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 노부나가 전7권 세트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한가하기 그지없는 요즈음 할 일없이 노닐다가 오다 노부나가 7권을 꺼내들었다. 흥미롭게 읽은 대망작가가 쓴 작품이니 어디 읽어볼까 싶은 정도로. 그길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7권을 한번에 다 읽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한채.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을 꼽으면 첫손가락에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오와리 최고의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던 그가 품은 천하포무의 웅지를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자포자기했다, 정신이 나갔다라는 파격적행보가 뒤돌아보면 몇 수 앞의 대국을 예상한 행보였다는 것을 안 그의 적은 물론 가신들마저 전율을 금치 못했다.노부나가가가 자신과 동격으로 인정한 자는 뒷날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뿐이었다. 아니 이들 조차 종종 노부나가보다 몇 발자국 뒤쳐졌다.

 

오다 노부나가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대대로 분열되어 있던 오와리를 통일하고 최강의 다이묘라는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목을 벤다. 장인 살무사 사이토 도산의 유지대로 미노를 거머쥐고, 눈치나 보던 다른 다이묘와 달리 순식간에 요시아키를 쇼군으로 세우고 천하를 거머쥔다.

뒤늦게야 오다 노부나가를 질시하고 아사이, 아사쿠라, 신겐, 겐신등이 덤벼든다. 그러나 이 파격의 천재 앞에서는 노부나가의 생명의 위협마저 느끼게 한 노부나가 포위망도, 풍림화산 최강의 다케다 군단도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무사 개개인의 용기가 승패를 좌우하던 시대애 노부나가는 당시에 막 도입되던 총의 위력을 절감하고 최강의 철포대를 육성한다.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일본도를 빼들고 도전하던 구시대의 무사들은 말그대로 시체의 산을 쌓고 노부나가에게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보통의 다이묘들은 관문을 쌓고 통행을 막아 수입을 얻는데 만족했다.노부나가는 세금을 없애고 관문은 허문다. 자연스럽게 상공인들이 모이고 성시는 번창한다. 세금도 거두지 않고도 노부나가는 일본 굴지의 부호가 된다.

 

전국시대의 다이묘들 누구나 천하를 꿈꿨다. 그러나 지금껏 천하를 꿈꾸는 자들은 그저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을 가진 그릇밖에 못됐다. 노부나가는 달랐다. 노부나가는 새시대를 꿈꿨다.

백성을 도탄에 빠트리는 전란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천황을 중심으로 한 새 질서를 편성한다.

서양와 교역하여 문물을 받아들이고 상공업을 장려하여 세계 속의 일본으로 나아간다. 노부나가의 야망이 실현되었다면 역사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어느시대든 파격의 천재는 미움을 받는다.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적들이 끊임없이 생긴다. 보다 빨리 전란을 끝내기 위한 그의 잔인한 진압작전은 그를 제육천대마왕으로 두려워하는 적들을 양산해 낼 뿐이었다. 결국 인생 오십세라는 그가 즐기던 아쓰모리 한구절대로 아케치 미쓰히데의 모반으로 혼노지에서 천재는 지고만다. 이것이 노부나가의 한계였다. 그보다 자질이 뒤 떨어졌던 도요토미, 도쿠가와 였지만 그들은 뒤쳐진 자들을 포용할 줄 알았다. 멍청한자들이 환상을 품도록 달콤한 얘기를 들려줄 줄 알았다.

 

눈이 너무 아파서 눈을 비비적거리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밤이었다. 노부나가라는 파격의 천재의 격동적인 삶을 다룬 '오다 노부나가'는 한 숨돌릴 틈도 없이 7권을 다 읽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오다 노부나가라는 천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린  천재 율리우스 카이사르 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대망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랬던 것 처럼 오다 노부나가의 노부나가도 내게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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