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룡 24
노기자카 타로 그림, 나가이 아키라 글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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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룡도 처음에는 그냥 유행 탄 만화에 불과했다. 이미 하얀거탑에서 20년전에 폭로한걸 한개도 아니도 3~4개만화가 동시에 '일본의사들은 출세에만 신경쓰고 환자는 뒷전이다'라고 뒷북을 치는 형국. 그렇고 그런만화들은 결국 다 흐지부지하게 끝이 나버렸지만 의룡은 아직까지도 살아남아 있다. 의룡은 무엇이 다른가? 

의룡작가는 하얀거탑작가분에게 저작료를 내야한다. 사실 똑같으니깐. 하얀거탑 2권까지 = 의룡 24권이다. 그런데 더 재미있다. 사실은 훨신 더 재미있다. 이미 소설, 드라마, 영화로 우려먹고 또 우려먹은 이 의사만화(라고 쓰고 정치만화인)를 다음권이 기다려지도록 만든다. 무슨말인지 못알아먹는 전문용어 제쳐두고서도, 다음권에서 저 환자는 어떻게 될 것인지, 또 그것이 교수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기대를 잔뜩 불러일으킨다. 백날 똑같은 소재를 써먹었다고 비판할 수는 있어도 그걸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것은 이미 새로운 창작의 범주다.  

일본만화답게 미형의 그림체이면서도(카토는 진짜 예쁘다! 그러면서도 능력도 좋지!) 사실적인 묘사도 다른 동소재 만화는 다 죽었는데 의룡만은 살아남은데 큰 몫을 담당했다. 

24권에서도 극적인 반전과 갈등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다죽어가던 노구치 교수가 발딱 일어나서 그런 폭탄발언을 할 지 누가알았으리오. 또 다시 25권이 나올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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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황기 45 - 완결
카와하라 마사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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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한 배경, 대충대충 그린듯한 그림체, 짧은 대사. 누가 소개해서 해황기를 보게 된다면 당장 뭐 이런걸 추천해줬다고 화낼지도 모를일. 그럴 땐 참고 한 3권만 보라고 말해주면 될 일. 딱 3권만 보고나면 밤을새서라도 끝을 봐야되는게 해황기니깐.  

벌써 완결이다.(벌써가 아니겠지만) 결말은 다소 밋밋한 느낌. 뭔가 좀 더 다른걸 바랬는데. 특이한 결말이라고도 하겠다. 주요 캐릭터 전원이 완결이후 어떻게 살다 세상을 떠났는지 전부 다나오니. 100살 넘게 살다 죽은 주인공 손자까지 볼 수 있으니 할 말다했다. 어떻게 맺어질까 궁금했던 판의 애정전선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샌델 교수도 울고갈만큼 공평한 결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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よつばと! (10) (コミック) よつばと! (コミック) 10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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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정식번역을 기다렸다봤지만, 일본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수위를 달리는 걸 보고 참을 수 없어 원어판을 직접 사보았다. 정발판 보다 비싸고 읽기도 어려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읽기 쉽게 번역된 한글판 요츠바랑을 읽으면서는 그저 요츠바 귀엽고 재미있다라는 감상 밖에 없을 수 없었다. 반면 더듬더듬 원어판을 읽으니 싫어도 눈에 힘을 주고 한 컷 한컷 집중하게 보니 우선 그림에 들인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조그만한 컷 하나에 그려진 사소한 마을풍경하나마저도 펜선하나하나 너무도 정밀하게 묘사되어있다. 보통 작가들이라면 아얘 공란으로 남겨버리거나 적당한 배경으로 떼어버릴만도 하건만. 들은바로는 요츠바랑의 작가는 단행본을 재본을 그대로 내는게 아니라 몇달에 걸쳐 더 보완해서 낸다던데, 장인정신이라는 걸 여실히 느꼈다.  

무엇보다 요츠바의 대사, 행동들이 현실의 저 나이대 여자아이들과 똑 닮았다. 떼쓰고, 삐지고, 장난치고, 울고, 웃고 장난치는 모습들, 천진난만한 대사들. 내 사촌여동생들이 딱 저랬고 요츠바와 어린 시절 여동생들 모습이 정확하게 겹쳐보였다. 초딩학생이 중, 고딩을 넘어서서 어른처럼 굴어도 괜찮은게 만화의 미덕이거늘, 저렇게도 생생하게 어린 여자아이의 심리, 행동을 묘사해내다니! 저런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작가는 얼마만큼이나 여자아이들을 관찰하고 또 관찰해야 했을까?(참고로 요츠바의 모델은 작가분 집 여자아이라고 한다.) 

이번 권에 수록된 에피소드들 하나하나가 빛난다. 요츠바의 천진난만함과, 깜찍한 귀여움이 있으니 무엇인들 재미없으리. 특히 '핫케이크' '거짓말' '재회' 에피소드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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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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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유명한 4대 장편, 죄와벌, 카마라조프가의 형제, 악령, 백치를 모두 읽었다. 글자 한 자 못읽는 무식한이라도 명화앞에서면 무언가 감동을 받는 것 처럼, 거장의 작품들에서 무엇하나씩은 감동을, 사색의 시간을 얻었다. 

공부할 생각없이 소설 읽듯 읽은 그의 소설을 완전히 다 이해하겠다는 건 오만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손쳐도 소설로 읽어도 도스토예프스키 책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최고의 지위, 명예를 가진 등장인물들이 '발광'하듯이 비이성적인 짓들을 저지른다. 내 지식의 천박을 떠나 작중인물들에게 도무지 공감할 수 가 없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벽이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인간이란 2 x 2 = 4라는 이성적 진리만으로는, 이성의 궁전인 수정궁안에서만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 과연 이성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인지, 비이성적 욕망, 광기라고 할 만한 그것이야 말로 인간 실존의 표현이 아닐런지.  과연 이 답변을 듣고나니 가장 최근에 읽은, 악령에 관하여 두서 없이 산만한 실패작이라는 평을 내린 것이 참으로 부끄럽게 여겨진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으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떠올렸다. 인간실격의 '광대 같은 나'나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지하인간'은 분명 다른 인간상이지만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유리되었으면서도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세간을 비웃으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혐오한다는 사실에서.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고 나니 내가 '읽었다'라고 생각했지만 읽은게 아닌 위의 4대 장편 소설을 다시 읽고 싶다는 호기가 들기 시작한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 분명히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고 배울터. 혹 도스토예프스키를 접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야 말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대작들을 관통하는 키워드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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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1 - 에스파냐 - 빛과 그림자 한길그레이트북스 109
홋타 요시에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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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연을 그린 화가 고야,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이라는 열병을 앓으며 동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에스파냐. 역사, 사상, 예술, 문학을 넘나들며 가늠하기 힘든 내공을 보여주는 작자의 필력으로 묘사하는 인간 고야, 19c 에스파냐 이야기는 재미와 교양이라는 두가지 선물을 동시에 선사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를 들 수 있겠으나 훗타 요시에 쪽이 몇 수는 위인 느낌이다.  

그저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고야 그림에 덧칠을 해봐야 대작에 대한 모독밖에 안되듯이 '고야'에 쓸데없는 사족을 다는 것도 작자에 대한 모독일려니. 혹시나 이책에 대해 흥미가 동하거나, 고야나 19c 에스파냐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꼭 읽기를 권해주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테니  

Goya 

(5월 2일) 

Saturn Painting Goya 

(제 자식을 잡아먹는 사르트누스) 

  

(옷을 벗은 마하)  

The Independent broke the news on the eve of the Prado's blockbuster Goya exhibition 

(거인) 

 

(전쟁의 참화 中, '시체에 이 무슨 만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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