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 속에서 익명의 존재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카메라)이 달린 동물 인형 로봇, 켄투키.

켄투키를 구매해 보살피는 사람연결암호카드를 구매해 켄투키가 되길 선택한 사람이 켄투키를 통해 무작위로 연결되어 교류하는 세상.

 

털달린 애완로봇이 요양병원등에서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털이 달려있어 북실북실 쓰다듬을 수 있고, 실제 살아있는 동물이 아니므로 목욕을 시켜줄 필요도, 외양을 가꿔줘야 한다거나 아플 일도 없으며, 용변을 처리해야 할 필요도 없이 그저 충전만 제때제때 해주면 되는 애완 로봇.

관리에 있어서는 간단하고 편리하면서도 애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켄투키 또한 털달린 동물 인형 로봇이지만 다른 점은 눈의 역할을 하는 카메라를 통해 익명의 누군가가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어디에 사는지, 이름도 얼굴조차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반대로, 나의 존재는 숨긴 채 타인의 삶을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영화를 발표했다.

원작인 동명의 일본 추리소설을 영화로 리메이크 하였는데 트레일러 영상을 보았을 때 <리틀 아이즈>가 생각이 났다. 영화는 한 남자가 타인의 스마트폰을 주운 후, 그 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하여 돌려주고 그것을 이용해 폰 주인의 모든 것을 알아내면서 전개가 된다.

취미, 취향, 직업, 인간관계 등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익명의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리틀 아이즈>에서는 노년의 한 여자가 현재 자신과는 다른 젊고 매력적인 한 여자의 삶을 켄투키를 통해 동경의 눈으로 지켜보며 애정을 갈구하는가 하면, 켄투키 연결 회선을 판매하는 사업을 벌이는 청년이 켄투키를 통해 한 소녀가 외딴 마을에 납치되어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켄투키가 되어 범죄의 목격자가 되기도 하고, 켄투키를 통해 범죄의 가해자가 될수도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켄투키.

 

물론, 켄투키의 장점도 있다.

과테말라에 사는 한 소년은 켄투키를 조종해 얼마 전 돌아가신 엄마가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눈을 찾아 험난한 모험에 나서게 된다.

내가 지금 사는 곳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멀리 가지 않고 집 안에서 편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영상을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내가 직접 로봇을 이용해 가상현실 VR이 아닌 현실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나는 모험이 되겠는가.

 

허나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켄투키를 통해 경험하고자 하는 것,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지만 내가 원하지 않던 것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켄투키를 통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다보니 마치 나도 가상의 켄투키를 통해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연, 켄투키가 실존한다면 켄투키가 되는 것켄투키를 가지는 것중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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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아이즈>로 내게 새로운 공포를 선사했던 사만타 슈웨블린의 또 다른 작품 <입속의 새>.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들이 모여 있는 외딴 고속도로 휴게소를 배경으로 한 <절망에 빠진 여자들>, 하교할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을 묘사한 <나비>, 임신한 여성의 갈등과 불안을 그린 <보존>, 사춘기를 겪는 여자아이의 불안과 이를 대하는 부모의 고민을 잔혹동화 같은 설정으로 풀어낸 <입속의 새> 등 각각의 스토리를 담은 2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산타클로스가 우리 집에서 자고 있다> 등 다른 이야기들 또한 잔혹동화 같은 스토리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반적인 공포 소설이나 영화와는 다른 찝찝한 끈적임과 같은 색다른 공포감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읽고 싶게 하는 매혹적인 글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J. M. 쿳시의 그림 형제와 프란츠 카프카를 섞어놓은 듯한 블랙유머라는 평처럼, 그녀의 이야기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을 법한 현실적인 갈등과 문제들을 그녀만의 문체로 풀어내며, 음울하고 불안한 전개 속 낯선 곳에서 스며드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낯선 공포감’.

한 편, 한 편이 그리 길지 않은 짤막한 글들이지만 이들이 주는 여운은 길게 남는다.

소름끼치는 공포보다는 좀 더 싸하고 께름칙한 그런 공포.

내가 예상했던 공포감이 아닌 낯선 곳에서 시작되어 느껴지는 그런 공포감.

 

내 글이 충분히 용감했는지, 내 글이 충분히 새로웠는지, 내 글이 충분히 미쳐 있는지항상 고민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충분히 용감하고, 충분히 새로우며, 충분히 미쳐있는 글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쓴 글입니다. *****


도로를 보는 순간, 펠리시다드는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다. - P7

"아빠는 나를 사랑해?"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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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일이 있어 매주 1회씩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원래 맡았던 아이들이 아닌 새롭게 조를 편성하여 평소에는 자주 마주치지 못했던 아이들과 만나기도 한다.

아이들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아닌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어색한데 나 또한 외향적으로 활발한 성격이 아니다 보니 인솔자인 나를 비롯하여 아이들끼리도 서로 서먹서먹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때문에 첫 만남 시간을 가져야 할 때가 오면 그 전부터 항상 긴장되고 어떻게 아이들과 친해지고 자기소개를 편하게 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고민이 된다.

하여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보고자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인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고 학교 수업시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놀이에 대해 수록되어있다. 나의 고민이었던 첫만남의 어색한 시간을 파타할 수 있는 놀이뿐만 아니라 수업의 몰입감을 높이는 수업 놀이, 모두 함께 성장하는 수업 놀이, 유쾌 발랄한 마무리 수업 놀이, 사랑이 넘치는 자투리 놀이 등이 목차별로 구분되어 수록되어 있어 필요한 때에 따라 찾아볼 수 있고 읽어볼 수 있다.


놀이 중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사용하는 놀이도 있지만, 생각의 반전이나 새로운 형식의 놀이를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레크레이션 시간에도 흔히 사용되는 눈치게임을 변형하여 ‘1,2,3...’ 대신 ,,...’를 외치는 한글 눈치게임이라던가, ‘A,B,C...’를 외치는 알파벳 눈치게임이 있다. 원래의 눈치 게임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주 하다 보니 아이들도 지루해하고 시시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한글이나 알파벳을 이용하니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이라 그런지 재미있어하고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했다.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했던 놀이에 관해 서술되어 있지만, 꼭 학교 수업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이 아닌 나와 같이 학교 이외의 공간에서 아이들과 만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이 있는 집, 명절 때 모이는 사촌지간에도 해볼 수 있는 다양한 놀이 방법들이 수록되어있어 여러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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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자 >

닐 셔스터먼 지음, 이수현 옮김 열린책들

 

 

슈퍼컴퓨터 <선더헤드>의 기술로 굶주림, 질병, 전쟁, 죽음까지도 사라진 세계

인구 조절을 위해 생명을 끝낼 의무를 진 사람들 <수확자>


슈퍼컴퓨터 <선더헤드>가 통제 아래, 자연적인 죽음은 사라졌다. 굶주림, 질병, 재난과 전쟁이 사라졌고, 자연적인 죽음도 사라진 미래.

새로운 생명은 계속해서 태어났고 지구 밖 행성, 우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방법이 실패하게 되자 결국 인류는 인구 조절을 위해 목숨을 거두는 임무를 맡은 <수확자>라는 존재를 만들어낸다.

목숨을 거두는 의무를 가짐과 동시에 원한다면 어느 누구든지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수확자들은 인간들 위에 신처럼 군림하게 된다.

수확자가 그들의 목숨을 거두기로 결정하면 거부 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다.

이러한 시대 속에 수확자 패러데이의 눈에 띄어 수확자 수습생이 된 시트라로언’.

그들 중 진짜 수확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는 수확자들.

그들의 의무이자 권리는 살인이 아닌 수확으로 명명된다. 인류가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그들 중 누군가는 수확되어야 한다. 그들의 수확 행위에 인간은 물론 <선더헤드>도 관여할 수 없다. 그들은 수확자의 십계명에 따르며, 분기별로 콘클라베를 열어 각자의 수확행위를 평가하고 관리한다.

수확자 수습생은 각자 담당 수확자의 가르침 아래 수확에 대한 이해와 방법 그리고 죽음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들은 각자의 신념에 따라 갖은 방법으로 수확을 실행하기 때문에 담당 수확자가 누구냐에 따라 수확에 대한 수습생들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지기에, 그들이 명명하는 수확’, 즉 죽음을 바라보는 제각각의 시선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만약 죽음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자연적인 죽음, 즉 재난 등의 사고가 일어나도, 내 목숨을 끊고 싶어 아무리 자살을 해도 나는 죽지 않는다. 방법은 수확자에게 수확 당하는 것. 내 의지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마지막이 아닌 수확자의 의지에 따라 나의 운명이 결정된다.


위와 같은 상황에 내가 처해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할지 상상해 보기도 하고, ‘시트라로언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갈지 예측해보고 스토리를 좇아 읽어나가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된 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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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봇물 터지듯 터져나오는 메타포를 참를 수 없기 마련인데 그럴 땐 참지 마세요. 메타포는 표현 방식에 있어서 그 어떤 것보다도 우아하고 강력하니까요. - P24

"커피를 내렸는데 얼음을 컵에 한가득 담았다가 이제 찬 커피는 안 마셔도 되는 계절인 것 같아서 그냥 컵째로 냉동칸에 넣어두었어. 두 시간, 세 시간쯤 뒤였나. 얼음이 생각나서 그 얼음을 꺼내는데 각각의각얼음이 아니라 하나의 덩어리로 붙은 채로 꽁꽁 얼어 있었어. 통째로 얼어버린 얼음이 저희들끼리 꼭 껴안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냥 한 덩어리가 돼버린 그걸 보는데 문득 나와 너, 생각이 나는 거야. 녹으면 끝인 얼음의 숙명이 아니라 물이 되려다가 다시 얼음이 되어버린 얼음•••••• 그 얼음덩어리를 컵에서 꺼낸 다음에,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놨는데•••••• 마치 네 심장은 이렇게 차갑게 이 모양으로 생겨먹었을까 싶은 거야. 네 생각을 해서였겠지만 얼음덩어리를 올려놓은 손바닥이 아주, 조금씩 따뜻해졌어."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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