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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와~
읽고 나서 어떤 여운이라고 표현할 줄 모르겠는 그런 여운이 계속 마음속에 맴돈다.
6가지 삶의 이야기 중 난 읽고 싶은 부분을 순서없이 마음대로 읽어내려갔다.
표지에 보이는 그런 외딴 곳에 있는 이발소였을까?
표지그림을 무심코 대충 보고 글을 읽고 다시 돌아오니
내 머릿속 이발소는 훨씬 복잡한 그림, 복잡한 배경의 거리에 위치한 이발소 였다.
오늘 만큼은 나의 그런 복잡한 마음을 평온하고 잔잔하고 조용한 이발소에 맡길 수 있었다.
불혹을 갓 넘긴 내 나이대에 너무나 와닿는 소설이었다.
제목에 나오는 이야기를 제일 먼저 읽어내려갔는데, 이발소앞에 돌아가던 그 삼색 동그란 물건?
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자들의 전용공간이라 생각했고 차갑게 느껴졌던 그 이발소가
오늘은 따뜻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추억여행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이야기들 이었다.
뭉클하다가도 재미있고 맞아맞아 하는 등 나의 감정은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다채롭게 변해갔다.
정말 내가 머리를 깍기 위해서 의자에 앉아 이발사님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는 누군가의 머리를 이발해주는 것 그것 하나의 즐거움으로 사시는 분......
아픔도 기쁨도 자만도 괴로움도 성공도 실패도 이발을 해주시는 하나의 과정속에 모두다 녹아내셨다.
우리는 매일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빗고 옷을 입는다.
눈 앞에 보이는 외모의 내가 아닌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어도 현대인은 그럴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다.
이발소에 걸려있던 거울 ~
독자들은 거울 속 으로 보이는 멋진 바다를 보머 잠시 내 마음도 거울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쩜 이렇게 멋진글을 편안하게 다가오게 쓰셨는지 정말 작가분이 존경스러웠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여러 가지 이유 중 정말 필요한 이유를 마음껏 충분히 충족시켜주었다.
결혼을 하기 전과 후는 정말 너무나 인생이 달라진다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커다랗게 느껴지는 산을 자주 오르게 아니 오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너무나 삶의 의무감에 지치고 있는 나를 달래 줄 수 있었다.
아내라면 남편과 싸우고 친정으로 가고 싶은 마음을 , 가 본 경험을 거의다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남편에게 불만이 있어 어린 젖먹이 아기를 안고 친정으로 와버린 그녀의 다양한 생각 모습 친청식구들을 통해
한국과도 똑같은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웃음도 나고 한숨이 나기도 했다.
결혼 8년이 되가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신랑과 알콩달콩 설래고 지금 보면 닭살이 심하게 돋는 편지들을 주고 받은것을
생각할 시간도 없이 살고있다.
인생은 항상 힘든게 아니다
햇살이 찬란하고 맑은 날들의 연속이 있는 가 하면
그 햇살을 바라볼 시간조차 없는 날들도 먹구름이 잔뜩 낀 날들도 있다.
'멀리서 온 편지'를 보며 예전에 연애하던 시절, 나를 좋다고 쫒아다니던 사람이 선물로 준 일기장이 떠오르며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나 싶어 웃음이 계속 났다.
신랑과의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그 때의 내 마음이 기억나 속상했고,
매일 가족을 위해 야근하며 주말에도 일을 하는 신랑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뭉클했다.
아이들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눈물 많은 내가 많이 노력하기에 웃으면서 책을 읽었는데 마음은 조금 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랑이 보내준 메일이 아니었다면, 정말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편지였을까?
편지의 내용조차 참 설레였다.
시댁이 포도랑 배 과수원을 하셔서 어찌나 내용들이 깊이 와닿던지 웃다가 울다가 깨닫다가....혼자서 버라이어티한
마음의 춤을 추게 해 준 책이었다.
각가의 다른 에피소드들은 연관되지 않은게 아니다. 인생의 모든 이야기들은 다 연관되어 있으니까
마음이 힘들고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싶고
잔잔함이 그립고 쉬고 싶을 때
정말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중에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만 조금 풀어놓아보았다.
독자마다 유난히 와닿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요동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신 작가님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재미있고 또 재미있는 삶의 이야기들 이었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서 이발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고, 거울에 비친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울지 정말로 보고 싶게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