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않는 수학자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3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 이공계 미스터리의 전설이라는 문구가 적힌 띠지. 이 의미를 절실히 깨달게 해준 책이 바로 S&M시리즈 '웃지 않는 수학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모리 히로시의 S&M시리즈를 다 읽지 않았지만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모든 것이 F가 된다'보다 훨씬 내용면에서 이공계 미스터리의 깊이가 더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뜰에서 사라진 거대한 오리온 동상. 과연 청동 오리온 동상이 감쪽같이 사라질 수 있을까? 분명 트릭이 있을 것이다. 거기다 수학자 덴노지 쇼조가 살고 있는 '삼성관'에서 두 구의 시신이 발견된다. 물론 두 사람은 살해당했다. 죽은 사람은 수학자 덴노지 쇼조의 며느리와 손자이다. 마침 이곳에 초대되어 온 사이카와 교수와 모에는 단지 위대한 수학자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이번에도 살인사건에 휩싸이게 되고, 사이카와 교수는 범인을 찾기 위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제목 '웃지 않는 수학자'는 분명 덴노지 쇼조 박사를 지칭한다. 사이카와 교수는 그를 위대한 수학자라 표현한다. 덴노지 쇼조 박사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베일에 싸여있다. 삼성관 지하에서 두문불출하는 그의 행동은 살인범으로 의심을 살 만하다. 삼성관 건물 역시 수수께끼같은 구조를 지녔다. 일반 건축물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를 지님으로써 소설에서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게 한다. 박사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청동으로 만든 오리온 동상을 사라지게 했다. 그리고 알 듯 모를 듯한 수수께끼 같은 말을 던진다.

        인류의 문명은 고작 수천 년이다. 역사상 최대의 트릭은 뭘까?        

 

수수께끼 같은 공간에서 발생한 기이한 사건들. 분명 이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사이카와는 살인범을 밝혀냄과 동시에 오리온 동상이 사라진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나갔다. 자연스럽게 삼성관의 비밀도 밝혀졌다. 살인범은 과연 누구일까? 살인범의 실체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이사람일까? 저사람일까? 열심히 머리를 쓰지만 범인은 아주 가까이 있었다. 결국 범인을 찾는 것은 사이카와였다. 이번에도 나의 추리는 불발....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나의 발목을 잡는다. 과연 '웃지 않는 수학자'는 어떤 인물일까. 살인을 행동으로 옮긴 살인범과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갔던 덴노지 박사. 몇 번을 다시 읽은 후 결국 작품 해설을 살짝 들여다본다. '비뚤어진 천재'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비뚤어진 천재'가 바로 '웃지 않는 수학자'였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자신 것으로 삼고 싶어하는 천재. 그 천재의 비밀이 다 밝혀진 순간 '웃지 않는 수학자'는 사이카와 교수 앞에서 수수께끼 같은 말과 웃음을 남기고 며칠 뒤 이 세상을 떠난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후련함 때문일지 기쁨 때문일지 아니면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 때문일지 몰라도 덴노지 박사는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천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신의 세계에 갇힌 천재....

인류 역사상 최대의 트릭이며 신의 트릭은 뭘까. 그 답에 나 역시 긍정의 고개짓이 저절로 일어났다. 이것을 밝혀낸 수많은 과학자들이 새삼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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