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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가 부르는 노래 ㅣ 세계아동문학상 수상작 3
신시아 보이트 지음, 김옥수 옮김, 김상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디시와 3형제가 불행한 엄마와 과거를 뒤로하고 모진 여행을 겪은 뒤 괴짜할머니와 생활을 하게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읽을땐 몰랐는데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작품을 보다가 아주 예전에 이 책의 전편인 "꼬마 천사 다이시. 1-3"을 읽었다는 기억이 났습니다.. 책에 푹빠져서 읽었던 어렴풋한 기억만 날뿐, 자세한 내용은 떠오르지 않아서 이 책의 후편인 "제프의 섬"을 보고 도서관에서 다시 한번 빌려 읽으려 합니다.
하여튼 어른도 견디기 힘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고 진정한(?) 어른인 할머니의 보호하에 머물게 되면서 디시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깊은 생각과 표현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른스럽고 영리한 아이들이지만, 역시 어른의 보살핌과 사랑없인 제대로 자신의 장점을 키워가면서 성장하긴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강하게 동생들을 지탱해왔던 디시도 할머니의 보호에 마음을 열자 약했던 내면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엄마의 고통과 부재에 대해 받았던 상처가 평생 디시 옆에 머물것이기 때문에요.
일반소설책보다 약간 크고 400페이지나 되는 분량때문에 처음에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지만 몇장 넘기자 마자 정말 푹빠져서 손에서 책을 떼놓기가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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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9-
할머니가 희미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힘들게 고생해서 깨닫는 타입의 인간인 것 같아. 꼭 붙잡으렴. 사람을 꼭 붙잡아. 물론 그러면 그 사람이 너하테 멀어질 수도 있어. 항상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꼭 붙잡지 않으면...... 그 사람을 잃어. 자, 이제 가자꾸나."
p.252
"나는 남편한테 충실했어. 하지만 나도 생각을 하게 되었어. 남편이 죽은 다음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지 없는지. 남편은 행복하지 않았어. 행복한 사내가 아니었지. 나도 알았어, 알게 되었지. 남편은 자신의 현실을 행복하게 여기지 않았어. 그리고 나는 남편이 그러도록 가만히 있었어. 고상하게 고집만 부리며 가만히 앉아서 평생을 보내도록. 아이들이 멀어지는 것도 구경만 했어, 아빠한테서 그리고 나한테서. 많은 세월이 지난 다음에..... 생각하게 되었어.....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사람들한테. 그리고 가족들한테. 가만히 앉아 있도록 놔두면 안 된다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상대편이 그 손을 물리친다 해도 소중한 사람이라면 다시 내밀어야 해. 소중한 사람이 아니면 그냥 잊어버리고, 그럴 수만 있으면. 아, 잘 모르겠구나, 디시."
p.322
디시는 머릿속으로 곰곰이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누구한테나 문제점이..... 상대편을 제대로 못 보는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내 말은, 상대의 단점 같은거..... 보기만 해도 싫은 거. 그런데 사람들 주에는 그걸 커다란 문제로 삼지 않는 이기 있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걸 그 사람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좋게 바라보는 거야. 하지만 전혀 다른 사람도.....상대의 문제가 무엇이든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 밀리 할머니를 봐. 처음에 나는 그 할머니를 존경하지 않았어, 우둔한 것 같아서. 하지만 그분은 우리 할머니랑 좋은 친구로 살아오셨어..... 평생 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고. 게다가 상대방한테 무얼 요구한 적도 없어..... 잘 모르겠어, 지금은 그분이 아주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