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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의 아홉 가지 인생
도나 프레이타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이야기는 로즈와 루크의 부부싸움에서 시작된다. 원인은 로즈가 산전 비타민제를 잘 챙겨먹지 않았기 때문. 젊은 나이에 사회학과 종신교수직을 따냈을 정도로 능력 있고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는 로즈는 일평생 임신과 출산을 원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문제는 결혼 전에 분명히 딩크족에 합의했던 남편 루크가 아이를 원하게 됐고, 손주를 안겨줄 생각이 없는 로즈를 시부모가 아주 못마땅히 여긴다는 것이며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회의 시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로즈와 낳자는 남편의 갈등이 격해진 그날, 로즈의 아홉가지 선택이 시작된다.
❗️
선택 1, 부부싸움 중에 산전 비타민 병을 집어던져버린다
선택 2, 사랑하는 남편을 잃을 수 없으니 임신을 노력해보기로 한다
선택 3, 입양에 합의한다 등...
서로 다른 아홉가지 선택은 과연 로즈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그리고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모성에 대한 질문, 애를 낳을 건지, 낳는다면 언제 낳을 건지, 안 낳는다면 어쩔 건지, 그리고 엄마 노릇을 안 하면 뭘 할 건지, 그 모든 질문이 여자로서 나는 누구인가, 좋은 여자인가 나쁜 여자인가, 성공한 여자인가 실패한 여자인가,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행복한가 아닌가와 밀접히 연관되고, 그 모든 게 결혼과 일과 이혼과 엮여서 어마어마하게 육중한 바위를 형성했다. 나는 오랜 세월 그 바위를 이고 지고 끌고 밀고 다녔다. (중략) 저 바위를 지고 다니지 않았어도 됐는데..."-p.423
<로즈의 아홉 가지 인생> 책 소개를 처음 봤을 때 옛날에, 내가 초딩이었을 때 완전 히트쳤던 tv 프로그램 <이휘재의 인생극장>이 떠올랐다. 양자택일도 재밌었는데 이번엔 선택이 무려 아홉 번이니 얼마나 다채로울까 싶어 읽었다.
최근에 아주 재밌게 본 타임 리프를 소재로 한 소설 때문인지 한번의 선택으로 어떤 인생이 펼쳐진지 쭉 보다가, 끔찍하거나 좀 후회되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 주인공이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며,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다른 인생이 펼쳐지는 구성일 줄 알았는데 각 선택에 따른 주요 장면들을 교차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내 아이를 꼭 낳고 싶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흥미롭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이야기였다.
두세번정도 본문에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굳이 언급되는데 정말 불필요했다고 본다. 그 점만 빼면 의외로 독서모임 지정도서로도 괜찮을 것단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 "아이 말이야. 넌 애를 낳아야 해. 나와 네 아빠가 그 오랜 세월을 무슨 수로 헤쳐왔다고 생각하니? 다 너 때문에 산 거지. 우린 너에게 온 정성을 기울였고ㅡ지금도 기울이고 있고ㅡ네 행복과 미래만 바라보고 살았어. 네가 우리 부부 사이를 끈끈하게 붙여주는 접착제지." -p.111
📚 "로즈, '순리'라는 건 일단 대학에 가고, 그다음에 대학을 졸업하고, 그다음에 좋은 직장에 취직하고, 그다음에 한동안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그다음에 사람을 만나고, 그다음에 사랑을 하고, 그다음에 결혼을 하고, 그다음에야, 오로지 그 다음에야 섹스를 하고 아이를 낳는 거야."-p.114
📚 "여자가 애를 안 낳는 게 아이를 낳는 것만큼이나 정상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 (중략) 루크에게 아이를 안겨줄 수도 있어. 하지만 분명히 그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고. 내 앞에 선택지가 그것뿐인 것 같다는 게 싫어. 남편을 붙잡아두기 위해 원하지도 않는 애를 낳거나 아니면 그냥...이 결혼을 끝장내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니."-p.121
📚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이를 낳는 게 좋은 선택이겠지. 근데 아이를 낳지 않는 것 또한 똑같이 좋은 선택이야. 주위 사람들 모두가 네 결정에 회의를 품더라도 말이지."p.136
인생은 매 순간이 선택이고 그 선택에 정답이라는 건 없다. 다만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게 최선일 것이다.
📚 "당신이 인생의 행복을 찾아서 잘됐어, 루크."-p.387
로즈야말로 어떤 선택을 했든 주어진 현실에서 인생의 행복을 찾길. 열심히.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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