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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하버드 경제학
부제는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다. 저자인 천진이 하버드에서 강의를 듣고 수업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맨큐, 서머스, 펠드스타인 등 10여명의 석학의 수업을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천진이다. 그녀는 하버드에서 아시아 연구석사를 취득하고 현재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연구원이며 경제, 사회문제와 공공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중국 내 각종 잡지의 편집위원, 경제 전문사이트의 보스턴 특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마이클 샐던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하버드 명강의 시리즈를 EBS을 통해 열심히 봤었다.
내용도 좋았지만 토론형식의 그들의 수업방식은 주입식 암기로 고3의 연장선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던 내 대학 수업과 비교해 신선한 충격이었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 책도 그런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경제학원론’의 저자로 유명한 맨큐교수의 수업은 경제학자와 일반 시민이 가진 자유무역과 가격 통제 문제에서의 견해차와 미중무역, 쌍둥이 적자, 통화정책 등 시사성 있는 문제로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경제학 기본서의 저자로 수업이 일반적인 이론에만 치우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현재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그와 이를 해석하는 이야기가 많아 학문에만 갇힌 경제학이 아니라 실제 경제현상을 분석하려는 실용적인 경제학을 강의하였다. 나는 대학시절 교양으로 들었던 경제학은 원론적인 이야기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마지막 시간에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바우만 교수의 유쾌한 강의는 조금 맛만 보여줘 조금 아쉬웠다.
2장에서는 28세에 하버드대 종신교수가 되었고 39세에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부차관으로 오바마 정부에서는 국제경제회의 의장인 로런스 서머스교수는 경제학이 아닌 세계화의 문제점과 역할, 정책결정 이라는 강좌로 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는 것이 미국이 해결해야 할 주된 과제라고 강조한다. 특히 빈곤국의 경제발전을 돕는 국제 원조의 방법과 효과, 그가 경험한 기부금 모금의 비밀을 이야기한 부분이 제일 흥미로웠다.
3장에서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마틴 펠드스타인이 각종 미국의 정책들-통화, 재정, 조세, 무역, 사회보장제도, 에너지-에 대한 그의 견해를 밝히는 데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공감이 되었다. 앨고어가 부시를 이기고 펠드스타인이 그의 정부에서 환경에 대한 여러 정책들을 만들었다면 지금 전세계는 환경적으로 훨씬 나은 세상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4장에서는 국제경제학에 대한 하버드대 교수들의 관점을 보여주고 5장에서는 클라우디아 골든 교수의 가정경제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가정경제학은 16명만 수강신청을 하는 소규모 강좌로 부부와 가정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결혼을 결심하는지, 가정에서의 일의 분담, 아이를 몇 명 낳을지 어떻게 결정하는지 등 가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경제학으로 풀어 설명하는데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문제로 경제이론을 설명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6장에서 최근 경제이슈-금융위기, 국부펀드, 의료정책, 세계은행, 지구온난화, 오바마의 뉴딜정책 등-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생각을 정리했는데, 같은 문제라도 다른 관점을 가진 교수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려줘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여지를 남겼다.
단순한 강의의 요약이라기 보다는 강의를 듣는 학생 입장에서의 느낌과 수업의 배경지식, 분위기 등을 잘 정리하여 ‘하버드 명강의’시리즈를 책으로 엮은 것 같았다. 조금 아쉽다면 현장의 사진이 추가되어 글뿐이 아닌 눈으로 그 수업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경제학에 전공자나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좋은 책이다.
다만 258페이지 이후 7,8페이지의 인쇄상태가 불량하여 읽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