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라는 음절로는 단순히 해결되지 않는 분노를 안고가서..

조용히 곁에 앉자 다시는 떠나지 않겠다 한다면..

이 나이에 펑펑 울고 말다니.

욕망으로 인해 아플 수고 있다고, 욕망 뒤에는 상실이 따른다고, 왜냐하면 그 누구도 영원히 욕망 속에서 머무를 수는 없으니까. - P247

나더러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묘사해보라고 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선생님은 기다렸다. 난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평범한 사람이요. 그러자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넌 이미 평범하잖니. 평범해. 내가 말했다. 아뇨. 그렇지 않아요. 평범한 사람은 누군가한테 사랑을 받는 존재에요. - P251

그 비겁함이 그리워. 그 비겁함은 그저 삶을 향한 무한하고도 수줍은 사랑이었는데...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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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플 땐 절대로 날 위로해 줄 사람들을 향해 고개 돌리지 않는 다는 걸 알아. 그래서 우리는 더 슬퍼지지..... - P59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생각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란다. 힘겨운 일이지. - P60

인생은 그저 기나긴 추락에 불과한거야. - P112

자살하거나 타인을 죽이고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없애려는욕망은 언제나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무한한 욕망, 상대방과 서로 마음을 합해 결국 상대방을 구원하려는 무한한 욕망과 만나 배가된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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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이제 끝이다. 팔아 버리기로 한 것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집안에서 흔히 내리는 결정이다. 그래서 집을 판다. 공평하게 나누어 각자 원하는 것을 가져간다. 옷장, 침대, 식탁,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 트랑의 집은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다들어있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 집을 사는 것은, 그 속에 들어가 사는 것은, 그 속을 그들의 꿈과 놀이와 습관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싫다. 그것은 견딜 수가 없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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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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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학벌과 스펙을 모두 갖추었으나 눈높이 취업에 진입하지 못하는 청춘들이라면.

볼품 없을지라도 척박한 쇳밥속에서 핀 들꽃의 처연하나 의연함도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쇳밥 자격조차 없이 단순노무만으로 연명하던 나의 청춘도 회상된다. 90년도 그때에는 쇠 다루는 기술이라도 있는 이들에 대한 경외감이 있었는데.

작가와 나는 90년도라는 시간과 마창공단이라는 공간에서 경험적 교차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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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근거없는 판타지로 쓰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논리의 길을 그녀 따라 과학적으로 쫓아 가다보면 결국 실존적 질문을 만나게 되고 새 길 위에서 새로운 출발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이 세계를 떠난다는 건 새 시작임을 믿게 만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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