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뤼아르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1
폴 엘뤼아르 지음, 조윤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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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뤼아르 시 선집_폴 엘뤼아르

출판사로부터 도서가 도착한 후, 잠깐 구경만 해보려 펼쳤다가 책상으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읽게 된 시 선집.

시대 상 별로 구분되어 있어서, 당시 시대적 배경에 해당하는 제 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등의 역사적 사건등을 고려하여 변화하는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작가의 작품 세계가 독자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을유스럽게 편집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시에서 나타나는 전쟁과 평화에 관한 시, 고통과 불안과 우울에 대한 주제를 다룬 시(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 기록해둠.), 1940년대 이후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과 시들. 운율이 재미있는 시까지 한 작가의 작품세계 속에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더불어 원문과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번역가의 해석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시는 원문과 함께 기록되어 있는 것을 선호하기에 마음에 쏙.

프랑스의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라 하여 혹시 너무 난해하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하였는데, 시대의 흐름을 따라 펼쳐 읽어도 편안하고, 마음이 가는대로 선택해 읽어도 좋은 시간이었다:)

✏️진실의 알몸

나는 그걸 잘 알고 있다.

절망에는 날개가 없다,
사랑에도 없다,
얼굴이 없어,
말하지 않는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 사랑과 내 절망만큼이나 잘 살아있다.

✏️고통

톱과 같은 문이 있었다
벽의 권력이 있었다
이유 없는 권태
주사위 놀음에 승자가 된 얼굴 쪽으로 고개를 돌린
관대한 마루
깨진 유리창이 있었다
바람의 비극적인 의자가 거기서 부서졌다
다채로운 빛깔
수렁의 끝
버려진 방 실패한 방
빈방 안에 흐르는
매일의 시간이 있었다.

✏️살아가다

내 나이는 항상 내게 알려 주었죠
타인을 통해 살아가야 할 새로운 이유들을
그리고 내 심장에 다른 심장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

우리에게는 섞일 손이 있어요
서로에 대한 우리의 애착보다
또 하늘에게 땅을 주고 밤에게 하늘을 주는 숲보다
더 매혹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끝없는 하루를 준비하는 밤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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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 - 삶을 회복하는 힘, 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
목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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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_목수정

저자가 프랑스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목격한 진실들로 우리는 많은 것을 사유해볼 수 있다. 상생가능한 소비와 은퇴자들의 노동으로 얻는 사회적 기능 및 지차제의 친사회적 리사이클링. 더불어 사회적 약자의 문화적 경험을 위한 안전장치, 모든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견까지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소, 대기업보다 지역상품과 식품에 대한 시민의식, 부동산이 아닌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삶이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현재의 과도기같은 삶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공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공포의 팬대믹을 강타시키며 온 나라에 찾아온 환란 속에 각종 백신연구에 투자해 온 기업체들이 가져가게 될 엄청난 수입금. 마치 그 수입금에 대해 등가교환(우리가 전혀 원하지 않는 방식과 가치임에도)처럼, 시민의 자유를 안전이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방식에서 전체주의 부활과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의약품을 전 인류를 상대로 실험해왔던 과학자라는 결과가 남았다.
이에 대한 독일 언론 빌트가 발표현 아이들을 향상 반성문이 인상깊다.
'빌트는 독일의 모든 아이들에게 사과한다. 정부가 이것을 하지 않으므로 나는 이 나라의 수백만 아이들에게 감히 정부가 하지 못한 미안하다나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암울하지만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현재에도 지구의 어디선가에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가 있으며, 꺠어 있는 시민들의 자각과 행동을 통해 나아갈 수 있는 바가 있다고 믿기에 나는 이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 메세지를 담은 이 한 권을 기분 좋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지나온 길목 어디에서나 인간의 존엄을 끌어내려, 발 아래 굴복시키고자 길을 막고 서 있는 자본이 있었고, 거기에 맞서 분투하는 소수의 시민들이 있었다.

✏️마음껏 숨 쉴 권리를 방해하는 권력은 일찍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우린 전대미문의 권력자들을 만난 셈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용기와 지혜를 지닌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의 빗장을 여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몽트뢰이는 오래전부터 좌파 동네였습니다. 좌파란 무엇보다 예리한 비판의식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현상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질 기회를 멜리에스가 상영하는 영화들이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지혜와 가치를 녹여내고 펼쳐갈 공동체의 주체가 될 때, 노년의 존엄은 완성된다. 그리고 뒤 따르는 세대들은 그러한 노년을 바라보며 알맞게 익어 향기를 내뿜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독립 서점들이 중요한 건, 그 서점의 개수만큼의 창조성, 문학의 다양성, 책의 다양성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예요. 소위 베스트셀러만 판매될 것입니다. 그건 책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명력을 축소하는 길이지요. 자신들이 지키고자 했던 작가들이 길게 살아남게 하기 위해 두 출판사가 지혜를 모은 셈이죠. 도서정가제는 출판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입니다.

✏️책을 공산품으로만 취급해 싼 값에 소비하게 할 것인가, 다양성을 확보해주는 정책으로 무성한 가지를 넓게 펼치게 할 것인가. 우린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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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남아 - 30개의 주제로 읽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문화, 정치
강희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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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남아[30개의 주제로 읽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문화, 정치]_강희정/김종호

휴가철마다 다양한 휴양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 당연했던 나. 그러나 여행지에대한 역사와 문화, 정치에는 참 무지했다. 타언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수영장과 뷰가 좋은 호텔을 찾는 것에는 세상 능통하면서, 동남아의 자연과 문화를 즐기기 위한 어떠한 준비를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반증할 수 있는 결과다.

오늘날 관광지로서의 큰 비중을 보였던 동남아지역은,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로 인한 경제적 협력과 문화적 교류가 필요시 되는 나라도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인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상과, 사물, 역사적 맥락 조차 관심가지지 않는다면 그들과의 소통을 위해 어떠한 자세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어설프지만 읽어보았다 동남아의 역사:)

열대기후 특유의 환경으로 인해 가져다 준 과일의 풍요로움은 자국 시민들에게 돌아가기보다는 강대국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강제적 작물 재배로 현지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1942년 서구 제국에서 1945년 8월 일본의 항복까지 대략 3년 반의 시간은 동남아시아의 현대사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고 말았다. (순화해서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개인의 기록 공간이니까 막 나가볼까 한다.)

식민 시기 싱가포르인들의 삶에서 전염병이 매우 '일상적인'요소일정도로 싱가포르 내 외부 인구 유동성이 굉장히 높았다는 점. 동남아시아에서 주인 없는 식민지 문화재 약탈과 밀반출이 성행해왔으나, 근래에는 영국과 미국으로부터 자신들의 반출 문화재를 돌려받고 있다는 점에서, 캄보디아 정부와 국민의 문화재 반환에 대한 구제적 인식의 변화의 멋짐을 느낄 수 있다. 이 사례가 비단 캄보디아에서 끝나지 않는 다는 점이 너무나 반갑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 반야바라밀보살상도 역시 160만년의 귀향할 수 있었다. 그간 반출 문화재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온 타이 역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국력이 약해서 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속상함은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훔쳐간 자가 자신의 부도덕함을 부끄러워 할 일이지, 피해국은 자신의 상처를 국력의 탓으로 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키워드동남아 #한겨레출판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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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
조예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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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컬 나이트_조예은

조예은 작가님 [칵테일, 러브, 좀비]의 단편집을 덮으며 들었던 첫 생각. 다음 작품도 꼭 읽어보리라! 그러던 차에 하니포터 활동으로 인해 정식출간 전에 만날볼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뻤다.

작가님의 지난 단편집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지난 작품에서는 날카로운 필력으로 처참하고 비극적인 현실속 공허함으로 점철된 감정들이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이번 작품은 조금 더 잘 다듬어진 칼로 인간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보다 순한맛(귀여움도 한 스푼)으로 대중성도 저격하고자 한 바가 느껴진다. 만약 지난 작품처럼 고딕소설과 유사한 흐름 및 통쾌함을 기대한다면 약간은 아쉬울 수 있지만, 또 다른 매력적인 면모를 만날 수 있는 것은 틀림없다. 결핍된 사회 속에서 피워내는 조예은 작가님만의 아기자기한 인물들도 내 마음에는 쏙 들었다.

결론은 조예은 작가님이 표현하는 결핍과 상처의 문장들이 너무나 좋다. 휴.

✏️정말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공허함이었다. 강박적으로 뭔가에 집중하지 않으면 집요하게 고개를 들이미는 공허함.

✏️하지만 잊는 게 낫다는 건,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 함부로 내뱉으면 안 되는 말이라고 릴리는 생각했다. 그건 정말,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있어야 할 곳에서 튕겨져 나와 마지막 에너지를 쥐어짜내는 모습에서 연주는 어떤 동질감을 느꼈다.

✏️매번 저 틈을 넘는 상상을 해. 하지만 늘 상상에서 멈추고 말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웃는 것밖에 없어. 매일매일이 어떤 굴레 안에 있는 것 같아.

✏️누구보다 나를 상처 입힌 엄마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당신이 잘못되었다는 걸,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인정하게 하고 싶었다. 그게 설령 스스로를 망치는 방법일지라도 말이다.

✏️세상엔 왜 사람을 거르는 시스템은 많으면서 걱정거리를 걸러주는 건 없는지. 나는 왜 늘 걸러지는 쪽이고, 내 안의 아무것도 뜻대로 걸러낼 수 없는지. 한편으로는 정말 이상했다.

✏️"널 등쳐먹어서 미안해. 넌 대부분 한심하고 가끔 사랑스럽지만 잘 살 거야."

✏️통쾌함이나 후련함 같은 건 없었다. 다만 어차피 삶은 계속될 테고, 그 사실이 버틸 만하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원래 등장 밑이 어두운 법이지 않은가. 사탄들은 인간이 기쁨과 행복에 취해 방심했을 때를 파고든다.

✏️난 한 때 이런 기억들로 살았다. 나를 이루고 나를 움직이게 만들던 시간들이 있었지. 스스로를 되찾은 블루는 너무 오래 부르지 못해 입 안에 갇혀버린 이름을 비로소 떠올렸다. 블루는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세월의 먼지를 털어낸 그 이름을 소리 내어 불러보았다. "오랜만이야, 썸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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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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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생각[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_박찬휘

사람은 어느 공간 혹은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 것보다 어떠한 자세로 살아 나가는냐가 중요하다는 나의 신념을 17년간의 유럽생활을 통해 증명해보인 작가님의 글을 읽게 되었다. 이방인으로서 움추리고 타인의 시선에 스스로를 점검하며 살아가기보다는, 이방인으로서 가진 색다른 감각과 시각을 무기로 삼는 담대함을 보여주는 모습이 진심으로 멋지다. 그리고 자신의 삶 속에서의 발견과 고찰을 멈추지 않고 이를 글로 표현해내는 글을 보며, 나는 과연 어느 것에 가치를 둘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정체되어 있는 것은 생명을 잃은 것과 다르지 않다.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힘차게 오르기 위해서는 보편 속에서 늘 새로움을 찾아야 한다.

✏️사소한 것들이 하나씩 빛을 내기 시작할 때, 작은 이야기들이 하나둘 꿈틀대기 시작할 때 마침내 거대한 우주가 되리라.

✏️즉, 취향이란 선택의 기준이자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방법인 것이다. 각자의 믿음과 사소한 취향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형성하기 시작하고, 이것이 하나의 방향으로 향할 때 우리는 '트렌드'라는 이정표를 세운다. 그리고 그 트렌드를 좇으며 사회적 취향으로 발전하고 문화의 틀을 이룬다.

✏️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해 각자의 취향으로 저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펜으로 전달되고 펜이 종이에 문질러질때 발산되는 과정이란 단순히 기록의 과정만은 아니다. 그 찰나에 기막힌 아이디어가 증폭될 수도 있고, 전혀 인식하지 못했던 큰 실수가 감지될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아하기까지 하다. 빛나는 열매는 단단히 껍질을 뚫고 나와야 한다. 나비가 하늘로 날아오르기 위해서 단단한 허물을 벗어내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듯이 파괴는 다른 창조의 기회가 된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탄소라는 동일한 원소로 태어났다. 단지 결정 구조의 차이로 인해 안타깝게 다른 빛깔을 지닌 운명에 이르고 말았다. 하지만 어느 것에 가치를 놓고 보느냐에 따라서는 연필이 보석보다 더 숭고하기도 하다. 보석은 인간이 규정한 물질의 가치 속에서만 빛을 발하지만, 흑연은 사랑을 쓰기도 하고 수많은 아이디어를 기록해 인류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인류의 운명을 뒤바꾼 발명품들도 연필 끝에서 그려진 그림을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박찬휘 #싱긋 #딴생각 #교유당 #교유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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