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이제 끝이다. 팔아 버리기로 한 것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집안에서 흔히 내리는 결정이다. 그래서 집을 판다. 공평하게 나누어 각자 원하는 것을 가져간다. 옷장, 침대, 식탁,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 트랑의 집은 내 머릿속에 고스란히 다들어있다.
그렇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 집을 사는 것은, 그 속에 들어가 사는 것은, 그 속을 그들의 꿈과 놀이와 습관으로 가득 채우는 것은 싫다. 그것은 견딜 수가 없다. - P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