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일 : 25.11.26한줄평 : 때로는 서로의 도피처가 되어주는 삶감상평 : 이 책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도피처로 시작한 취미 농구 수업.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과 서로의 고통을 내보이고 성장하는 삶이라고 저의 눈에는 비쳐졌습니다.개인적으로는 읽는 내내 취업준비생인 예리에게 깊이 감정이입을 했습니다. 어쩌면 내가 하던 고민들을 이렇게 똑같이 하는지. 그 마음들을 너무 적절하게 표현하는 문장들이 쏙쏙 들어와 지금도 제 안을 맴돌고 있습니다.읽다 보니 오히려 책 속 인물인 예리가 부럽더군요. 직장생활을 한 지는 꽤 되었지만 여전히 같은 고민을 하며 제자리를 맴도는 제 모습을 봤거든요. 그러면서 저의 오랜 도피처가 되어준 취미들을 떠올려 봤습니다. 요즘은 이 일들이 단순히 도피처로만 남아주길 원하는지, 아니면 더 나아가고 싶은지 헷갈리던 시기였습니다. 너무나도 오래 끌고 온 이 고민들을 끊는 건 결국 내 자신이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사람이 서로의 도피처가 되어주는 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한 인연도 시간이 지나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기도 하니까요. 그저 지금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고맙고 조금이라도 오래 가기를 기원합니다. 평생은 가지 못하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마음은 너무나도 아쉬워서 때로는 아플지도 모릅니다. 너무 영화같은 것을 꿈꾼 것 같다는 생각도 하며 허탈하기도 하죠. 그래도 어딘가에는 있을 그 인연을 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한줄평 : 우리의 얼굴 속 가면들감상평 : 누구보다 사람의 숨겨진 가면 뒤 얼굴을 볼 수 있는 직업 을 가진 주인공. 업무를 통해 본연의 모습을 숨긴 채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만날수록 위기를 직감한다. 영원할 수 없는 평화를 꿈꿨던 것은 아닐까? 가면의 균열을 느끼는 와중에 원하지 않은 일들에 얽힌다. 그것이 인물들이 가진 비밀과 함께 이 미스터리에 힘을 더한다. 모두 가면이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다수는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편이지만. 다만, 그 아래 위험한 진짜를 숨겨둔 이들이 있다. 보통과는 다른, 누구나 꺼릴만한 그 어두운 악을 드러내는 순간을 지켜본다. 주인공이 얽힌 인물들의 진짜 얼굴도 궁금하지만, 이 글의 마지막에 주인공의 얼굴은 어떨지 알고 싶어졌다.
한줄평 : 누군가를 위하는 서툴지만 따뜻한 마음마음에 남은 문장 : 다른 사람을 위해 이토록 쉽게 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감상평 : 눈물이 가득한 표지는 어쩐지 찐득하게 달라붙는 알로에가 떠오르는 색이었다. 때로는 눈물이란 지독하게 우리를 따라다니고는 하니까. 금방 읽을 수 있는 이 이야기에서 계속 가까이하고 싶은 온도를 느낀다. 처음에는 좋았던 일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 그 반대가 될 때도 있는 것처럼.마음 속 말이 들리는 경우는 종종 봤지만, 눈물 소리가 들리는 건 처음이다. 나름 가족들 내에서 전해 오는 능력이지만 또 세세한 능력치는 다르다. 그러다 보니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른 행보를 보인다. 하지만 사실 다른 것이 아니었다. 조금 다른 길을 걸어 그렇게 보였을 뿐. 눈물 소리에 끌려 알게 된 소년 소녀는 알지 못하는 사이 같이 성장하며 가까워진다. 그러다가도 혼자 속앓이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냥 아프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인공에게 눈물 소리가 아름답게 들렸던 것처럼 나에게는 그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느껴졌다.
한줄평 : 먼 곳에서부터 흘러들어오는 인생의 리듬감상평 : 먼 곳의 바다에서는 큰 출렁임부터 작은 출렁임까지 모두 존재한다. 그 움직임의 리듬에 흔들리는 스스로를 느낀다. 온몸이 부서질 것만 같은 순간들.가끔은 구름 위에 올라간 것같은 꿈도 꾸면서.부서진 조각일 뿐이지만 이상한 리듬 속에서 서로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조각들.엄청난 기세로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리고 일정한 안정을 주는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 먼 바다를 생각하면 그 알 수 없음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발이 닿지 않는 그 깊은 어둠을 떠올리고, 자꾸만 밀어내는 거친 파도에 쓰라린 마음이 생각난다. 그 어떤 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그곳에서 방향을 잃은 채 둥둥 떠다닌다. 그런 복잡한 마음과는 다르게 청량한 하늘을 담은 표지 속 딸기가 너무나도 달콤하다.
한줄평 : 수없이 바뀌는 도로 위의 경로같은 인생감상평 : 제목 속 드라이브를 닮은 이야기. 쭉쭉 매끄럽게 뻗어나가며 교차하는 인물들의 시선. 텅 빈 도로 위를 내달리는 기분을 느끼다가도 한순간 울퉁불퉁한 길을 빙글빙글 맴도는 듯한 기분이 된다. 그리 길지 않은 문장들이 금방 읽히면서도 마음 한 켠을 툭 건드린다. 그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한 사람을 삼켜버릴 듯한 사랑과 현실.이대로 지나치는 것 같아도 여전히 닿아 있는 것 같은 느낌.바로 옆은 아닐지라도 같이 앞을 보고 달리는 것 같은.한 번 이탈했던 경로는 그 흔적을 아주 길게 남기고 간다. 때로는 예상할 수 없는 복잡함과 혼란으로 마음을 아리게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