 차근차근 함께 밟아 쫓아오다 보면 어느샌가 둘에게 힐링을 받고 있는 내 자신도 있다. 

        

 

힐링이라는 게 사실은 별 게 아닌데. 너무 바쁘게 달리기만 하는 우리나라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찌보면 당연히 누렸어야 했을 나 자신만의 시간을 스스로가 갉아먹으며 조여가고 당연하게 지치는 일상을 반복하는게 아닌가 싶다. 흔히 힐링물이라고 이름 붙는 소설이나 에세이류는 공백이 참 많다. 촉박하게, 빼곡하게 꽉 들어차기만 했던 우리를 하나씩 덜어낸 다음에 그것들로 그 공백을 메우려 하는 것처럼.
급하게 진행되는 법도 없다. 정말 새로운, 색다르고 그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을 이야기들을 휘황찬란하게 늘어놓는 것도 아니다. 곱씹어보면 너무나도 당연해야만 했던 일상과 여유를 늘어놓고 있거나, 우리들이 달리다가 놓친 것들에 대한 발상의 전환으로 공백을 늘려놓는 것 뿐이다. 공백은 여유가 되고, 숨구멍이 되어준다. 우리나라 사회가 갑자기 모두 느려지지 않는 이상 달리는건 불가피하고, 어떻게든 그 속에서 숨구멍을 찾아야 지쳐도 다시 일어날 원동력을 얻을 수 있기에 모두 힐링을 찾고, 바라고 있다. 원래는 굳이 애써 힐링을 구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삶에 녹아있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쩌겠는가. 생각해보면 조금 슬픈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와 타마의 이야기는 '지금, 가장 힐링되는 고양이 코믹 에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도 걸고 있다. 마냥 코믹하지는 않다. 타마와 할아버지 둘만의, 할머니를 먼저 보낸 후의 둘의 이야기라는 걸 전제로 건 이상 어딘가는 분명 먹먹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것도 일상이기에 우리는 컷마다, 장마다, 그리고 한 화마다 조금씩 힐링을 받는다. 책을 전부 읽고 내려놓았을 때 처음보다 여유로워진 마음이 행복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찾은 여유가 단순히 하던 일을 내려놓고 책을 들었을 때,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에서만 만들어진 여유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한 건 전혀 타마와 할아버지가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둘의 일상에 매료되어 받았던 힐링이 사랑스럽고 고마웠다. 힐링의 고양이, 소박한 할아버지라는 메인 인물들부터 소소하게 숨어있는 만화의 전반적인 힐링요소들이 예쁘게 어우러져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힐링 코믹 에세이로서 손색없는 소중한 한 권이 되었다.
지쳐있는 당신에게 꼭 추천하고싶은 이야기.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으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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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
야마모토 사호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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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
'야마모토'와 조금 독특한 소녀 '오카자키'.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1990년대의 어느 마을에서 두 사람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이 만화는 '야마모토'가 '오카자키'에게 바치기 위해서 그린 어린 시절의 추억담.

어쩌다 어른이 된, 서투른 당신에게 바치는 감성충만 헌정 에세이

2016년 일본만화대상 노미네이트
일본 웹사이트 [note] 최단기간 1,000만 조회수의 화제작!
엔터브레인 전국 3,000점포 서점 직원들이 선정한 2015 이거 읽어봐 랭킹 4위
이 만화가 대단하다! 2016 8위 (남성부문)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쩌다가. 원하지 않게, 덜컥. 갑자기? 
애초에 어른이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되는 거라면, 어른아이니 어른이니 하는 그런 모호한 경계도 없었을 테고. 어른은 그저 될 때가 되었기에 자연스럽게 될 뿐이다. 초등학생이 중학생이 될 때 처음 입게 되는 교복과, 중학생이 고등학생이 될 때의 그동안과는 달랐던 새로운 교복을 입게 되는 것과 같이, 열아홉과 스물의 경계에선 옷을 갈아입지 않을 뿐 사회가 나를 읽는 이름표를 바꿔 다는 것이다. 앞자리를 1에서 2로, 계단 쌓아올리는 댓가로 어른을 선물받는다. 이쯤이면 반강제보단 강제적이다. 우리는 모두 '어쩌다' 어른이 되었다. 때가 되었으니까. 그게 다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덜컥 등떠밀려 어쩌다 어른과 아이의 선을 건너와버린, 아무런 준비 없이 어른의 범주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렇기에 서투를 수 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작가님이 바치는 에세이다.

 

                

야마모토와 오카자키는 처음부터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친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인물에 범주에 속해있었으며, 그 이야기가 실린 책의 극초반부를 읽었을 때 나는 당최 어떻게 친해졌을지에 대해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회상하는 나이대가 나이대인 만큼, 생각보다 둘이 친해지는 에피소드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어린아이의 순수함 덕이라고 해야 할까, 조금만 커도 계산적으로 인간관계를 꾸려나가기 때문에 그만큼 얄팍하고 옅으니 순수하게 친구 그 자체가 중요했을 어렸던 둘에게는 한밤중의 패미컴만으로도 친구가 되는것이 어렵지 않았다. 야마모토가 오카자키를 어려워했던 순위 리스트같은 건 단지 겉으로만 판단한 못된 나열일 뿐이다. 서로 다른 집안 환경에 대한 어린 부러움도 오가며 서로 함께 공유하는 시간, 놀이, 추억들이 조금씩 늘어갈 수록 둘은 더욱 친한 단짝친구가 되어간다. 게임센터에서의 뽑기, 콧쿠리상(번역은 분신사바로 되어있는 듯 하지만, 귀신이나 요괴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놀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니까)과 다마고치, 직접 그리던 만화라거나.
책에서 다뤄지는 둘의 추억 속 화별로 메인이 되는 주제들은 우리도 언젠가 한 번쯤은 겪어봤고 갖고 싶어했고 가졌던 것들이었는데 덕분에 더 공감이 되고 함께 끄덕이며 매 페이지를 즐길 수 있었다. 야마모토네가 갖고싶어 하던 다마고치를 보며 내 연두색 다마고치(짝퉁이었지만 짝퉁마저 갖고싶었다)를 떠올리기도 하고, 야마모토가 모았다던 디저트 모양 지우개들을 보며 서랍 한켠에 아직도 들어있을, 나도 모았던 지우개들을 다시 꺼내보기도 했다. 지우개라 하면 지금은 그저 웃기지만 당시의 나에겐 심각했던 일이 하나 떠오르는데, 용돈을 모아가며 겨우겨우 한 세트씩 사모았던 케이크, 패스트푸드 세트들을 엄마가 전부 버려버린 일이 그것이다. 디저트 모양의 조립형 장난감 지우개들은 지우개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지우는 기능관 친하긴 커녕 오히려 고무덩어리에 가까웠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차피 지워지지도 않는 것 왜 가지고 있느냐며 버렸었다고 기억한다. 우스운건, 조금 큰 후의 나도 그것들이 예쁜 고무덩어리라는 사실을 알고선 괜히 남동생한테 시비를 걸고 싶었는지, 엄마가 버렸을 때의 기분을 알고 있으면서 괜히 남동생이 그런 지우개들을 사모으려고 하면 돈아깝다고 시작부터 사지 못하게 막았던 거?

아주 멀리까지 왔다고 생각했지만,
여기가 고작 두 정거장 떨어진 곳이라는 것은 어른이 된 후에 알게 되었다.

 

 

온갖 생명이 만개했던 봄이 장마에 한 풀 꺾였다. 비는 여름의 시작을 알렸고, 저마다 쏟아질 더위를 대비해 나름의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교복은 한 겹씩 떨어져서 어느덧 순식간에 하복 철이 되었다. 그동안 묵어있던 선풍기의 먼지를 닦을 사람은 지각한 아이가 벌청소를 겸해 맡게 되고, 에어컨 필터의 먼지도 털었다. 준비는 만반이지만 정작 선생님들은 아직 냉방기구를 틀 정도로는 덥지 않다며 전원을 올려주지 않는다. 교무실은 어차피 시원하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라며, 열심히 준비했던 아이들은 실망한 투로 불평을 뱉는다. 하복 셔츠를 펄럭이며 연신 부채질도 멈추지 않는다. 물총은 또 언제 챙겨온건지 장소 대상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쏘아지는 물줄기에 바닥은 흥건하다. 더워서 쌓인 스트레스를 소리치는건지, 아니면 더위 그 자체를 표현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시끄럽고 소란스럽다. 이미 여름이다.

그 탓일까,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잠들었을 새벽은 습해진 공기에 목이 메여서 깊이 잠들지 못하는 시간으로 돌변했다. 분명 잠에 취해서 누웠을텐데 깨어버린 새벽은 어쩐지 평소보다, 심지어 낮보다 선명한 것이 다시 잠들기는 힘들 정도로 또렷하다. 괜히 애꿎은 베개에 머리를 묻고, 여기저기 구르다가 똑바로 덮었던 이불을 발 밑으로 차버리기 일쑤다. 아무리 이불을 던지고 있는 그대로 몸만 누워도 공기는 텁텁하다. 이대로 다시 잠들지 못한다면 분명 피곤할 내일의 몸을 생각하니 여간 억울한게 아닌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새벽이니 새벽감성까지 물밀듯 몰려온다. 이런 걸 기억하고 있었나? 싶은 것들까지 온통 저 구석에서 몰려와 전신을 덮친다. 그땐 이랬지, 이때는 또 이랬구나. 대체 왜 그랬을까. 같은, 밀려오는 온갖 감정에는 이름을 모를 복잡함도 있겠지만 그리움도 추억도 분명히 존재한다.

여름과 여름의 새벽은 꼭꼭 숨어있던 내 '오카자키'를 불러내주는 하나의 신호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에게는 새벽이 끌어다 준 오카자키인 것처럼, 무언가를 계기로 해서 잊고 있던 옛날의 추억을 종종 떠올려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소중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이 지워졌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때로는 나도 모르게 문득 떠오르는 것이 옛 기억이다. 지워지지 않은 채로, 다만 그 위로 수어겹 쌓아올린 다른 소중함에 가려져 잠시 보이지 않았을 뿐이지, 결코 소중함과 중요함을 잃은 덩어리는 아니다. 옛 추억은 언제나 저 밑 한켠에서 다시 떠오를 계기를 기다린다. 그 계기가 이 책이 된다면 분명 작가님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고. 어쩌다 어른이 되어 방황하고 헤메이는 서툰 우리가 다른 의미로 서툴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좀 더 힘을 내고 어른을 마주보아, 끝내는 어쩌다 된 어른이 아닌 성장한 어른으로서의 재시작점을 잡을 수 있다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설령 계기가 있다고 해도 떠올라줄 오카자키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여전히 머물러주는 내 오카자키. 고마워.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으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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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1
마유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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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타치바나 아키라, 17세. 고교 2학년.
감정 표현이 서툰 그녀가 남몰래 마음에 두고 있는 상대는
아르바이트 중인 패밀리 레스토랑의 점장 콘도 마사미, 45세.
청춘의 교차점에 멈춰 서 있는 그녀와
인생의 반환점에 접어든 그가 엮어 나가는 자그마한 사랑 이야기, 개막.

2016년 일본만화대상 노미네이트
코믹나탈리대상 2015 2위
2015년 일본 3000개 서점직원 선정 '이거 읽어봐' 만화랭킹 3위
이 만화가 대단하다! 2016 4위 (남성부문)
제 2회 다음에 올 만화대상 10위

 

리뷰를 적는 본인의 나이를 살짝 밝히고 시작하자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열 아홉살. 주인공인 타치바나와 얼추 비슷한 나이대를 걷고 있는 중이고, 점장님은...... 아빠랑 비슷하려나?
세간에서의 17살 여고생과 45살 남자 어른은 그 정도 관계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빠와 딸.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아니라면, 아빠뻘과 딸뻘의, 어찌되었건 그 안에서는 벗어나기 힘든. 게다가 미성년자와 성인이다. 법적으로 아슬아슬하다. 위험하다. 책의 띠지에 적힌 '17세 여고생과 마흔다섯 연상남의 유리구슬처럼 투명한 사랑 이야기, 개막'이라는 문구를 보고 절로 입이 벌어지며 머리에 든 생각들이다.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쉽사리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사랑을 그려낼거란 기대가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정말로 유리구슬처럼 투명하고, 그렇기에 깨지기 쉬운 위태함이다. 하지만 모 아이돌의 노래 가사에도 그런 가사가 있지 않았던가,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쉽게는 깨지지 않을거라는.

 

 

열일곱 아이들은 이성에 대한 감정이 피어나기 쉽고, 호기심도 많을 나이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무언가 속에서 끓어오르는, 드라마나 소설, 만화에서만 보아왔던 '사랑'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그런 감정이 찰나의 순간에 문득 찾아와서는 시야가 상대방으로 가득 차서, 결국 일상마저 흔들리는 마법에 홀린다. 타치바나는 감정 표현에 서툰 여고생이지만 시선만은 올곧다. 말로 뱉어내지 않는 감정들을 전부 눈에 옮겨담아 그대로 뿜어내고 있는 똑바른 시선에 비치는 것은 아르바이트 중인 레스토랑의 점장님. 타치바나는 점장님이란 마법에 폭 빠졌지만, 또래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사랑의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쉽사리 입 밖으로 그 이름을 내놓지 못한다. 누가 좋아, 저기 쟤는 어떻니.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야? 쏟아지는 질문에도 단지 추상적으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하면서 이미 좋아하고 있는 상대를 이상형으로 묘사하며 꽁꽁 감추는게 전부다. 말도 안되는 오해를 받아도 절대 점장님의 이야기는 꺼낼 수가 없다. 일반적인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은 타치바나 본인이 잘 알고있기 때문에. 친구들의 호기심 가득한 순수했던 질문이 순식간에 경멸의 그림자로 뒤덮이는 기분은 별로 겪어보고 싶을 만한 경험이 아니다. 주변인에게는 적당히 선을 긋되 감정은 여전히 마음에서 자라나고, 자라난다. 일반적이지 않기에 타인의 시선에서는 특이하다 못해 이상함의 선을 한참이고 넘어갔다 여길 수 있는 상대이지만, 타치바나에게 피어난 마음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조건마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사랑이라는 걸 실은 어렵게 여기곤 하지만, 단어 자체의 사전적 정의만 보아도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이란건 언제 어디나 누구에게나 자라날 수 있는 새싹이다. 굳이 그렇게 재보지 않더라도 애초에 사랑이라는게 정해진 것이었느냐, 부터가 그렇지 않은 것이지만. 타치바나의 사랑은 무엇보다도 투명하고 순수하다. 사랑은 상대로 인해 규정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남 그 자체만으로 사랑스러운 소중함이다.

 

 

당신의 매력은, 나만의 것.

 

장맛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우산. 언제 그칠지도 모르는 비에 막연히 기다릴 수도 없어 결국 그대로 뛰어나가기로 결심한 여름날. 문득 그런 기억이 떠올랐다. 교복은 축축하게 젖었고, 우산 대신 머리에 얹고 달려왔던 탓에 마찬가지로 푹 젖어버린 가방이. 씻고 말려도 기분까지 깔끔히 씻겨나가지는 않는다. 눅눅한 기분. 그럼에도 싫어하지는 않는 날씨. 가끔은 푹 젖어도 괜찮을 하루.
책은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를 이어나간다. 보통의 순정만화처럼 종일 핑크빛인 쌍방향의 사랑스러움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제목처럼 비가 갠 뒤의 분위기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짝사랑도, 흔하지 않은 사랑도 언제나 사랑스러운 사랑이란 것은 다 똑같은 사실이라서 그런 것일까, 핑크빛 못지 않은 분위기가 매 페이지마다 물씬 풍긴다. 비가 갠 뒤의, 결코 싫지 않은 날씨. 그렇기에 사랑에 빠진 소녀가 존재한다.
타치바나 아키라는 콘도 마사미로 온통 젖어있다. 씻어내도 어딘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사랑에도 젖어버렸을 레스토랑에서의 기억. 소녀는 남자를 통해 사랑을 바라보고, 남자는 소녀에게 제 청춘을 투영한다. 이제 막 청춘에 발을 딛은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이기에 타치바나는 사랑이라 믿는 제 감정을 쭉 이어갈 수 있고, 남자는 인생의 반환점을 시작한 어른이기에 소녀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다. 눈치채지 못하는 것일까, 눈치채지 못하려 하는 것일까. 전자이건 후자이건, 타치바나의 시선은 여전히 올곧다.

책의 마지막을 덮고 나니, 타치바나의 마음이 먼 미래에 돌이켜봤을 때 그저 청춘이 저지른 실수로 여겨질지, 여전히 사랑스러웠던 청춘으로 남게 될지가 궁금했다. 물론 이건 작가님의 상상으로 꾸며지는 몇천장의 판타지기에 후자의 결말일 가능성이 크지만, 혹 전자라면, 타치바나의 눈동자가 시들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는 매 순간순간의 현재까지 미리 별볼일 없는 것이 되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사랑을 하고 있는 타치바나가 사랑스러웠다. 괜시리 한때 꿈꾸던 나의 판타지도 떠올라서 행복했다. 타치바나와 함께 짝사랑의 기억에 푹 젖었던 수 페이지의 사랑스러움. 어쩌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나의 타치바나가 그 안에 함께 덮여 잠들지는 않았을까. 후에 다시 읽으려 펼쳤을 때 언제고 다시 생생히, 타치바나와 사랑을 추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내내 들었다.
봄과 여름 사이의 지금 이 계절에 딱 맞는, 특별한 짝사랑의 만화.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으로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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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형태 1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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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녀석이 싫었다.


밝고! 즐겁게! 대모험!을 모토로 사는 소년, 이시다 쇼야.

귀가 들리지 않는 전학생 소녀, 니시미야 쇼코.

두 사람의 만남이 교실을, 학교를, 그리고 쇼야의 인생을 바꿔간다 ――.



목소리의 형태란 어떤 것일까? 목소리에 형태는 있을까? 제목을 처음 보자 그런 의문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책의 띠지에 둘러진 수많은 문구들에 시선이 닿았다. 2015년 이 만화가 대단하다 1위, 일본 만화대상 3위, 코믹 나탈리대상 1위, 제 19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신생상. 각종 수상 내역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끌어모은다. 보통 이런 게 걸려있으면 역으로 덜 기대하기 마련인데, (덜 실망하고자 하는 맥락에서) 어째서인지 이 작품은 나답지 않다면 나답지 않게 한가득 기대를 품게 되었다. 일단 한두개가 아니고 네 개라는 갯수도 갯수지만, 뒷 띠지에 적힌 저자의 코멘트가 큰 몫을 했을거라 생각한다.

오이마 요시토키

"점과 점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 서로 멀리 떨어진 작은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어 이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여러분께 널리 읽힌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점과 점이 되어 살아간다, 라는 것은 무엇일까? 처음 가졌던 '목소리의 형태란'이라는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역시나 해결된 질문이다. 작중에는 이시다 쇼야라는 남학생과 니시미야 쇼코라는 여학생이 주요 인물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쇼코는 귀가 들리지 않는 여자아이인데, 이러한 점에서 비롯해 나는 목소리의 형태란 쇼코의 보청기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목소리라는 것은 공기의 울림으로 전해지는 무형 무색의 무언가이기 때문에 형태란 불분명하면서도 선명하지 않은, 떠다니는 것일 뿐인데 이런 무형의 존재가 들리지 않는, 다른 언어로 표현하자면 그것이 보이지 않는 쇼코에게 형태를 보다 선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도구의 형태로써 존재하는 것이 보청기이고, 이는 곧 그녀의 목소리 형태 그 자체라 느꼈기 때문이다. 아니면 작중 쇼야와 쇼코가 의사소통을 하는 점에서 생각한 건데, 보통 목소리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다. 말로 생각을 전하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간의 의견과 마음을 나눈다. 하지만 쇼코는 들리지 않는 만큼 말도 어려우니까. 마찬가지로 의사소통이 불편하다는 의미인데 그 탓에 이 둘이 사용하는 의사소통의 방식은 목소리를 통한 대화가 아닌 손으로 대화하는 제 2의 목소리, 수화가 된다. 사실 전자보다 후자에 더 초점을 맞춰 생각했다만(작중 흐름도 그쪽이고), 이건 사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이니 글을 쓰는 나는 이러했다 정도로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다.


 

 


쇼야는 니시미야가 싫었다. 지루한 게 싫지만, 삶은 점점 더 따분해진다. 따분해져가는 나날에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했다. 새로운 재미요소가 필요했다. 그런 쇼야에게 재미요소로써 새롭게 눈에 든 것이 전학 온 니시미야 쇼코이다. 말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인 그녀가 노트를 통해 의사를 전하는 모습에 그녀를 '이상한 아이' 라 생각하며 각종 장난을 치며 그녀를 놀리기 시작한다. 궁금하니까, 지루하고 따분하니까. 이유는 단지 그뿐이다. 쇼야에게 니시미야란 그저 자신에게 재미를 줄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일탈이라기에는 쇼야의 장난은 정도를 넘고야 만다. 덕분에 자업자득, 인과응보라고. 쇼코를 왕따처럼 여기고 괴롭히던 쇼야는 한순간에 학급의 왕따로 전락하고 만다. 분명 쇼야 딴에는 지루하고 따분해지던 삶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새로움을 주고자 시작했던 장난의 끝이 왕따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마무리지어지다니. 당연한 결과이겠지만서도 그에겐 인정하기 어려운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 고작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자신이 재밌어 하는 걸 했을 뿐인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까진 알기 어려운 나이이다. 쇼야는 자신도 여전한 왕따인 주제에 제게 도움을 주려 웃음짓는 니시미야의 얼굴에, 그녀를 완전히 싫은 사람으로 찍어버린다. 니시미야가 참 싫다. 결국 그들은 교실에서 한바탕 싸움이 붙고, 다시 전학가버린 니시미야의 부재 속에서 쇼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고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후회하면 뭣하랴, 떠나간 니시미야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녀가 돌아오는 건 바래선 안된다. 바랄 수도 없고.

이후 쭉 고립되어 혼자가 된 쇼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거듭하다, 제 발로, 스스로 니시미야를 찾아가 사과하고자 마음먹는다. 마지막이니까. 마지막으로. 그런 생각이 짙었기에 가능했을테다, 쇼야에겐. 다시 재회한 둘은, 조금 더 성숙해진 쇼야는 그녀의 목소리로 대화를 시도한다. 네 목소리, 알 것 같아. 


 

 


왜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고, 많은 수상을 했는지 조금만 읽어도 충분히 납득될 작품이다. 작품이 그려내는 것은 단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아닌, 작가가 그리고 싶다고 말했던 '서로 멀리 떨어진 작은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녹아져있는 스토리다. 쇼야와 쇼코뿐만이 아닌, 주변인들의. 떨어진 섬 제각기의 드라마가 마음 속에 잔잔히 번져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쇼야가 쇼코의 목소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을 때, 멀리 떨어졌던 섬 사이에는 길이 생겨 서로를 이어준다. 제 손을 직접 뻗어 잡은 목소리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니시미야를 향해, 자신의 성장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쇼야의 모습이 어디까지 걸어갈지가 기대된다. 나도 둘의 길에 살며시 발을 얹어도 되는걸까, 같이 따라 걸으면서 여러가지 것들을 배우고 느끼고 싶단 마음이 절로 들었다.

쇼야처럼 나도 내 주변의 목소리와, 그들의 형태에 귀를 기울여 손을 내밀면 섬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을까.


국내에선 6권까지 발매되었고, 일본에서는 7권 완결로 마무리지어진 작품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화 진행중이라는 정보도 있으므로 책을 통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까지 체크해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의 지원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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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우라 1
챠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아마야 카나카'

'이와사와 사키'

'우에하라 아유코'와

'급우들'의

아무 일도 없는 듯하지만

무언가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여고생의 일상.

 

 


상대적으로. 언제까지나 상대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난 일상물에 대해서는 특별한 취향도, 사전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일까, 특별히 읽어 본 기억도 가물가물 하고. (일상물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해봤자 타 출판사의 남고생 넷이서 꽁냥대던 탈력계 일상물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굳이 아이우라를 골라온 이유는 뭐지.

스스로도 조금 궁금했다. 남고생을 봤으니 여고생도 보자, 같은 시시한 이유는 아닐거고. 그래서 책을 읽기 전, 한참을 생각해봤건만 역시나 시시한 이유의 결론이 나왔는데 아마도 표지의 임팩트에 시선이 가지 않았나-하는 게 그것이다.

선명한 붉은 단색 배경에 동글동글 커다란 글씨로 써 있는 하얀색의 제목. 제목만큼이나 눈에 띄는, 굵은 테두리로 강조되듯 그려진 세 명의 귀여운 여고생. ...적고 나니 떠올랐는데, 귀여운 거에 약했더라지, 나.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이우라. 아이우에오.. 아이..아이우..아이유? 따위의 영양가 없는 의식의 흐름으로 멍하니 쳐다봤건만, 검색해보니 나름 이것도 뜻이 있더란다.

표지의 가장 왼쪽, 갈색머리 여자아이의 이름은'아마야 카나카', 두 번째의 연둣빛 도는 금발 아이는 '이와사와 사키', 가장 오른쪽 키 작은 두 갈래 흑발은 '우에하라 아유코'. 아마야, 이와사와, 우에하라. 아, 이, 우. 아이우.

아이우라의 '아이우'는 주인공들의 성에서 가장 첫 번째 글자를 따온것이라는 건 이제 알겠다. 그렇담 '라'는 뭘까?

일본에서의 'ら(라)'는 복수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인다고도 한다. 그래서 라. 아이우+라.

그제서야 책 뒤편의 간략한 소개가 이해되었다. '아마야 카나카' '이와사와 사키' '우에하라 아유코' 셋의 이름이 강조되어있는 것은 주인공 3인이니 그렇네-하고 넘겼지만 '급우들'까지도 강조처리가 되어 있는건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아마 아이우라의 라가 복수니까, 급우들을 칭하는게 아닐까 생각하니 조금 이해되었다. 아이우라에서 라를 맡고 있는 엑스트라, 아이우의 클래스메이트 급우들입니다! 빠밤-☆ 같은 전대물 포지션일까나. ...아니겠지만.

책 제목엔 조금의 비하인드가 더 있는듯 한데 1권의 속표지를 보면 알 수 있다. 1권 표지에서 이와사와의 양말을 살짝 내려보는 장난끼 가득한 아마야의 최후가 작게 실려있을 뿐만 아니라, 뒤집어보면 작가 소개란에 그려져 있는 작가의 오너캐와 편집자가 대화하는 듯한 작은 3컷만화가 오마케로 실려있기도 한 속표지다. 책을 구매해 직접 읽어보는 분들은 모쪼록 속표지도 체크해주길 바란다. ...편집자, 조금 나빴을지도.


 

다른 리뷰들엔 내용에 대한 코멘트를 이리저리 생각을 얹어 달아보았지만, 아이우라는 일상계라는 특성상 조금 무리라는 생각을 했다. 애초에 이것저것 내용의 설명을 늘어놓는 것보단 읽으면 아, 이런건가- 하고 와닿을 계열에, 책의 흐름도 4컷과, 4컷과, 4컷의 반복인 짧게 끊어지면서도 전체적인 일상을 쫓아가는 것 뿐이기도 하고.

소개가 전부 다 했다. 아무 일도 없는 듯 하지만 무언가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그런 내용들. 소소하게 읽기 좋은 가벼움이다. 가끔 피식 웃음짓게 되는 그런 셋+@의 이야기들이 즐겁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일상 위에 4차원계 트러블메이커 여고생, 쿨한 츳코미계 보이시한 여고생, 조금 다른 스타일의 교복이 포인트로 돋보이는 여고생이 얹어지니 꽤나 볼만한 조합이 되어 여러 시너지를 낸다. 셋의 시너지가 평범한 일상의 무언가를 얹어 여기저기 통통 튀게 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데, 그 통통 튀는 발랄함이 아이우라의 가장 큰 재미이자 아이우라 그 자체다. 가볍고, 귀엽고, 귀여운 일상물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먀아의 4차원 포인트가 정말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불가였기 때문에 그걸 쫓아다니며 한장씩 읽어넘기는 것이 재밌었다.

 

일본에서는 7권으로 완결되었고 국내엔 4권까지 발매되어있다. 단편 애니메이션(회당 5분)으로 13년도 즈음 12화 분량의 애니메이션화가 되었다고 한다. 작화가 세세하다는 평도 있고. 원작이 마음에 들었다면 애니도 한 번쯤은 가볍게나마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이우라의 발랄함과 애니 특유의 움직임이 만났을때도 꽤나 즐거운 아이우라일거라 생각한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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