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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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십각관, 시계관으로 처음 관 시리즈를 접했다. 관 시리즈라면 으레 저 정도는 하겠지 생각했지만 수차관, 미로관을 읽고나선 동 작가의 책이라도 과연 질이 다 같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흑묘관의 살인은 어느쪽이냐면 십각관쪽에 속한다. 우선 관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있다.  살인사건을 부르는 나카무라 세이지가 만든 건물, 폐소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살인, 깊어지는 의문. 책에서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누가봐도 놀랍고 납득이가는 트릭이 제시되기도 한다. 조금 읽다보면 사건의 진상이나 등장인물의 정체는 다 눈치챘다고 착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지막에 밝혀지는 결말은 전형적인 틀로 사고하던 독자에게 통렬한 일격을 가한다.

 

모처럼 관시리즈다운 책을 읽었다. 다음에 번역되어 나올 책도 흑묘관처럼 즐거운 책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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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할리의 마차
히로아키 사무라 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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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한의 주인'의 작가가 그린 작품이고, 왠지 모르게 화제성을 띄고 있길래 접해보았다.

최악이었다.

 

무한의 주인에서도 꽤나 높은 수준의 잔인,선정성을 보여줬지만 이 브래드 할리의 마차라는 만화에서는 '도'를 넘어섰다. 가슴 몽우리도 안 잡힌 여자아이들을 죄수들 성노리개로 던져준다는 정신나간 발상에서부터, 여자아이들의 신체가 잔혹하게 훼손되는 장면들을 보면서 역겨움이 느껴졌다.

이 만화가 타산지석의 역설적 교훈이라도 담고 있는 만화가 아닌가 재고해볼려고 해도 잔인하기까지한 이야기들이나 엽기적인 묘사들에서 어떠한 예술적 가치도 느낄 수 없었다.

 

여가부나 방통위에서 각종 매체를 가위질하는 것을 보고 고소를 금치 못했건만 이 쓰레기 같은 만화책을 판금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하고 싶을 정도다. 아... 뒷맛이 너무도 더러운 만화책이다. 왜 미성년 대상 성범죄자를 갈기갈기 찢어발겨버려야 되는지는 확실히 공감하게 된게 이 드러운 작품이 남겨준 유일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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ふたりの距離の槪算 (角川文庫) (文庫)
米澤 穗信 / 角川書店(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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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 사이의 거리 계산'은 절찬리에 방영된 애니메이션 '빙과'의 후속 내용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해가 바뀌어 2학년으로 진급한 호타로들. 2년생이 되어 신입부원을 들이려고 노력하지만 결과는 신통지 않다. 그러던 차에 밝고 할기찬 신입생 '오오히나타'가 고전부에 가입부 신청을 해온다. 고전부다운 즐거운 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여기던 찰라 갑자기 오오히나타는 퇴부 신청을 하고, 그 이튿날 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호타로는 오오히나타가 왜 고전부에서 퇴부했는지 추리해나간다.

 

애니메이션 '빙과'는 접해보았지만 요네자와 호노부의 '빙과'는 처음 접해보았다. 느낀바로는 애니메이션이 원작의 맛을 참 잘 살렸다. 쇼(省) 에너르기 주의자 호타로의 회색빛 시점에서 전개되는 5권.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싱크로가 워낙 높아 자연스럽게 내 머리속에서는 제작되지 않았을 5권 내용이 애니메이션화 되서 그려질 정도로 닮았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22화 이후의 후일담, 호타로의 생일잔치, 신입생 권유회에서 호타로의 추리와 같은 권내 단편들은 빙과다운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마라톤 코스를 따라가면서 오오히나타의 심경을 추리해나가는 과정도 여태껏 보지 못한 색다른 구성이었다.주인공들이 고교생이다보니 '한밤의 산책'에서 느꼈던 고교생다운 풋풋한 매력도 한 껏느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만을 보고 곁다리로 읽어본 원작이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이 5권도 ova화 내지 극장판 형식으로라도 발매되길 기대해본다. 나아가 2~3년에 한권이라는 늦은 속도지만 언젠가는 나올 6권도 오매불망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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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노부나가 전7권 세트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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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하기 그지없는 요즈음 할 일없이 노닐다가 오다 노부나가 7권을 꺼내들었다. 흥미롭게 읽은 대망작가가 쓴 작품이니 어디 읽어볼까 싶은 정도로. 그길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7권을 한번에 다 읽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한채.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을 꼽으면 첫손가락에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오와리 최고의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그가 품은 천하포무의 웅지를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자포자기했다, 정신이 나갔다라는 파격적행보가 뒤돌아보면 몇 수 앞의 대국을 예상한 행보였다는 것을 안 그의 적은 물론 가신들마저 전율을 금치 못했다.노부나가가가 자신과 동격으로 인정한 자는 뒷날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뿐이었다. 아니 이들 조차 종종 노부나가보다 몇 발자국 뒤쳐졌다.

 

오다 노부나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대대로 분열되어 있던 오와리를 통일하고 최강의 다이묘라는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목을 벤다. 장인 살무사 사이토 도산의 유지대로 미노를 거머쥐고, 눈치나 보던 다른 다이묘와 달리 순식간에 요시아키를 쇼군으로 세우고 천하를 거머쥔다.

뒤늦게야 오다 노부나가를 질시하고 아사이, 아사쿠라, 신겐, 겐신등이 덤벼든다. 그러나 이 파격의 천재 앞에서는 노부나가의 생명의 위협마저 느끼게 한 노부나가 포위망도, 풍림화산 최강의 다케다 군단도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무사 개개인의 용기가 승패를 좌우하던 시대애 노부나가는 당시에 막 도입되던 총의 위력을 절감하고 최강의 철포대를 육성한다.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일본도를 빼들고 도전하던 구시대의 무사들은 말그대로 시체의 산을 쌓고 노부나가에게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보통의 다이묘들은 관문을 쌓고 통행을 막아 수입을 얻는데 만족했다.노부나가는 세금을 없애고 관문은 허문다. 자연스럽게 상공인들이 모이고 성시는 번창한다. 세금도 거두지 않고도 노부나가는 일본 굴지의 부호가 된다.

 

전국시대의 다이묘들 누구나 천하를 꿈꿨다. 그러나 지금껏 천하를 꿈꾸는 자들은 그저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을 가진 그릇밖에 못됐다. 노부나가는 달랐다. 노부나가는 새시대를 꿈꿨다.

백성을 도탄에 빠트리는 전란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천황을 중심으로 한 새 질서를 편성한다.

서양와 교역하여 문물을 받아들이고 상공업을 장려하여 세계 속의 일본으로 나아간다. 노부나가의 야망이 실현되었다면 역사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어느시대든 파격의 천재는 미움을 받는다.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적들이 끊임없이 생긴다. 보다 빨리 전란을 끝내기 위한 그의 잔인한 진압작전은 그를 제육천대마왕으로 두려워하는 적들을 양산해 낼 뿐이었다. 결국 인생 오십세라는 그가 즐기던 아쓰모리 한구절대로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으로 혼노지에서 천재는 지고만다. 이것이 노부나가의 한계였다. 그보다 자질이 뒤 떨어졌던 도요토미, 도쿠가와 였지만 그들은 뒤쳐진 자들을 포용할 줄 알았다. 멍청한자들이 환상을 품도록 달콤한 얘기를 들려줄 줄 알았다.

 

눈이 너무 아파서 눈을 비비적거리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밤이었다. 노부나가라는 파격의 천재의 격동적인 삶을 다룬 '오다 노부나가'는 한 숨돌릴 틈도 없이 7권을 다 읽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오다 노부나가라는 천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린  천재 율리우스 카이사르 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대망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랬던 것 처럼 오다 노부나가의 노부나가도 내게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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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영멘 6
나카무라 히카루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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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인트 영멘이 1권짜리 단편이라면 참신한 소재와 쏟아지는 폭소에 별 5개를 줘도 모자랐을게다. 그러나 7권까지 시종일관 똑같은 소재를 지긋지긋하게 우려먹는데는 별 한개도 아깝다.

 

심심하면 기적이 어쩌니, 옛날에 어쩌니 하고 오도방정 억지 개그로 웃길려고 해봐야 웃는 놈이 바보다. 다른 만화책 보다 배는 비싼 책값이 아깝고, 이런 만화책 번역에 공을 들일봐에 다른 좋은 작품 많이 소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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