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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열매술꾼 ㅣ 열림원 이삭줍기 1
아모스 투투올라 지음, 장경렬 옮김 / 열림원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사게 된건, 솔직히 부담없는 가격대에 혹한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프리카 땅의 허풍선이는 어떨까하는 궁금증에서였다. 우리나라에는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 있고, 유럽에는 대포알을 타고 날아가는 허풍선이 남작이 있었는데 아프리카 땅에서는 '이 세상에서 할 수 없는 일이란 하나도 없는 신들의 아버지'라며 허풍을 떨어대는 사내가 있다는데 궁금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설레임을 안고 생소한 자연환경과 생활모습에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고 있는데, 어째 이야기가 황당해진다... 거참, 하루종일 술먹는 것외엔 관심도 없던 술꾼이, 술시중 들어주는 하인 놈이 죽었다고 그 놈 찾으러 떠난단다. 이런 웃긴 놈이 있나. 사람이 죽었는데 어디 옆 동네로 이사간 사람 찾듯 떠난다고 찾아질 줄 아냐며 속으로 비웃고 있는데, 허걱 이 술꾼 장난아니다. 남의 동네가서 그 하인놈 찾다가, 자기가 하나님의 아빠라며 죽음까지 그물로 잡아올려 버리는 데... 쩝.. 정말 할 말 잃어버린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원리원칙적인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에겐 이 책 절대 안 권한다. 초반부터 이렇게 황당한데 더욱더 거창해지는 이야기들을 어찌 감당하누... 그러나-바뜨 그물에 잡히는 죽음을 보고 고소하다며 박수칠 수 있는 사람에겐 적극 권장한다. 그리고 술꾼이 늘어놓는 끊임없이 펼쳐놓는 황당한 허풍에 귀를 기울여주는 아량도 있음 좋다. 또한 아무 계획 없이 하인 놈을 무작정 찾아헤메며, 이 마을가서 찔러보고 저 마을 가서 찔러보는 헛짓거리들에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있어 할 수 있음 이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