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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토마 다미오 지음, 김수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저자, 미토마 다미오의 이력이 재미있다. 일본 메이지대학교 법학연구과 박사후기 과정을 만기 퇴학하고, 국비유학으로 떠난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를 취득하고 귀국해서 여러 학교의 강사를 거쳐 대학에서 국제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법학과의 커리큘럼에는 법철학이라는 선택과목이 있는데 법이란 무엇인가 개념을 정의하고 법과 도덕의 관계를 논하며 악법도 법인가에 대한 명제에 답하기 위해 자연법론과 법실증주의의 차이를 연구한다.
저자의 주된 연구 분야는 법철학과 법사상사, 사회학과 사회심리학으로 대학에서 진행했던 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철학자들의 사상을 해설한 것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대학에 입학하고서 철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무엇인가 심오한 답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독특하고 난해한 용어들로 인해 철학책 읽기를 포기할 뻔했다고 한다. 한 번 읽어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 문장, 더군다나 번역서 특유의 성긴 문장으로 인해 대다수의 독자들은 철학자의 사고의 궤적을 따라가고자 했던 열의를 접어야 했다.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는 다수의 철학서들이 접근하는 방식대로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어떤 것들을 생각해 왔는지 연대순으로 짚어가는 구성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눈여겨 볼 점은 서양철학 사상을 그저 요약 설명하는 방법을 지양하고, 대표 문헌의 구절을 인용한 원문 강독을 통해 철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생각했는지를 알아본다.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생각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일단 동의한다. 철학자의 사상을 요약 정리하는 것은 철학자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읽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거리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사유했지만 책으로는 그 내용을 한 권으로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처럼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사람들의 대답을 축적하고 또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철학은 시작한다. 따라서 원문을 읽으며 번역하고, 재차 생각을 곱씹는 과정이 반복될 때 우리는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부터 현대의 포스트모더니즘까지의 철학의 대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일종의 원전 강해서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함정, 우선은 백과사전식 요약이라도 서양철학사를 정리해 본 후 이 책을 읽으면 진가를 발휘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