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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design travel JEJU (국문판)
디앤디파트먼트 프로젝트 편집부 엮음, 서하나 옮김 / 밀리미터밀리그람 / 2024년 9월
평점 :
감각적인 사진과 글이 눈을 사로잡는 디 디자인 트래블은 롱 라이프 디자인 LONG LIFE DESIGN을 테마로 활동하는 디앤디파트먼트가 일본의 47개 도도부현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오랫동안 지속되어오고 있는 지역을 개성과 지역다움을 디자인적 관점으로 소개하는 여행안내서 입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35지역을 한 곳씩 소개해온 디 디자인 트래블은 일본어와 영어가 병기된 가이드로 한국의 독자들을 위한 첫 국문판인 'd design travel KYOTO'와 'd design travel
KANAGAWA'그리고 첫 해외 지역판인 d design travel JEJU까지 소개되어 왔습니다.
앞으로의 세대 모두가
다양한 지역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적 관점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_발행인의 말 중에서
여행을 다녀오면 그 곳의 멋진 풍경이 새록새록 떠오르지만 그 이전에 여행지에서 먹은 맛있었던 음식들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음식관광은 우리의 입맛과 감각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여행의 목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인것 같습니다.
책을 펼치자 마자 제일 먼저 음식 사진에 매료된 것도 그 이유인것 같은데요. 멸치국수, 돔베고기, 오메기떡 처럼 먹어보았던 음식뿐만 아니라 고사리 육개장, 제주 메밀 비비작작면, 아이스 텐저린 라떼처럼 맛보지 못한 음식들 덕분에 제주 여행의 목적이 선명해 집니다.
P.86
비빔밥이나 냉면, 불고기 등 일본인에게도 한국 요리는 친숙하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편집부가 모르는 제주판 한국요리가 의외로 참 많았다. 그 가운데 기억에 선명하게 남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준 11개 요리를 엄선해 소개한다. 기내식은 되도록 참기를 바란다.
제주도의 맛을 계속 따라가 보았습니다. 전복 비빔밥, 보말과 성게가 들어간 미역국 등 해녀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요리들을 통해 해녀들의 강한 인내심, 대담한 기질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알게되었습니다.
어떤 바다든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무사와 풍요로운 수확, 가족의 안정된 생활을 기원하며 물질을 하는데요. 책에서 소개한 제주도의 해녀들의 지나온 과거에 대해 쓴 시인 허영선님의 '해녀들'이라는 책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39
마늘, 생강, 보릿가루로 죽을 쑤어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청각이라는 독특한 식감의 해초를 넣은 물김치. 양하, 고사리, 산초잎, 말린 무, 콩잎, 들깨의 줄기와 열매로 절인 장아찌. 장아찌는 제주 특산물인 흑돼지를 삶은 수육에 말아 먹었다.
제주말을 들으면 외국어 같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됩니다. 보통의 한국어와 비슷하지만 들은 적 없는 표현들로 인해 어리둥절 할때가 많은데요. 한국인에게도 일본인에게도 알기 쉽게 소개된 제주말을 통해 제주의 문화를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하르방, 오름, 올레와 같은 단어는 많이 들어보기도 하고 직접 가보았기 때문인지 낯설지가 않았는데요. 불턱, 궨당, 간세다리와 같은 생소한 말들은 책을 통해 쉽게 알게되었습니다. 간세다리가 게으름뱅이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뜻을 살펴보면서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P.112
제주도에는 독특한 언어가 존재한다.
보통의 한국어와 비슷하지만, 육지에 사는
한국인도 들은 적 없는 표현도 있어
외국어 같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불턱은 제주도의 해녀가 옷을 갈아입거나 휴식할 때 사용하기 위해 둥글게 쌓은 돌담을 말하는데요. 해변에서 바람을 막고 노출을 차단하는 노천 탈의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귀여운 일러스트 그림들을 통해 더 쉽고 재미있게 제주말을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는 제주말로 '안녕하수꽈', '감사합니다'는 '고맙쑤다'라고 하는데요. 이 말들은 많이 들어봐서 익숙하지만 제주말인지도 모른 채 사용했던 말들은 '알기 쉬운 제주말' 특집편을 통해 공부하면서 잘 모르는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15
구덕은 등에 짊어지는 대나무 짜임 바구니를 말한다. 아이를 재우거나 옮길 때 사용하는 것은 애기구덕이라고 한다. 사용법이 다양해서 매력적이다. 차롱은 작은 구덕에 뚜껑이 딸린 대나무 바구니로 주고 도시락통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지금은 차올은 만드는 장인이 줄고 있다고 한다.
맛있는 음식, 유명한 호텔, 이건 꼭 사야할 것만 같은 특산품 정보들 사이에서 우리가 오래 기억해야 할 제주의 역사 이야기에 시선이 멈춥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방문하는 제주이지만 실은 슬픈 역사를 지녔습니다.
섬 주민은 일본인에 의해 강제노동을 하고 재산을 몰수당하기도 했습니다. 군경이 아닌 무장대의 손에 희생된 사람도 적지 않았고 무고하게 연루되어 희생된 사람도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104페이지의 한 구절처럼 지울 수 없는 과거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진정한 제주다움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104
진상 규명을 바라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2000년 4.3 특별법이 제정된다. 그 후 2003년 정부의 공식 보고서 확정에 따라 드디어 제주 4.3 사건의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여기까지 오는데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릴 줄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숙박, 인물 6가지 카테고리로 담아낸 디 디자인 트래블은 무분별한 정보가 넘치는 여행 잡지가 아닌, 디앤디파트먼트의 감각으로 검증해 10년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생명력과 그 지역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장소를 선정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d design travel JEJU를 읽으며 제주의 개성과 지역다움, 제주만의 디자인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정보가 넘치는 여행 잡지가 아닌 개성과 지역다움을 디자인적 관점으로 소개한 여행 안내서를 읽고 싶으신 분들, 그 지역의 메시지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장소가 선정된 책이 필요하신 분들께 이 책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디앤디파트먼트의 롱 라이프 철학과 지역을 보는 관점에 공감하며 단순한 관광이 아닌 그 지역에 대해 알고 지역의 오랜 음식과 차를 맛보며 지역의 사람을 만나고 지역다움이 깃은 물건을 구매하는 건강한 여행을 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