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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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인간의 공포와 무지 속에서 태어나고 그들의 무력감과 원망속에서 자랐다. 일원화로 성숙하며 인격화로 완성되지만 또한 논리 때문에 노쇠하고 지식 때문에 죽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논리와 지식의 그물로 신을 찾아 떠났지만 결국은 그 그물로 자신들의 신을 목 조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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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정해야 하는 사람은 나였다. 내게 ‘감정‘이 존재하는한 그럴 수 밖에 럾었다. 감정의 무게를 없애면 선택의 무게는 신발을 사는 것만큼 가벼워진다. - P347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용기도 아니고 결단력도 아니었다. 탄수화물이었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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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가 가진 특징을 나열해 보면, 놀라운 언변과 외적 매력, 과장하는 버릇,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려는 태도, 병적인 거짓말 습관,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의 부재, 타인에 대한 냉담함, 공감능력 부족,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태도 등이다. 행동과 관련된 항목으로는 충동성, 성적 문란함, 자제력 부족, 남에게 기생하는 생활 습관 등이 있다. 악행을 범하는 사람들에게서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특징이 바로 이런 극단적 자기도취성특히 속임수를 잘 쓰고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특징을 갖춘 사람은 어떤 악행도 저지를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로는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가 있다. 번디가희생자를 사냥할 때 자주 쓴 수법은, 팔이 부러진 것처럼 깁스를 하고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식료품이 든 봉투를 들고 서 있다가 젊은 여자가 지나가면봉투를 차에 실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었다. 여자가 짐을 차의 좌석에 놓으러 들어가면, 번다는 차 문을 잠그고 그대로 출발해 버렸다. 그리고 멀리떨어진 곳으로 가, 바퀴벌레를 밟아 죽였을 때 느끼는 만큼의 연민도 보이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여자를 강간하고 살해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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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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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는 꼭 한 마디 적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책 내용은 특별하게 불행한 죽음의 장소에서 그 특별한 기억과 흔적을 제거하는 역할에 임한 치열한 삶과 사유의 기록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죽음은 낯선 것이 아니고 삶은 죽음을 향해 발짝 씩 다가가고 있는 순간에 불과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어가는 시기가 오면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정리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평범하게 삶을 마무리하게 된다면 이런 특별한 서비스는 일반적이지 않고 글자 그대로 특별할 뿐인 것이다.

 

그런데 나의 죽음을 예측할 수 없듯이 그것을 장담할 수 있는가?

 

자녀들이 멀거나 다른 이유로 함께하지 않아 소원한 상황,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홀로 살아가는 이가 불현 듯 떠나게 된다면 유족 대표는 소원하였던 거리만큼 뒷정리에 대한 책임감과 애착이 소홀할 것이고, 이 지점에서라면 이 특별한 서비스가 일반적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이 서비스에 따라 정리되는 입장에 서 보면 내가 떠나는 그 순간특별한 서비스가 완료되기 전까지만 살아 있는 세상에 설명될 수 있다. 나의 고립과 상황이 억울하다면 유서가 없더라도 항변의 증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떠나는 이 입장에서는 세상과 결별하고 난 뒤 그 흔적을 완전히 제거하는 일은 아주 냉혹하고 서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별한 서비스에 임한 자들이야말로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그 순간을 입장을 검토하고 이해하는 유일한 살아있는 사람일지니 서운하게 볼 수만은 없기도 하다. 죽음의 상황은 주장하고 싶은 내용보다 없애버리고 싶은 부끄러움이 더 많을 것이므로.

 

나는 혼자 십년을 살던 아버지가 떠나신 후 그 집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쓰시던 침구와 의류만 겨우 분리하였을 뿐 가재도구와 일상용품 들조차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유택과 나의 거주지가 먼 탓도 있지만 가족사 하나하나를 보존과 소멸로 선택하고 분류하는 것은 산업용 쓰레기 포대에 담는 것과 아주 많이 다른 것이다. 첫 해는 슬픔을 추스르는데 당장은 무리라고, 다음 해는 내 삶의 중요한 고비가 있어 잠시 나부터 가다듬고, 다음 해에는 유행병이 번져 먼 지역과 공기교류를 금한다는 국가 질서를 준수하느라, 그럴 듯하게 게으른 변명으로 삼 년이 지나버린 상황이다. 만약 유택이 비싸다면 아주 빨리 정리하였을 수도 있다.

 

책으로 돌아와서 작가가 그 험난한 직업을 택한 이유가 뭘까? 대면하여야 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고난을 자처한 이유가 뭘까? 단지 사회적 역할의 일부로 여긴 돈 되는 생계의 일환이었을까? 특수 기술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닌듯한데 책이 유명해지면 그 일은 그만둘 것인가?

 

여러 가지 질문이 앞서지만 떠나는 이에 대한 경의와 이해, 즉물적인 사회시스템에 대한 참을성 있는 태도, 깊이 있는 사유와 철학적 고뇌에 박수를 보낸다.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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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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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더지른 잘못 중 가장 끔찍한 짓이야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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