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그럴듯한 착각들
실뱅 들루베 지음, 문신원 옮김, 니콜라스 베디 그림 / 지식채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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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인간과 동물을 나누는 요건 중 하나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성이 마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성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다양한 실험으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론적으로 알려준다. 과연 우리의 이성은 어떤 경우에 마비될까? 그렇다면 이성이 마비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소개된 실험 중 몇 가지는 TV나 책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충격적이었던 실험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은 교사 역할을 맡은 피험자가 '가벼운 충격'(15볼트)부터 '위험한 충격'(450볼트)까지 다양한 전기충격을 학생 역할의 실험자에게 가하는 것이었다. 학생 역은 사전에 공모된 연기자였다. 교사 역할을 맡은 피험자가 실험을 중단하려고 하면, 명령을 통해 계속하도록 독려했다. 실험 전에 예상하기에는 끝까지지 복종하는 사람은 없고, 최대 전력은 기껏해야 120볼트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참여자의 62.5%가 명령에 끝까지 복종했고, 그중 3분의 1 정도가 학생에게 450볼트까지 충격을 가했다. 실험의 평균치는 350볼트였다. 이 실험은 사람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가족이나 제도적인 상급자와 같은 다양한 권위에 복종하도록 학습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순순히 따르면 보상을 받고, 반항하면 처벌을 받는 것을 학습 받는다. 권위에의 복종에 대해 밀그램은 두 가지 심리 상태를 구분 지어 해석한다. 하나는 자율성의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대리자 또는 대행자의 상태이다. 밀그램에 의하면, 대리자적 상태란 "자신을 타인의 의지를 집행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뜻하며, 그 경우 자신은 위계 제도의 도구에 지나지 않다고 느껴 스스로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충격적인 실험은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감옥실험이었다. 무작위로 간수와 죄수로 나누어 역할을 부여받은 실험자들이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실험한 것으로 처음에는 2주로 예정되었던 실험이 불과 6일 만에 중단될 정도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진전되었다. 간수들은 권력을 남용하면서 점점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반면에 죄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갈수록 소극적, 부정적으로 의기소침해지고, 적대적으로 변해갔다. 이 실험은 개인에게 미치는 사회적 역할의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권위에의 복종에 대한 밀그램의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개인에 대한 상황과 배경의 중요성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두 실험을 보면서 만약 내가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이 아닌 독일인 간수였다면 과연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권력에 대항할 수 있었을까? 라는 섬뜩한 물음이 들었다. 인간이 성격이 아닌 상황에 반응한다는 '상황주의' 이론을 일깨워주는 끔찍한 실험들이다.

 

"아는 게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인지조차 없다면, 그 상황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인간은 자신의 사고에 의해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타인이 아무리 올바른 길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길을 걸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잘못된 판단으로 그릇된 길을 선택 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길을 걸어갈 때 인지하고, 올바른 길을 다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장의 뒤에 해당 경우가 적용된 드라마, 영화, 책의 소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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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너무 관대하지 않나 합니다. 과는 과로, 공은 공으로 다시 세우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도록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 1~3강 모두 신청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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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 손석춘 묻고 경제학자 유종일이 답하다 이슈북 6
유종일.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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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선에서 무엇보다 많이 들었던 공약 중 하나가 바로 '경제민주화'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으되 참 뜻은 알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인식조차 심어주지 못한 경제민주화정책은 과연 제대로 갈수 있을까? 우선 경제민주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국민에게 널리 퍼져야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정책적으로 단숨에 실천할 수 없다는 것, 국민들이 필요성과 개념을 인식하고 암묵적인 합의와 동의를 통해 힘을 실어주어야만 이룰 수 있다. 
주위를 보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몫을 조금이라도 뺏길까봐 끌어안기 급급해하고, 주류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을 탓하며, 사회구조가 잘못되었으니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외면한다. 우리가 힘을 합치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널리 널리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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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권력의 부당한 통제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에서부터 출발해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기초한 시장경제로 가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기본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에만 맡겨 놓으면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자유롭지 않다는 겁니다.

시장이 실제로 자유롭게 돌아 갈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실질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그다음에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거든요. 기회가 평등하게 보장이 돼야 하고 경쟁 과정이 공정해야 하는 거죠.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태어난 환경과 관계없이 경쟁에 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경쟁에 들어갔을 때 그 경쟁의 과정이 공정하게 될 수 있도록 경쟁의 규칙을 잘 만들어서 집행을 하고, 경제적 강자의 권력은 통제하고 경제적 약자는 보호하는 것, 이런 것을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119조 2항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죠. 그래서 1항과 2항은 상호보완적이고 양자가 서로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42쪽

 

"사람이 귀해지는 사회, 꿈을 꿔야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 당장 변하자는 게 아니고 그 방향으로 가도록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나가야죠.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어디 그 변화가 쉽겠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가야 합니다. 사람이 귀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싼 게 비지떡이라 그러잖아요? 사람을 값싸게 대하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값싼 인간이 되는 거에요. 값싸게 쓰면 생산성이 안 나오게돼 있습니다. 비싸게 쓰는 게 강제돼야지요. 그래야 기업들도 고생산성 일자리로 바꾸게 됩니다. 그런 방향의 구조조정을 강력한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 58쪽

 

~ 경제민주화는 굉장히 장기적으로 끈질기게 추진해야 될 문제이지, 이게 하루 아침에 특별입법 뚝딱 해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 경제민주화도 정치민주화처럼 민주화라고 하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봐요. 위에서 알아서 해주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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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 - 손석춘 묻고 경제학자 유종일이 답하다 이슈북 6
유종일.손석춘 지음 / 알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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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유로운 선택을 원합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해주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첫걸음입니다. 물론 '야, 너 죽이고 싶은데?' 이건 안되잖아요? 그래서 자유라는 것에 제한이 필요하고 룰이 필요한 거죠. 그렇지만 자유를 원한다 이거예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그래서 인간이라는 거 아닙니까? 밥만 먹어서는 행복하지 않다는 게. 그래서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 것이야말로 경제민주화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41쪽

권력의 부당한 통제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에서부터 출발해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기초한 시장경제로 가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기본이지만, 그렇다고 시장에만 맡겨 놓으면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자유롭지 않다는 겁니다.
시장이 실제로 자유롭게 돌아 갈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이 실질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그다음에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려면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거든요. 기회가 평등하게 보장이 돼야 하고 경쟁 과정이 공정해야 하는 거죠.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기 위해서 태어난 환경과 관계없이 경쟁에 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를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경쟁에 들어갔을 때 그 경쟁의 과정이 공정하게 될 수 있도록 경쟁의 규칙을 잘 만들어서 집행을 하고, 경제적 강자의 권력은 통제하고 경제적 약자는 보호하는 것, 이런 것을 위해서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119조 2항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죠. 그래서 1항과 2항은 상호보완적이고 양자가 서로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42쪽

존 롤스 John Rawls 식으로 이야기하면 게으른 것도 부모한테 유전자를 잘못 받았든지 어렸을 때 환경이 나빳든지 해서 게으른 거지, 꼭 본인 책임이라고 할 수 없는 거죠. 그렇게 때문에 능력이나 노력도 있지만 운도 엄청나게 작용하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고 공정한 룰에 의해 경쟁했다 하더라도 '넌 졌으니까 아웃이다' 이건 아니라는 거죠.-43쪽

* 마르크스는 <경제철학 수고>에서 노동의 소외를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노동생산물로부터의 소외다. 노동자의 노동생산물이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는 낯선 독립적인 힘으로서 노동자를 지배한다. 둘째, 생산활동으로부터의 소외다. "노동자는 그의 노동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느끼며, 자유로운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고행으로 그의 육체를 쇠약하게 만들고, 그의 정신을 파멸시킨다:고 날카롭게 진단했다. 셋째, 유적 존재로부터의 소외다. 인간을 동물적 생활 활동으로부터 직접적으로 구별 짓는 노동이 단순히 자신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됨으로써 인간이 자신의 유적 본질을 잃어버리는 현상이다. 넷째, 인간의 인간으로부터의 소외다.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인간적 본질로부터 소외된 데서 비롯되는 소외다.-49쪽

"노동자가 발언권을 갖는 것, 참여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 주인이라면 무엇보다 자기일에 관한 발언권이 있어야 해요. 노동자가 발언권을 갖는 것, 저는 이게 참여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 역사학자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보면 이게 사실 대중의 사회경제적 권리가 신장된 것, 곧 경제민주화에 관한 얘기예요.-50쪽

* 1944년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연두교서에서 제2권리장전을 제시했다. 루스벨트는 "진정한 개인의 자유는 경제적 보장과 독립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며 "신분이나 인종, 신조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들의 목록을 명토박아 발표했다. 그가 약속한 권리는 .유용하고 보수도 적절한 직업을 가질 권리 .적절한 음식과 의류, 여가생활에 충분한 돈을 벌 권리 .농민들이 작물을 기르고 팔아 남부럽지 않은 가족 생계를 꾸릴 권리 .크고 작은 사업자들이 국내외에서 독점기업의 부당 경쟁이나 지매에서 벗어나 거래를 할 권리 .모든 가족이 남부럽지 않은 집을 가질 권리 .적절한 의료보호와 건강을 누릴 권리 .노후, 병,사고, 실업 등의 겨에적 공포로부터 적절히 보호받을 권리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 들이다. 하지만 이듬해 4월 그가 급서하면서 제2권리장전은 사문화되었다.-52쪽

"사람이 귀해지는 사회, 꿈을 꿔야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 당장 변하자는 게 아니고 그 방향으로 가도록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나가야죠. 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 방향으로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어디 그 변화가 쉽겠습니까? 그래도 그렇게 가야 합니다. 사람이 귀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요. 싼 게 비지떡이라 그러잖아요? 사람을 값싸게 대하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값싼 인간이 되는 거에요. 값싸게 쓰면 생산성이 안 나오게돼 있습니다. 비싸게 쓰는 게 강제돼야지요. 그래야 기업들도 고생산성 일자리로 바꾸게 됩니다. 그런 방향의 구조조정을 강력한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58쪽

<경제민주화도 정치민주화처럼 아래로부터의 힘이 중요하다>
~ 경제민주화는 굉장히 장기적으로 끈질기게 추진해야 될 문제이지, 이게 하루 아침에 특별입법 뚝딱 해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래로부터의 변화, 경제민주화도 정치민주화처럼 민주화라고 하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봐요. 위에서 알아서 해주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73쪽

"제가 늘 주장하는 경제민주화 동맹이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 위대한 지도자라는 것도 시대의 산물이고 국민들이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수없는 사람들의 희생, 투쟁이 있었던 거 아닙니까. 경제민주화도 마찬가지예요. 그 과정이 덜 고통스럽고 보다 신속하게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식이나 경제력이나 정치적 권력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서야 합니다. 그러나 역시 근본은 아래로부터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거고요. 제가 아가 3단계 근대화론을 설명하면서 직선제 민주주의에서 합의제 민주주의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었죠?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조정되고 경제적 약자를 포함한 소수자 그룹들의 관점이 정치 프로세스에 잘 반영되는 것이 합의제 민주주의거든요.-111쪽

대한민국은 진정한 진보적 권력을 가져본 적이 없다
~ 우리는 진보적인 권력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사회의 진보적인 변화에 대한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것은 겨우 직선제 민주주의, 정확히 그거예요. 이것을 진보라고 하면 결코 안되죠.
-121쪽

<그대 무엇을 위해 억척같이 살고 있는가> 철수와 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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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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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탄하게, 아주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제까지 그렇게 살았는데, 어느 순간 이 파업으로 인해 내 가정이 무저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내가 아주 평범한 사람인데 어느 순간 내가 죽음을 생각하고 있고, 어느 순간 내가 목매달고 있고...... 이거 못 견디겠어요."-26쪽

그들은 왜 그날 지붕 위에 섰을까? 어쩌자고 가마솥처럼 찌는 공장 안에서 77일을 버텼나? 온 나라가 그들의 파업 때문에 망할 것처럼 보도하고 있을 때 그들은 왜 꿈적하지 않고 쇠파이프 하나 들고 그 지붕 위에 서 있었나? 어쩌자고 이미 용산에서 피를 맛보고도 조금도 자책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와 맞섰나? 꼭 그래야 했을까?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62쪽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는 방법은 사람의 수에다 다시 사람의 수를 곱한 것처럼 무한대일 것이다. 나는 엄마가 된 후 가끔 내가 고운 말만 쓰고 아이에게 매 한번 들지 않고도 어떻게 아이를 괴롭히고 학대할 수 잇는지를 알게 되었다. 머리만 써서 아이를 망치는 방법은 천 가지도 넘을 것이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에서 당연히 부모가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들의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중 아이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모호함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의 양육태도가 양가적일 때 그 아이는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 일전에 가톨릭 피정을 갔다가 '악의 특징'이라는 정의를 배우게 되었다. 나는 그저 '나쁘고, 못되고, 잔인하고' 같은 것들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아주 간단한 단어들이 나열되었다.
혼돈, 지연, 분열.-88쪽

의자놀이가 생각났다. 어렸을 때 하던 그 놀이. 의자를 사람 수보다 하나 덜 놓고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다가 노래가 멈추는 순간 재빨리 의자에 앉는 놀이. 행동이 굼뜬 마지막 두 명은 엉덩이를 부딪치며 마지막 남은 의자를 차지하려 하고, 대개는 한 명이 엉덩이를 붙이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정말 그럴 생각은 없지만, 마지막 순간이 되면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친구를 밀어버리고 내가 앉아야 하는 그 의자놀이. 쌍용자동차 관리자들은 이 거대한 노동자 군단에게 사람 수의 반만 되는 의자를 가져다 놓고 마치 그런 놀이를 시키는 것 같았다. 기준도 없고, 이유도 납득할 수 없고, 즐겁지도 않으며, 의자를 놓친 자들에게는 죽음을 부르는 그런 미친 놀이를.-92쪽

<사회가 우리보고 죽으라 한다>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를 위해 울고 있다
......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걷고 있다
정처도 없이 걷고 있는 사람은
내게로 오고 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엄숙한 시간> 중에서

~ 이들은 아직도 죽음 앞에 서 있다. 희망이, 정의가 없는 까닭이며, 그것이 회복될 가능성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며, 자신들을 폭도로 몰아가는 힘센 정권과 여론이,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그들에게 억울함을 이야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 출연했던 한 노동자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사회가 우리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이 사회에서 나가달라고."-146쪽

좋겠구나
이젠 한진중공업 작창수처럼 YH무역 김경숙처럼
굳이 끌고 가 떠밀어 죽이지 않아도
저절로 떨어져 죽어가니

너희는 참 좋겠구나
이젠 용산에서처럼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망루에 가둬두고
짓밟고 태워 죽이지 않아도
저절로 피 말라 죽어가니
- 송경동, <너희는 참 좋겠구나> 중에서-150쪽

<풀입에도 상처가 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며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입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 정호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157쪽

<함께 살자, 함께!>

제주 해녀를 감탄스럽게 바라보던 외국인이 물었다.
"만일 장비가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겠군요. 예를 들면 스킨스쿠버 장비 같은."
해녀가 대답했다.
"그렇죠. 그런 게 있으면 지금보다 100배는 더 많이 딸 수 있겠죠."
외국인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왜 그걸 사용하지 않으십니까?"
해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100명분을 다 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하라고요?" -165쪽

쌍용자동차 투쟁이 그 전의 정리해고 반대투쟁과 다른 점 중 하나는 자본의 철저한 배제 전략, 숨 쉴 틈 하나 주지 않는 고립과 낙인, 그리도 무대응, 공동체의 붕괴 따위에는 관시이 없고 갈등을 피할 핑곗거리가 풍부하다는 것 등이라고 혹자는 말했다.
생각해보라. 삶은 파탄 나고 하루아침에 빈민으로 전락했다. 상처의 휴유증은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져 하루 종일 스리다. 희망이라고는 아무 데도 없는데 폭도, 빨갱이라고 손가락질마저 받는다. 그런데 미워할 대상이 없다. 친구도 끊어지고 동료들오 뿔뿔이 흩어진 날, 곰곰이 생각해보지 더 공부 많이 해서 출세하지 못한 내가 바보고 죄인인 것만 같다. 부모만 잘 만났어도 이런 일을 없었을 텐데,이제 나 만나서 아내와 아이들도 고생하는 것 같다. 다 내가 못난 탓이다, 내가 죄인이다.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게, 남 탓 해보지 못하고 평생을 산 착한 그들에게 가장 쉬웠을 것이다.-167쪽

나는 그렇게 배웠다. 인간은 동물이 아니고, 우리 사회는 힘이센 자가 힘없는 자를 함부로 지배하고 잡아먹는 정글이 아니므로 국가가 필요하고 공권력이 탄생했다고. 우리가 그들에게 복종하고, 그들이 내라는 대로 세금을 내고, 웬만한 비리에도 대개는 눈을 감는 것은 그들이 이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철 안에서 힘이 센 남자가 나에게 폭력을 가하면 공권력이 분명 그를 처벌하고 나를 보호할 거라는 믿음이 아직 내게는 있다. 그게 물리적 힘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돈의 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많이 달라진다. 그렇게 달라진 이야기를 나는 이 책을 통해서 했다.-168쪽

희망식당 하루
1호점 7호선 상도역 1번 출구 50m 앞 실내포차 매주 일요일 12:00~22:00 운영
2호점 7호선 상수역 4번 출구 앞 춘삼월 매주 월요일 12:00~22:00 운영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치유센터 '와락'
http://thewarak.com
http://cafe.daum.net/warakmoa-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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