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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당신에게 글쓰기를 권합니다
박미라 지음 / 그래도봄 / 2021년 10월
평점 :
요즘 내가 하루를 보내던 중에 '이건 꼭 글로 남겨 두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체로 아이의 말이나 행동, 성장과 관련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아이가 나에게 대뜸 "엄마 사랑해"라고 이야기 하기에 "엄마도 너무너무 사랑해!"라고 답했더니 "엄마, (나를) 몇 사랑해?"라고 정확한 수치를 물을 때라던지, 아직 가르쳐준 적이 없는 덧셈이나 뺄셈을 신기하게도 맞출 때 이건 꼭 기록해 놓아야지 하고 생각한다.
또 나는 언제 글쓰기를 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의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어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그 답답한 마음을 언제나 글로 남겨두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나의 일기장은 행복한 날들의 기록은 거의 없고 힘든 날들의 그 감정들만 자세히도 기록이 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아이가 어릴 때 아이와 보내는 사소하고도 행복한 일상을 일기로 남겨 둔다면 훗날 시간이 흘러 굉장히 큰 위안이 될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로는 아이와 특별할 것이 없는 하루였을지라도 짧게나마 일기를 쓰려고 했고,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은 후에 읽어보아도 아이와의 어느 하루가 생동감 있는 어떤 날로 기록되어져 있다는 것이 어쩐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위안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저 내가 쓴 글을 소중하게 여기는 건 나의 개인적인 성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글쓰기가 가지는 힘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는 글쓰기에는 중요한 다섯 가지의 치유 기능이 있다고 했는데 첫째, 생각을 단순화하기와 둘째, 내면과의 대화 기능, 셋째,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만드는 매체이자, 넷째, 거리두기(사건에서 멀어지기)이며, 마지막은 나의 마음과 상태를 계속해서 관찰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저자는 글쓰기는 많은 과정을 지나 결국 궁극적으로 다다르고자 하는 곳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과 인식이라고 하였다. 즉, 지속적인 글쓰기를 통해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직면하게 되고, 이를 통해 자기 자신을 찾는 본격적인 여정에 들어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글쓰기가 가지는 치유의 힘에 대해 설명하고, 2부에서는 무엇을 쓸 것인지 글감을 찾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3부에서는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쓸 것인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책 중간 중간에는 실제 저자가 주최하는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글이 원문 그대로 인용되어 삽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읽는 내내 그 어떤 매개체보다도 강렬히 한 인간의 인생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가 가지는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오늘 쓴 일기를 다음날 선생님의 별 도장 갯수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었는지 일기쓰기를 잘 해내야 하는 하나의 과제처럼 느꼈던 기억이 난다. 한편, 이제는 누구도 나에게 일기를 써오라고 하지 않고 당연히 평가를 받지도 않지만 나는 지금 오늘도 일기를 쓰고 평범한 오늘을 기록한다. 이렇듯 나에게 글쓰기란,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 소중한 기록은 또 내일을 더 없이 소중하게 보내게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몸소 느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글쓰기가 얼마나 긍정적인 힘을 가지는지 더욱 잘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지금보다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조금 더 자주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만약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면,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었으며, 이 글은 본인의 주관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