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사 28
CLAMP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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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램프의 출세작인 카드 좋아하는 소녀(?) 사쿠라.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 사쿠라와 샤오랑이 나오는 츠바사에 많은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이게 뭐람.시공을 넘나들며 모험을 하는 평범한 소재를 제외하곤 클램프 만화에 등장했던 온갖 캐릭터들이 다 등장하는 게 다인걸. 내심 '뭐야, 이제 소재가 떨어지니 우려먹긴가'하고 썩소를 지었다. 책 값도 만만치 않기에 어느 시점엔 아얘 보지 않게 되버렸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다시 읽게 되며 생각이 확 바꼈다. 이건 클램프의 작품 중에서도 길이 남을 수작이다! 

예쁜 만화 그림체 중에서도 수려한 클램프의 그림 솜씨는 이제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츠바사에 나오는 사쿠라 등과 과거 원작 그림체를 비교해 보면 그 동안 클램프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을정도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의상부터 16등신(?) 인체비례까지 그림 하나하나가 포스터로 만들어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카드캡터 사쿠라가 나오기에 기대했던 밝고 명랑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얘기가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주인공들의 어둠과 그림자가 들어나며 더 이상 즐거운 모험담이 아니게 된다. 각자의 과거, 그림자와의 처절한 투쟁으로 바뀌어 간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서로의 희생, 우정, 용기는 재미이상의 감동을 선사해준다. 

그림체에 비해 단순하다는 평까지 듣는 클램프류 스토리, 그러나 츠바사에서는 다르다. 놀랍도록 치밀하고 곳곳에 숨은 복선과 반전이 뒤통수를 친다. 궁금함을 참지 못해 인터넷 검색으로 그 재미를 반감시켜 버렸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본다면 감탄을 금치 못할게다. 그러나 스토리가 치밀하고 복선과 반전이 많다는 건 복잡하다는 얘기. 초등학생이 봐도 이해할 수 있었던 클램프 작품은 이제 2~3번 읽어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헷갈린다. 시, 공간이 왔다갔다 하고, 평행차원에 동일인물, 복제, 쌍둥이 등 정신이 하나도 없다!   

츠바사에서 클램프의 작품의 완성형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그림체, 치밀한 스토리, 감동. 지금도 활발하고 활동하고 있기에 어디까지 진화할지 더욱 기대된다. 더불어 츠바사의 자매만화인 xxx홀릭의 완결도 어서 나오길 손꼽아 기다린다.

ps : 카드캡터 사쿠라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 고교 때 접했는데, 결말에 결말에 가서야 겨우 진 사쿠라를 볼 수 있었다. 여전히 예쁘고 귀엽다.  카메오 출연시 대사는 역시나,'다 잘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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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1 - 의지 1889~1936 문제적 인간 5
이언 커쇼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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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지 어느덧 반세기가 훌쩍지나버렸다. 어느덧 히틀러나 나치는 금기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 아이콘으로 등장한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분야만 들자해도 건담이나 은하영웅전설의 '제국'은 히틀러식 경례부터 시작해서 군국주의 색채, 카리스마적 지도자까지 명백히 제 3제국을 본땄다. 내 알라딘 서재제호를 따온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는 아얘 제 2의 히틀러 만들기 프로젝트까지 등장하니. 그외 각종 영화, 광고에서도 심심치 않게 관련 소재를 만날 수 있고, 일부 밀리터리 메니아 계층에서는 '나치를 지지한다'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아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으니. 나 자신도 그러한 문화를 향유하기만 했지, 정작 히틀러가 어떠한 인간이었고 그가 무슨일을 저질렀는지에 관하여는 일자무식이었다. 기껏해야 조잡한 2차세계대전 전사에 관한 관심정돌까. 

이언 커쇼의 '히틀러' 두권을 겹치면 여태껏 내가  알고 있는 걸로 가장 두꺼운 민법 책을 두께를 능가한다. 그 안에는 히틀러의 가장 내밀한 내심에서부터 세계사를 뒤흔든 결정까지 모든 것이 담겨있다.  

몬스터의 천재 '요한'이 히틀러를 모델로 한 것이라 하고, 전쟁 초반 히틀러의 눈부신 전적등을 떠올리며 히틀러는 일종의 천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의 유년 시절은 젊은날은 속된말로 '찌질하기' 그지없었다. 조실부모하고 변변한 직업도 없이 큰소리나 뻥뻥쳐대고, 요즘으로보면 '보수꼴통 민족주의자'에, 패인들 인터넷 뉴스 댓글다는마냥 조그만한 카페에서 난상토론을 벌이는게 그의 전부였다. 장래없는 젊은이가 '지도자 히틀러'가 된 것은 그의 뜻밖의 재능 '천재적인 연설가, 선동의 대가'에 힘입은 바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되다 만 민주주의 국가 독일의 한계, 그리고 독일에 열등감과 원망을 심어준 서구열강들이 '지도자 히틀러' 탄생에 가장 큰 몫을 담당했다. 찌질이를 위대한 독일민족의 영웅, 지도자 히틀러로 만든 것은 장차 그 그릇된 선택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독일인들과 1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었다.  

시대가 히틀러를 만든 것처럼, 정신나간 히틀러의 전쟁구상을 현실화 시켜준 것도 지도자 신화를 맹신하는 독일인들과 유약하고 분열된 세계 정세였다. 어느덧 '찌질이 히틀러'는 정말로 자신이야 말로 독일민족의 구세주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맹신하기에 이르렀고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큰 피해를 낳은 2차 세계대전의 포문을 열게 된다.

파시즘광기와 인류의 재앙 2차세계대전은 왜 일어나는가? 정답은 '악마적인 천재 히틀러 탓'이 아니라 '그 시대 모든 독일인들과 세계대전 관련국'들이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제 3제국의 다양한 인물상과, 히틀러가 어떻게 독일을 장악하고 세계 평화를 뒤흔들었는가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이 무지막지한 두께에 책에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는 사료들로부터, 굵직굵직한 정세까지 빠짐없이 담아낸 작가에게는 정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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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 Gantz 28
오쿠 히로야 지음 / 시공사(만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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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좀 본다는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접해봤을 유명한 만화다. 나 자신도 거의 7~8년전에 처음 간츠를 접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어린마음(?)'에 간츠는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마침내 아저씨가 다되서야 동심의 세계를 넘어서 다시금 간츠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됐다.  

간츠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선정성. 간츠의 여성캐릭터는 'SEXY'라는 말이나 '관능적' 이라는 말을 사전 안 찾아보고도 직감으로 알게 해준다. 여성을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는 대상으로 그린 만화는 수도 없이 많지만, 간츠에 비하면 초등학생 그림대회 수준이랄까. 단역으로 사라져버리는 여자 캐릭터 마저 그렇게 예쁘고 육감적일수가 없다. 퀸 오브 히로인인 레이카양의 얼굴과 몸매 묘사는 이미 예술의 반열에 도달했다. 간츠는 인체의 리얼리티(?)를 선호한다. 팔, 다리 분해는 얘들장난이요 내장적출, 뇌 모형관찰, 능지처참은 예사로운 일이다. 전자의 선정성이야 즐겁기라도 하지만 후자의 선정성은 아저씨가 되서도 난이도가 많이 높았다. 

그림체만으로도 간츠는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그렇다고 밑도 끝도없이 그걸로 땡은 아니다. 제각각 일그러진 삶을 살다가 죽어서 간츠의 세계에 온 사람들. 사지분해 사투를 벌이면서 삶과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저 살기위해 싸우다가 자기의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더욱더 강해지는 모습에서는 뜨거운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느새 슬슬 마무리 단계로 들어간 간츠. 초반부에 비해 퀄리티는 갈수록 높아가지만, 연재속도가 점점 떨어져 그래도 완결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듯하다. 이 작가의 그림체를 그대로 유지하고 선정성을 조금줄이며, 괜찮은 스토리 작가가 더해진다면 최고의 명작이 나올듯도 한데 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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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비 6
후루야 미노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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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대원에서 하는 이벤트에 당첨되서 1권을 받아들게 되었다. 줄려면 좀 좋은 책 주지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신간을 주냐고 투덜거리면서도 봤는데, '어, 이게 의외로 엄청재미있다?' 

일단 동작가는 괴작으로 널리 알려진 '이나중 탁구부'로 널리 알려진 작가다. 그런만큼 어느 정도의 퀄리티는 보장된셈. 낮비의 소재는 요즘 이슈화 되고 있는 젊은이들의 실업, 방황, 그리고 소위 '사이코패스'라는 무차별 살인범이다.  

각각 나이가 30대, 20대중반에 다다른 주인공과 그의 친구 안도씨는 비일용직, 그것도 남성에게 '천한일'로 여겨질 청소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인식은 이런데, 일본은 또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한 점 희망도 없이 그저하루하루를 소비하며 살아온 그들에게 갑자기 '사랑'이라는 이름의 봄날이 찾아온다. 한편 이들의 봄날이 계기가 되어준 '사이코패스' 모리타. 고등학교 때 이지메를 당하다가 '각성'하여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쾌락을 위해 사람을 죽인다. 이 두세계의 젊은이들을 왔다갔다 하며 얘기가 전개된다. 

주인공과 안도의 사랑얘기, 그리고 꿈도 희망도 없는 무미건조한 젊은이들 이야기를 통해 뭔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줄 알았다. 왠걸... 6권까지 이네들은 갑작스럽게 이 찌질한 인생들이 뭐가 좋은지 스스로 사랑고백 해주는 미인 여자친구라는 봉을잡고, 그들 앞으로의 인생이나 젊음의 방황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주지 않는다. 결론은 참고 살다보면 예쁜 여자친구 생길지도 모르니 기회를 잘 잡아라인가?   쾌락살인자 사이코패스 모리타는 도대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람을 죽이는 모리타를 보면서 그저 혐오감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에 모리타가 내린 결론이라 해봐야 사람 가지가지 있으니 사람 죽이는 나같은 인간도 정상이요, 이제 사람 죽이기도 지치니 그만 죽을랜다 인데 도대체 이게 뭔소린지...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끌어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 얘기를 너무 넓히고, 극단적으로 이끌어가며 주체를 못하고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결말을 맺은 모양새다. 그냥 사이코는 빼고, 안도나 주인공 사랑 얘기나 인생얘기로 갔으면 좋을 법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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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자서전 - 전2권 김대중 자서전
김대중 지음 / 삼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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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도 한 복판에선 복날 개보다 DJ-노무현대통령이 더 까기 쉬웠다. 어린날 정치의식이고 뭐고 관심도 없던 나에게 DJ는 대통령병 환자요, 전라도 사람에다가 좌익용공빨갱이에, 다리 절뚝이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에대해 아는 것 하나 없었건만 그저 어른들 지나가는 말, 인터넷에 피상적으로 도는 이미지는 그대로 내 머리에 박혀있었다. 더욱이 MB 정권들어서 DJ의 햇볕정책의 한계가 부각되고, 그와 전대 노무현대통령까지의 정책이 모두 부정당하면서 DJ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더욱더 뚜렷해져갔다. 그래서 이책이 읽고 싶어졌다. 정말 DJ는 그뿐인가? 

 학교에서 불량한 녀석들이 약한얘들을 괴롭혀도, 선생님의 부조리에도, 군대에서의 지독한 악폐습 속에서도 그 조그만한 사회의 소악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게 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님은 대통령이 되기까지 평생에 걸쳐서 그것도 국가권력 전부를 상대로 하여 싸웠다. 단 한번의 타협도 없었다. 그 동안 그의 목숨을 노린 시도만 수회, 감옥에 갇히고, 연금당하기를 밥먹도록 했다. 그것도 자신의 이해관계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민주주의를 위해, 정의를 위해, 양심을 위해!  그가 대통령이기 이전에 평생에 걸쳐서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고 투쟁한 것 만으로도 김대중 선생은 역사에 평가받아 마땅한 위인이라 생각한다.  

그의 가장 큰 치적으로 꼽히는 대북관계개선과 남북 정상회담에 얽힌 뒷얘기들은 현장에 있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생생한 일화들로 무척 흥미로웠다. 대북정책을 제외하곤 잘 알지못했던 김대중 대통령의 치적들 - IMF 극복을 위한 4대개혁, 정부개편, 정보화 사회추진, 복지, 인권정책, 월드컵,ASEM과 같은 외교행사들 - 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김대중 자서전을 읽은 덕에 아무것도 모르면서 큰 분을 비하하고 욕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게 된 것. 편견에 치우친 사고에서 벗어나게 된것. 김대중 자서전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객관성의 회복'이야 말로 가장 큰 수확이었지만 반면 '객관성의 편중, 왜곡'은 김대중 자서전의 가장 큰 단점이라 해야 할게다. 

 역대 정권을 쥔 자들은 모두가 김대중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김대중 대통령이 속한 야권에서도, 같은 진영에서도 동지들만큼이나 입장을 달리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한 자들에 대한 평이 너무 박하다. 공과가 극명히 나뉘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라지만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극평들,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평에서 '과연 김대중 자서전을 모두 믿어야 할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그의 가장 큰 치적이지만, 작금에 와선 그의 가장 큰 실책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퍼주기식 지원,대북송금 사건, 그의 아들들의 부정, 노벨평화상 금품매수의혹 등도 뚜렷한 오점이다. JP와의 약속을 깨고 내각제 개헌을 시도조차 하지 않은 그의 정치적 배신들도. 그 모든것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결국은 내가 다 옳았다'라고 잘못을 인정하진 않지만, 과연 그러한가? 

그의 역동적인 삶이 그려지는 1권과 달리, 그저 대통령이 된 후 한 일을 건조하게 나열해놓은 2권은 자서전이 아니라 흡사 정책공보를 읽는 느낌이라 많이 아쉽기도 했다.

 그러함에도 김대중 선생이 일생을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불의와 싸워온 것은 ,그것은 어느 누구도 감히 따를 엄두가 안나는 위대한 투쟁이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리. 반세기동안의 남북대립에 그가 크나큰 이정표를 세웠다는 것은 그가 믿은 역사와 국민이 증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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