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소의 바울로(바울)와 파트모스의 요한은 모두 하느님의 통치가 땅 위에 다가오는 완성을 상상하고 선포하기 위해, 황제의 방문을 모델로 삼았다. - P65

바울로는 데살로니카 1서에서 그리스도의 "오심/재림"(parousia)을이렇게 잘 알려진 제국의 중요 인물의 방문과 적절한 환영(영접, apantesis)이라는 모체 안에서 표현하고 있다. 데살로니카 1서 4:15에서본 것과는 달리, 바울로는 또 2:19에서 "우리 주님의 오심(parousia)," 3:13에서 "우리 주 예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와 함께 다시 오시는(parousia) 날" 5:23에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parousia) 날까지"라고 언급한다. - P67

성문을 향해 가는 길옆에는 가장 영예롭게 죽은 자들의 무덤이 줄지어 있기 때문에, 어떤 제국(황제)의 방문에서도 그들이 바로 제국(황제)의 공식적 도착에서 첫 환영자들이었다(예를 들어, 튀르키예의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로 가는 북쪽 도로를 생각하라). 제국의 이런 방문(parousia)/만남(apantsis) 모델에서 배운 놀라운 통찰을 통해서 바울로는 데살로니카인들에게 가장 영예롭게 죽은 자들인 순교자들이그리스도를 먼저 환영하고, 그다음에 살아있는 자들도 환영하는 것으로 확신시켜 주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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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마치 현금 인출기처럼 되고 말았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담보 가치가 증가함에 따라 주택 소유자는 주택의 가치를 잠금 해제해서
신차 구입, 휴가, 결혼식, 자녀 교육비 등 원하는 용도에 쓸 현금을 미리확보할 수 있도록 재대출을 권유받았다. ‘잠금 해제된 가치‘는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한 불로소득이다. 이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에서 나오지 않으며, 오히려 생산적인 활동에 자원이 투입되지 못하게 방해한다. - P155

마이클 허드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주식의 평균 보유 기간은 20초, 외환의 평균 보유 기간은 30초라고 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어떤 거래는 경제에 유익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어떤 거래는 다른 사람들이 부를 추출하는 것을 돕고서 그 일부를 대가로 받는 간접적인 부 추출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문화변화연구센터 연구원들은 이를 ‘가치 절도‘라고 부르며, 금융중개인들이 금융 부문 성장의 숨겨진 수혜자였음을 보여준다. - P160

임원은 기업 수입의 처분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직책임을 기억하라. 상위 계층 사람들은항상 다른 사람보다 자신들을 먼저 챙기는 경향이 있다. - P164

투기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그와 관련되는 행위인 헤징hedging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헤징은 한 활동에서 발생하는 손실이 다른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상쇄되도록 해서 손실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 P168

이자율이 낮은 국가(예컨대 2007년의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서 이자율과 수익률이 높은 국가에서 대출하거나 ‘투자‘해서 차익을 챙기는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에 대해 살펴보자. 이 또한 투기의 한 형태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의 배후에는 자금원 중 하나였던 일본 엔화가 있었다. 캐리 트레이드는 높은 이자율에 대해서는 하방 압력을, 낮은 이자율에 대해서는 상방 압력을 가한다. 이자율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 차입자가 혜택을 입거나 약탈적 대출이 촉진된다. 투자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이자율을 낮게 유지하는 국가에서는 캐리 트레이드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정책이 좌초할 수 있다. 경제발전에 대한 국가의 자기결정권이 약해지는 것이다. - P173

최근 수십 년 사이에 중요해졌으며 위기 발발에 큰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기가 점점 더 과열되고 위험한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빌린 돈을 가지고 더 큰 베팅을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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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강박, 의존의 관계는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셋 다 우울증과 나름대로 연관이 있지만 증세가 심해지면 그 경계가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그간 임상 경험을 통해 잘 아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마음의 고통에 무감각해지려고 술이나 기타 약물에 의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신체적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것을막으려고 강박적으로 다시 술이나 약물에 취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의존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 P157

내 독립적이고 안정되어 보이는 겉모습 뒤에 숨은 또 다른 존재는, 자신감 없고 애정에 굶주린 데다가, 불안하고 자기 확신이 없을 때가 많았다. 내가 그리도 자주 느꼈던 절박함은, 타인의 영혼에 닿으려는 강박적 욕구였다. 그럼으로써 내 찢어진 상처를 깁고, 마음속 깊은 곳의 절망감을 잠재우고 싶었다. - P168

정신병원은 안식처 역할을 해야 한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힘들 만큼 심한 압박감을 겪는 사람은 세상에서 떨어져 온전히 회복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그런 위기에 처한 사람은 정신병원을 뜻하는 영어 단어 ‘asylum‘의 본래 의미처럼, 몸을 피할 곳, 연민의 정, 그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제공받아야 한다.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들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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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문장에 집착하는 편이다. ‘시베리아의 땅은 무너지기 직전의 천장이나 다름없었다‘로 시작했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녹아 버린 얼음에 흠뻑 젖은 데다가 선사시대의 매머드 사체로 물컹해진 시베리아의 땅은 무너지기 직전의 천장이나 다름없었다. - P11

단골들은 괜찮을 것이라는 착각에 계속 빠져 있기 위해 예의상 박수를 쳐 주곤 했다. 진정한 코미디언으로 먹고살고 싶다는 희망을 거의 포기했을 때 매니저에게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전화가 왔다.
"안락사 공원이라고 들어봤어?"
이른 아침이었다. 나는 미화원 작업복을 입던 중이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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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자는 지대나 이자뿐만 아니라 자산의 시장 가격 상승분인 ‘자본이득‘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자본이득을 실현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지만, 계속 보유하더라도 미실현 자본이득 덕분에 회계장부 상태가 개선되고 대출 시 적용되는 담보가치도 늘어난다. - P150

주식이나 주택과 같은 자산의 경우, 은행 신용의 팽창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경우 공급 측면에서 반응이 일어나기는 어려우므로 가격이 상승한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소유자는 금융자산 측면(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잠재적 청구권)에서 서류상 더 부유해지지만, 이는 추가적인 부의 창출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이런 자산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을 포함한 다른 이들의 희생이 수반되어야 한다.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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