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밥 먹구 가 - 오한숙희의 자연주의 여성학
오한숙희 지음 / 여성신문사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가끔 토론 프로그램에서 언제나 여성의 입장으로 토론에 참가하던 오한숙희씨의 모습을 보았더랬다. 저 사람 참 열심히 사는구나,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구나 하면서도 공격적인 그네의 모습에 주위를 향해 가시를 세우는 고슴도치같아 차마 다가서지 않았었다. 물론 다가서면 아플만큼 뾰족하지는 않지만 가까이하기엔 웬지모를 부담스러움이었달까. 그래서 나에게 있어 그네는 응원만 할 뿐, 가까이 다가설 생각은 그리 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얼마전에 케이블TV에서 본 그네의 모습은, 밥먹고 가라는 말이 주는 살가움, 밥 먹이는 마음에 담긴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 주어도 주어도 넘쳐나는 넉넉함이었다. 그 모습에 그네를 너무도 만나보고 싶어 처음으로 그네의 책을 펼쳐들었다. 나에게 있어 여성주의는 비록 옳은 이야기지만 늘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이 책에는 흔히 공격적으로 비쳐지는 그런 여성주의는 없었다. 그리고 작가의 이력을 모른채 읽는다면 정말 편안하고 넉넉한 에세이로 비춰질 뿐, 여성주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이게 여성주의라고? 하며 반문할 지도 모르는 글이다. 하지만 글 하나하나마다 묻어나는 가족에 대한 애정, 이웃에 대한 애정 그리고 나아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애정에 밥을 먹지 않아도 걸지게 차려진 밥상을 받아먹은 만큼이나 배부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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