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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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인공이 꽃미남일 이유가 있을까? 셜록의 예민한 성격이나 포와로의 결벽은 그들의 외모에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차웅의 경우는 왜 일까? 정의로우면서 장난기가 많고 짓궂은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불필요한 설정인 것 같다.


봉명 아파트는 결국 인간세계의 축소판과 같다. 다 읽고 나니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든다. 미워하고 싸우고 먹고 살려고 더러운 짓도 하고 사람도 죽이고(?).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 정도의 막장 아파트면 관리 소장님은 잘릴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다. 마가 낀 아파트를 분양받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차웅이 경찰을 그만둔 이유가 밝혀지는 부분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우리는 하찮으면서 하찮지 않다. 많은 것을 결정하지만 결정하지 못한다. 남에게 여러 영향을 주며 산다. 좋은 영향, 나쁜 영향.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남에게 좋은 영향을 줬다면 기억해두고 더 좋은 영향을 주려고 노력하면 되겠다. 만약 나쁜 영향을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면 될 것이다. 상대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에 맞는 보상을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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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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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같은 살인을 저지를 소년이 있다. 보호 관찰을 받으며 갱생한 그는 약자를 보호하는 변호사가 된다. 이 이야기는 너무 환상 아닐까? 미코시바 레이지는 소설의 인물로는 아주 매력적이지만 현실에서 가능하긴 할까?


속죄의 소나타는 소설의 도입부처럼 빗물에 축축하게 젖은 와이셔츠처럼 무겁다. 이 책은 위선과 진정한 속죄를 묻는다. 선과 악을 묻는다. 범죄를 저지른 이유만으로 괴롭힘을 당해도 되는걸까? 소년들을 괴롭히는 교관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보다 더 악랄해 보인다.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과 범인의 정체를 알면 경악할 수 밖에 없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해 본다. 그리고 또 묻는다. 그의 속죄는 진정한 속죄인가?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는가?


일본에는 유독 '고백' 같은 촉법소년, 소년법을 다룬 작품이 많은 것 같다.실제로 소년들의 엽기 범죄가 발생하여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이며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데 동의한다. 완전한 자아를 지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잘못은 사회에서 책임질 부분도 있다. 또 과거의 잘못 때문에 한 사람의 미래를 국가나 사회에서 박탈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쟁도 있겠다. 그러나 피해자는 미래를 꿈꿔 볼 기회 조차 없어진다. 소년법 폐지를 말하는 것은 매우 극단적이고 나도 찬성하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의 소년법의 기준을 손보려는 논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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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15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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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을 비틀어 보기>


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책은 주로 소설을 읽었다. 기호학과 형이상학을 다룬 책을 몇 편 읽어 보려 했으나 너무 어려워서 책장에만 모셔두었다. 그러던 와중에 좀 더 쉬어 보이는 책이 있어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세상의 바보들...”는 작은 글들의 모음이다. 책을 읽다 보면 황당하기도 하다. 대체 이 아저씨는 사소한 것들로 글을 썼을까? 단순한 현실의 비틀기인가? 아니면 세상을 향해 그저 불평과 불만을 늘어놓으려는 것일까?


이 글은 현실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그러면서도 웃음을 짓게 한다.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난 두 토막이 있다. ‘미국 기차로 여행하는 방법’이다. 열차 흡연 칸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부도덕을 논하던 작가는 사교 모임에서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함께 담배를 피운다. 이 때 작가는 자기 자신을 루시퍼에 비유한다. 자기모순이야 말로 가장 큰 부조리이다. 책의 전반에서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그도 결국 담배 한 대를 참지 못하는 인간이다. ‘미래의 카이만 제도를 구경하는 방법’에서는 카이만 제도의 해적 쇼에 빗대어 현실을 꼬집는다. 먼저 범죄 행위인 해적질을 일종의 쇼로 포장해서 파는 행태를 비판한다. 원피스나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재미있게 보기는 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200년 후에 이 곳에는 다른 해적 쇼가 벌어질 거라고 예언한다. 탈세를 저지르고, 뇌물을 주고 받고,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헬리콥터나 호화 요트를 타고 별장으로 오리라고.


이처럼 책의 토막 토막은 현실의 패러디이다. 내게 패러디는 고급진 말장난이다. 그래서 이런 글은 다음과 같은 가치가 있다고 본다. 첫째로 풍자는 큰 재미와 공감을 준다. 아는 만큼 웃을 수 있다. 때로는 그 웃음이 썩소 일지라도. 둘째로 좀 더 유연하게 갈등을 해결한다. 적어도 욕하거나 화를 내는 것보다는. 책에는 장마다 날카로운 비수가 감추어져 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다양성이 없는 사람들, 언론의 문제, 사형제도와 유산, 문명의 발전과 인간의 행복, 미디어가 만든 허상, 차별과 평등. 정말 대단하다.

나는 에코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것이다. 사람들이 몽땅 바보라면 이런 글은 팔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작가가 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에코는 불혹의 나이가 돼서야 사상의 틀을 잡았다. 그의 제일 유명한 소설인 ‘장미의 이름’도 오십이 다 되어서 쓴 소설이다.

 책을 보면서 인간의 진보를 생각했다. 지나치게 심각한 고민인지도 모른다. ‘세상의 바보들...’에서는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의 부조리를 발견했다. 인간의 진정으로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지 못하는 거냐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나라의 정세를 보면서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한다.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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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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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독서토론회 후기를 썼다. 나는 얼마나 현실에 치열한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답해가는 내용이었다. 조금은 더 치열해 졌다고 썼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치열하게 보다는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치열하기만 하면 지나면서 보는 풍경을 놓칠 것 같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내가 누리는 무언가는 남한테 뺏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오만한 생각이었다. 모두에게 나름의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나보다 못 가져서도, 나보다 더 가져도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 그저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 될 뿐이었다.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책인지라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보면 된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바라 봐라.  순간을 소중히 하라. 모든 것은 너의 마음에 달렸다. 너에게, 남에게 솔직해라. 세상을 더 긍정해라. 

 다시 또 다짐해본다. '나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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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한정 특별판)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지음, 류승경 옮김 / 수오서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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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의 삶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기에 행복하다. 이런 만족은 세상에 대한 긍정에서 나온다. 한 사람의 삶과 가치관은 작품에도 녹아든다. 그래서인지 책에 실린 그녀의 그림은 참 따뜻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그녀는 그림으로 삶은 기억하고 세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도 언제나 그러고 싶다. 나를 기억하려고 일기를 쓴다. 세상과 소통하려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생각을 듣고 싶어서 트레바리도 한다.


그녀는 사람의 삶이란 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삶의 파도에 묻히지 않고 순간을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작가가 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의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고 유명한 작가가 됐다. 나는 때로 나이에 집착한다. 부끄러웠다. 그래서 앞으로는 몸은 늙더라도 마음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늘 새로워지고 싶다.


책을 보면서 인간의 진보를 생각했다. 지나치게 심각한 고민인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을 읽고 나서 생각이 좀 변했다. 여성참정권 때문이었다. 불과 백년 전만 해도 당연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은 당연해 졌다. 인류의 역사를 놓고 보면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정말 행복해 진 것일까? 모지스 할머니는가 살던 그때보다 지금이 물질적으로 더 풍요롭고 편리할 텐데. 현대의 사람들은 남보다 갖지 못해서 불행하다. 때로는 남보다 더 가지고도 행복하지 못하다. 왜일까? 그래서 생각해 봤다. 그녀가 행복한 이유를. 그녀는 사람을 사랑하고 자기 일을 사랑한다. 있는 그대로의 주어진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한다. 그런 마음이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하나의 열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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