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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아이들의 꿈집을 만들다 - 관계와 소통
김호연.유강하 지음 / 아침이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보고 나니 중간중간 나와있는 논어의 구절이 차암 와닿습니다..
논어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주는 책이네요..^^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교육시간이나 대화에 응용하면 좋은 가이드가 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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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우리가 사람에 대해 배운 지식, 사람들은 모두 다른 감정과 생각을 가진 독립적인 개체고 존중 받아야 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그저 '지식'일 뿐인가? 그렇지 않다. 삶을 통해 실천하라는 가르침이다.
p.36-37<모두 다른 무늬를 가진 사람들>
'인(人)'은 사람이 서 있는 옆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성인의 보호를 받고 자라난 아이가 한 개체로 자립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자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갑골문의 '문(文)'은 무늬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자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갑골문의 '문(文)'자를 살펴보면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몸에 무늬를 넣거나 문신을 했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문은 '사람의 무늬'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무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공통점과 차이점이라는 상반되는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비슷한 사람은 있지만 똑같은 사람은 없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만들어 내는 무늬 역시 비슷할 수 있겠지만 같지는 않다. 이렇게 모든 사람은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출발이다.
p.38
만다라 작업을 통해 우리는 모두 인격체를 갖춘 고유한 한 인간(공통점)이면서 고유한 개성과 성격을 가진 개체(차이점)라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색으로 표현된 자기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깨닫는 용도로 사용한다. 인간 존재로서의 고유성에 대한 자각, 소중함과 더불어 그것을 가능케 해준 또 다른 나인 '너'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만다라작업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다름과 차이를 스스로 깨닫게끔 하는데 매우 유효한 작업이다. 만다라 작업을 초기에 진행하는 이유는 '관계와 소통'의 가장 중요한 전제인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배우게 하기 위해서이다. 초기의 만다라 작업은 '관계와 소통'프로그램 전체를 관통하는 올바른 관계 맺기와 행복한 소통이라는 정신의 첫 출발점이 된다.~다르게 완성된 만다라는 서로 다른 개정과 성격을 가진 아이들의 취향, 내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의 외모가 다른 것처럼, 우리의 생각과마음,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모두 다르지만, 한꺼번에 모아 놓고 보았을때 더욱 다채롭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초기에 진행한 만다라 작업은 후기에 진행할 다름과 차이를 넘어선 조화, 곧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을 배우게 하는 작업으로 승화된다. 초기의 만다라가 혼자서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나'와 다른 '너'의 다름과 차이를 깨닫게 한다면, 후기에 시행하는 만다라는 다른 나인 '너'라는 존재와 협동 작업을 함으로써 스스로 조화와 배려의 미덕을 깨닫게 한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이타적인 것이 이기적인 욕망을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넷째마당>편견과 왕따
p.46<"들어가도 될까요?">
<프린스 앤 프린세스>(princes et princesses,1999)의 '마녀의 성'
~똑! 똑! 똑!
들어가도 될까요?
그러자 마술처럼 성문이 열렸다. 성문이 열린 뒤, 마녀가 말한다.
이 성에 들어오기 위해 제게 허락을 구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작은 실천, 곧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심각한 문제인 따돌림이나 왕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이 짧은 영화와 "들어가도 될까요?"라는 짦은 말 한마디를 통해 배우게 된다.
~마녀 사냥과는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왕따로 지목되어 친구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엄연히 '사회적 생명'을 끊어버리는 일종의 살인행위에 다름아니다. 생물학적 생명을 박탈하는 것과 사회적 생명을 박탈하는 것, 이를 완전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적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어쩌면 생물학적 죽음보다 더 무거운 형별일지도 모른다.
~개성을 가져야 한다고 부단히 교육받지만, '나와 다른 사람'에게는 폭력을 가하는 아이들. 왜 그럴까. 지식과 실천이 괴리된 현상에 이미 무감해진 반응의 표출일 뿐이다.
~한쪽만 보고 판단한다는 의미의 편견(偏見). 짧은 영화에서 본 것처럼 편견이 줄 수 있는 것은 오해아 차별, 그리고 잔인한 상처뿐이다. 어렵긴 하지만 두루 보는 연습니 꼭 필요하다. 나를 위해서도, 또 상대방을 위해서도.
p.63-<편견과 차별, 피부색>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1963년>연설문.
p.75
수업을 시작하면서 마틴 루서 킹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 거같아요?"
사진을 본 학생들의 반응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거의 없었다. 단순히 흑이기 때문에 단순하고 무식하며, 인격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생래적인 문제, 타고나면서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에 선택할 여지조차 없는 문제로 차별받았던 흑인의 역사와 인물들에 대한 강의가 진행된 후 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바뀌어있었다.
<여섯째 마당> 말, 이기 vs 흉기
p.83-
누구나 할 수 있는 말, 그러나 고전이나 각 종교의 경전에는 말을 경계하는 내용들이 적지 않으며, 서양의 속담에서도 말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속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가장 수다스러운 사람이 가장 일하지 않는 사람(The greatest talkers are the least doers.)", "한번 거짓말쟁이로 인식되면 아무리 진지한 표정으로 옳은 말을 한다 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A liar will not be believed, even when he speaks in the truth.)", "좋은 말은 가치가 있으며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Good words are worth much, and cost little.)"등이 그것이다.
~말에 대해 왜 이렇게 말들이 많았을까. 그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마른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이 언제든 흉기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반복하고 재유포함으로써, 의외의 상황을 야기한 것은 비단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효자 증삼과 그의 어머니>
옛날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효자로 이름을 날린 증자(曾子)가 노(魯)나라의 비(費)라는 곳에 있을 때 일어난 일이다. 마을 사람 중에 증자와 이름가 성이 같은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살인을 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증자의 어머니에게 달려와 말하였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자 증자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우리 아들이 사람을 죽였을 리가 없습니다. 우리 증삼을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그러고는 태연히 짜고 있던 베를 계속 짰다. 시간이 조금 지나 또 다른 사람이 뛰어 들어오면서 말했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증자의 어머니는 이번에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베를 계속 짰다.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났다. 어떤 사람이 뛰어 들어와 말하였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자 증자의 어머니는 두려움에 떨며 베틀의 북을 던지고 담을 넘어 달렸다. 그녀는 현명하고 인품이 훌륭한 증삼을 믿었지만, 세 사람이 아들을 살인자로 지목하며 계속5해서 말하다 보니 그 어머니조차도 아들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 [曾三殺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