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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에서 만나요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만에 재회한 유시진의 작품이다.
간만에 만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지만 마음을 비우고(과한 기대로 상처받은 작품이 많았던지라.. )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사이비와 사이언 꽤나 장난기 넘치는 등장인물의 작명센스만큼이나 일상 속의 유쾌함이 느껴지는 생활만화랄까...
서문에 만화가 아닌 다른 작업으로 외도를 하다 다시 돌아왔다고, 유난히 작업시간이 길어서 걱정이 앞선다고.. 하는 말에 그래도 용케 험난한 만화로 돌아왔다 싶어 반가운 한편, 한 번 뜨고 나면 작품의 수준이 떨어지는 만화가들을 적잖이 본 터라 내심 이작가는 어떤가 싶기도 했었다.
그녀의 작품은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에 매료돼 신작이 나올 때마다 꼭꼭 챙겨 보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게 하는 조급함이 있었다. 단편이나 중편이 아닌 장편이다 싶은 작품을 접하면, 1권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이거 어떻게 마무리 할려나 걱정부터 앞서게 할 만큼, 진행과정에서의 갑갑함과 조바심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전해져 조마조마해지고 결국에는 완결에의 의지만을 접하고야 마는... 안타까움이 들게하는 작가였다.
그런데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전작들에서 곧잘 발견하는 거창함(이 또한 그녀의 매력이지만 언제나 끝까지 밀고가는 호흡이 약했던 터라)과 조바심이 아닌 여유로움과 일상적이면서도 그녀만의 감성이 자연스레 배어나는 편안함에 감동하고 말았다. 데뷔를 하고 몇몇 작품을 발표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이먹고 그 속에서 배어나는 편안함을 보여준 만화가가 너무도 드물었기에 정말 반가웠다.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연재를 기다려야하는 고통에 괴롭지만, 작가의 여유로움에 감동해 버린 만큼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비우고 먼훗날(?) 재회할 2권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