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1 - 의지 1889~1936 문제적 인간 5
이언 커쇼 지음, 이희재 옮김 / 교양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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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지 어느덧 반세기가 훌쩍지나버렸다. 어느덧 히틀러나 나치는 금기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 아이콘으로 등장한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분야만 들자해도 건담이나 은하영웅전설의 '제국'은 히틀러식 경례부터 시작해서 군국주의 색채, 카리스마적 지도자까지 명백히 제 3제국을 본땄다. 내 알라딘 서재제호를 따온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는 아얘 제 2의 히틀러 만들기 프로젝트까지 등장하니. 그외 각종 영화, 광고에서도 심심치 않게 관련 소재를 만날 수 있고, 일부 밀리터리 메니아 계층에서는 '나치를 지지한다'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돌아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으니. 나 자신도 그러한 문화를 향유하기만 했지, 정작 히틀러가 어떠한 인간이었고 그가 무슨일을 저질렀는지에 관하여는 일자무식이었다. 기껏해야 조잡한 2차세계대전 전사에 관한 관심정돌까. 

이언 커쇼의 '히틀러' 두권을 겹치면 여태껏 내가  알고 있는 걸로 가장 두꺼운 민법 책을 두께를 능가한다. 그 안에는 히틀러의 가장 내밀한 내심에서부터 세계사를 뒤흔든 결정까지 모든 것이 담겨있다.  

몬스터의 천재 '요한'이 히틀러를 모델로 한 것이라 하고, 전쟁 초반 히틀러의 눈부신 전적등을 떠올리며 히틀러는 일종의 천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의 유년 시절은 젊은날은 속된말로 '찌질하기' 그지없었다. 조실부모하고 변변한 직업도 없이 큰소리나 뻥뻥쳐대고, 요즘으로보면 '보수꼴통 민족주의자'에, 패인들 인터넷 뉴스 댓글다는마냥 조그만한 카페에서 난상토론을 벌이는게 그의 전부였다. 장래없는 젊은이가 '지도자 히틀러'가 된 것은 그의 뜻밖의 재능 '천재적인 연설가, 선동의 대가'에 힘입은 바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되다 만 민주주의 국가 독일의 한계, 그리고 독일에 열등감과 원망을 심어준 서구열강들이 '지도자 히틀러' 탄생에 가장 큰 몫을 담당했다. 찌질이를 위대한 독일민족의 영웅, 지도자 히틀러로 만든 것은 장차 그 그릇된 선택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독일인들과 1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이었다.  

시대가 히틀러를 만든 것처럼, 정신나간 히틀러의 전쟁구상을 현실화 시켜준 것도 지도자 신화를 맹신하는 독일인들과 유약하고 분열된 세계 정세였다. 어느덧 '찌질이 히틀러'는 정말로 자신이야 말로 독일민족의 구세주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맹신하기에 이르렀고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큰 피해를 낳은 2차 세계대전의 포문을 열게 된다.

파시즘광기와 인류의 재앙 2차세계대전은 왜 일어나는가? 정답은 '악마적인 천재 히틀러 탓'이 아니라 '그 시대 모든 독일인들과 세계대전 관련국'들이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제 3제국의 다양한 인물상과, 히틀러가 어떻게 독일을 장악하고 세계 평화를 뒤흔들었는가에 대한 의문도 풀렸다. 이 무지막지한 두께에 책에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는 사료들로부터, 굵직굵직한 정세까지 빠짐없이 담아낸 작가에게는 정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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