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인가, 아는 선배가 하루키 글에서 봤다면서 대충 이런 내용의 말을 했었다.
'나중에 시간나면' 이라는 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던가...
그때도 참 기막히게 맞는 말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느순간 없는 시제를 기다리며 지내온 듯한 나를 발견한다.
시간나면... 시간은 내는 거지 나는 게 아니더라...
예전에 꽤나 뻔질나게 알라딘에 들러서 책구경도 하고, 책얘기(리뷰)도 듣고
얘는 이게 이뿌고, 쟤는 저게 이뿌고 각종 유혹에 빠지기도 뿌리치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새' 책없이도 잘만 살아가는 나를 발견했다.
구관이 명관이라지만 늘 새 책(새로 사서 내 방 책장에 고이 모셔두는 책)을 그리워하던 내가 말이다.
그동안 참 '나' 를 안 챙겨주며 살았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없는 시제에 목말라온 나를 위해
이제라도 책과의 데이트를 주선해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