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 일본에서 찾은 소비 비즈니스 트렌드 5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접한 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었다. 아마 거시 경제 공부를 조금만 해 본 사람이라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잠깐 언급을 하자면,  1973년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4차 중동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지원하였고, 중동 산유국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석유 감산을 결정하고 유가를 인상하면서 석유 무기화를 선언하였다. 언제나 유가상승은 국제 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지구촌에 인플레이션을 몰고 오는 주범이 되었으며, 미국 경제가 흔들리는 것에도 직격타가 되었다. 미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폴 볼커가 상상도 하기 힘든 사채 수준의 금리까지 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잡혔고, 그 결과물로 미국의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였다. 


​이런 금리 인상은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때를 놓치지 않은 일본은 자국의 물품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큰 이익을 보았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국은 일본으로 하여금 엔화 가치를 높이라고 압박하는 플라자 합의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일본이 저성장의 길을 걸으며 장기 침체까지 이르러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물론, 이후 두 번의 지진과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금융 위기(한국의 IMF) 등등 여러 요인이 얹어지면서 회복이 요원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공부하면서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결코 일본과 단절될 수 없으며 언제나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보다 경제나 사회 문제 등은 언제나 앞서서 진행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이번에 선택한 책은 미래의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 문제가 어떻게 드러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이런 문제 상황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한 방법 등이 잘 나타나 있는 정희선 작가님의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있게 본 파트는 현재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고령화 관련 부분이었다. 우리는 이미 지구 전체가 멀지 않은 시기에 고령화에 접어든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고찰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인간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누구나 겪어야 하는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먹음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회 풍토를 많이 경험했다. 심지어 심각한 경우에는 선거에서 청년의 한 표를 위하여 사회 지도층이 앞서서 노인층을 공격하는 것까지 목격하였다. 그러나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단순하게 문제 지적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면서 윈윈 전략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한국인이어서인지 일본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았다.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는 단어만 들어도 과거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강제 징용에 끌려간 할아버지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본문에서 일본인들이 고령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만 보기엔 너무나도 현명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한편으로는 인간적이기까지 하였다. 나에게 당장 불이익이 온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로 몰면서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베이스를 가지고 시행한 정책과 사업들은 우리가 무조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책 본문에서 가장 깊이 다가왔던 문구는 다음과 같다.


"고령자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고 고령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시니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일 것이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by 정희선 p.163"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타인과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다름으로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뒤를 돌아보면 다름을 인정하기보다 외면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본 것 같았다. 단순히 그들은 이럴 것이라는 편견에서 시작하는 생각이 아닌 그들도 나와 같은 이들이라는 선에서 시작하는 이해가 가장 시급한 부분이 아닐까? 


​과거에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오로지 경제적인 부분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국민연금'이었다. 하지만, 본문에는 젊은 층의 노동력으로 벌어들인 연금으로 시니어층을 먹여살리라고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하나의 사업을 일으킬 경제의 한 파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조금 더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조금 더 기술이 필요할 뿐이라고 일본의 기업들은 말한다. 10년 전이었다면 기술적인 부분에서 아직 도약할 부분이 많기에 이 부분은 미래의 인재들에게 미루고 아이디어에 더 치중했겠지만, 이제는 기술력으로도 부족하지 않아 두 개를 접합함으로써 충분히 하나의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의 60세 이상이 세계 인구의 1/4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큰 시장을 단순히 비난만 하면서 버릴 것인가는 개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그 외에도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에서는 Z세대의 생각과 소비 성향, 친환경을 실천하는 방법,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 등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문제들을 직접 실행하고 있고, 이것으로 실제 수익을 내고 있는 - 심지어 어지간한 기업보다 훨씬 수익률이 좋다 -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신이 직접 비즈니스를 하려는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될 책이다. 그리고 당연하게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도 미래를 보는 눈을 길러주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미래를 앞서서 경험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 희미한 빛이라도 어둠을 이길 수 있다면
김나정 외 지음 / 책마음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좀 더 어렸을 때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이유는 아마도 뻔해서가 아닐까? 에세이는 뻔한 일상을 조금 더 극적으로 써 놓은 것이고, 자기 계발서는 뻔한 명언들에 과장을 덧입혀 강요를 하는 글이라고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뻔한 얘기이지만, 진솔한 얘기들은 사람의 심장을 두드리는 것을 깨닫게 되어 의도적으로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약 1년의 노력 끝에 얻은 것은 예측 가능한 일상을 읽는 이유가 당연한 것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취지에서 선택한 이번 책은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이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개인적으로 여러 시도가 담긴 책이다. 일단은 에세이라는 것이고, 다음은 여러 작가님의 모음집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각각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언제나 한 작가님이 쓴 책을 읽고 그 작가의 의도나 가치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무려 열 명의 작가님이 모여서 만든 책을 선택했다. 어수선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같은 주제로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그려서인지 통일과 변화가 모두 들어간 잘 만들어진 조형물을 보는 기분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정리하자면

핑계는 던져버리고 두려움을 안은 채 무언가에 도전해라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면, 책 제목 그대로 열 명의 작가님 모두 본업과 관계없이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시다. 직장인에서, CEO에서, 연구원, 교수님, 피아니스트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얘기여서 읽는 내도록 여러 방면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아. 그러나 이분들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각자의 삶에서 모두 장벽을 만나 삶의 생기를 잃은 경험이 있고,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는 나이를 가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과 두려움을 안은 채 그 당시에 잡을 수 있는 한 가닥의 지푸라기를 잡고 사력을 다해 처음 경험하는 세계에 도전하였다. 그리고 이 도전 속에서 다독과 다작을 하여 꿈을 이루어냈다.

편입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2021년 3월, 나의 두 번째 스무 살이 시작됐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김나정 p.18

본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현재의 제목도 좋지만,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하고 싶은 이들에게'라는 부제도 꽤 어울릴 것 같다. 우리에게 스무 살은 인생의 한 관문을 지나 다음 관문으로 가기 위하여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여러 시도를 하는 나이이다. 그리고 이 나이는 무언가를 도전하기 위한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은 아주 그럴싸한 핑계로 작용하곤 한다. 사실, 나도 처음 읽을 때 '나도 조금만 상황이 나았고, 나이가 몇 살만 어렸다면 시도했을 텐데....'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장 수가 넘어가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뭘 하려고 시도를 했을까? 이런 자세는 진짜 배우고 싶다.' 하는 마음들이 쌓여 갔다.

삶의 변화는 독서로부터 시작한다

예전에도 한 번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성인 중 절반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나도 현실 생활을 하는 주변에는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그나마 책을 읽고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존재는 온라인이 유일하다. 가끔 독서하는 사람들을 보고 유니콘 같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이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에는 다른 유명 작가님들의 글을 인용해 놓은 부분들이 있는데 신기한 것은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님이지만 취향이 정말 달랐다. 하지만, 정말 많은 책을 꾸준하게 읽으며, 단순히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공통점이 있었다.

책의 권수나 완독에 집착하지 말고, 한 권의 책에서 딱 한 가지만 얻어 가자고 가볍게 생각하자. 이를 목표로 삼고 실천하고 노력하면 그것으로 독서는 충분하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신정아 p.95

하지만, 책을 읽지 않다가 다독을 하려고 하면, 밥을 먹지 않다가 과식하는 것처럼 체하기 마련이다. 어렸을 때는 책이 좋아 친구도, TV도 멀리하고 살 정도였지만, 삶에 찌들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의 축으로 넘어가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급급하여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자신이 통계에 나오는 절반의 축에 속해 있는데 다독의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이 글귀를 잡고 자신의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하기 위하여 이 글귀를 잡고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feat. 그러면 기회는 올 것이다.

책 속의 작가들 중 대부분은 작가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다. 지금 죽을 것 같으니 살기 위하여 시작한 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 날 책을 낼 수 있는 기회, 교수가 될 수 있는 기회, CEO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첫 번째 스무 살에는 사력을 다해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야 이룰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보면, 두 번째 스무 살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지금 여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서 꿈을 이룰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어느 날 하루 운동이 잘된다고 오버해서 너무 많이 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딱 정해진 양만큼, 살짝 아쉬워야 내일 또 운동하고 싶어질 테니까 말이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조은아 p.181

누구나 아는 얘기이지만, 꾸준함이 최고이다. 하지만, 이 꾸준함이라는 단어 안에는 계속하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조은아 작가님의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단순하게 끊임없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그리고 자신의 역량에 맞게 비슷한 분량으로 이어가는 것이 꾸준함이라는 것을. 작가님의 말은 정말 어렵기도 하지만, 어쩌면 실천함에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글

책은 대부분이 에세이이다. 하지만, 딱 하나. 가장 마지막 부분의 '편식'은 소설 형식이다. 처음은 '소설은 쓸모없는 것이다'라는 실험에서 시작하는데 결과는 흔히 하는 상상과 많이 달랐다. 제목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한 편식이지만, 끝까지 읽고 났을 때 느껴지는 것은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작가님의 소망이 가득한 글인 것 같아 너무 짧은 분량에 끝이 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붉은 노을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며 손을 잡고 있는 소녀들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과 강다문의 <지하실 공주, 최다문> 양장본이 갈색의 커다란 타원형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최수아나 p.241

아마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혹은 마흔이 넘은 나이를 걷다가 보면 도전보다 포기의 순간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있지만, 퇴사 후의 삶의 공허함을 채우고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와 달리 두 번째 스무 살을 무조건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그간 용기가 없어서, 자신의 꿈과 미래보다 핑계를 앞세운 분이라면 이 책이 무조건 심장을 울릴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흑백의 꿈을 첫 사진처럼 컬러풀하게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티키 북마크(120매) - 6 Colors

평점 :
장바구니담기


쓰다가 보면 항상 남는 컬러는 남고 모자라는 컬러는 모자랍니다. 하늘색 같이 컬러감이 확실한 것은 단일 컬러로 상품을 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다양한 컬러가 있었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 박웅현의 조직 문화 담론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분 책은 다 좋은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폴리매스 - 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
피터 버크 지음,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보의 바다, 정보의 홍수라고 불리는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다른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들로부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길 원한다. 왜냐하면 요즘은 그 유니크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바로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많은 이가 갈망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지식의 욕망과 그것을 거미줄처럼 연결하여 업적을 이뤄 현대에까지 이름을 알린 이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의 공통점과 방법에 대하여 알려준다.

먼저 책의 제목이기도 한 폴리매스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뭔가 특별한 사람, 영재를 넘어 범접할 수 없는 천재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저자는 폴리매스라고 하는 단어로 묶어서 설명하였다. 사실, 폴리매스라는 단어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아마 그 개념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용어 뜻을 단순하게 박식한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을 뜻할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많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처음 책을 읽을 때에는 나와는 결이 매우 달라 관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읽다가 보면 스스로 혹은 자녀의 교육 방법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자신의 문제로 서서히 넘어가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먼저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앞서간 융합형 인재인 폴리매스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아는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윈, 괴테, 파스칼에 이어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명한 경제학의 대가 케인스,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에리히 프롬, 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까지 고대부터 현대까지 약 500명의 폴리 매스들이 나온다. 사실, 여기에 읽을 때 조금은 부끄러웠다. 정말 유명하고 나의 전공이나 관심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은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사람!!이라고 외쳤지만, 들어도 모르는 이름을 볼 때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두뇌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부록으로 500인의 이름을 다시 나열해 주는데 이름을 하나씩 검색하면서 뭘 했던 사람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사실, 이름은 생소해도 업적을 읽고 나면 어디선가 한 번 이상은 들었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폴리매스로 알려진 사람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 책을 저술한 것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6장부터라고 볼 수 있다. 과연 폴리매스는 어떤 사람인지,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길러졌는지, AI 시대를 걷고 있는 현대를 비롯하여 먼 미래까지 폴리매스는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사실, 폴리매스라는 단어를 알고 나면 6장과 7장에 가장 관심이 갈 것 같다. 책을 읽으면 항상 초반부터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어떤 내용을 말하기 위하여 이런 얘기를 시작했을까에 대한 추측을 하면서 읽는다. 이번에도 동일했는데 저자가 폴리매스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 누구나 노력에 의하여 될 수 있다고 기술하여 부모에게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의 불씨를, 양육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자녀에겐 미래에 대한 자유를 빼앗는 고통을 선사하는 글을 써놓지 않았을까 했는데 의외로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기술해 놓은 것을 보고 신선함과 안도감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슴도치와 여우에 관련된 얘기와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는 레오나르도 증후군에 관한 것이었다. 먼저 고슴도치와 여우는 지식의 폭이 깊고 좁은 것과 넓고 얕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물론, 책 처음 시작부터 이 얘기가 나오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초반에 나온 얘기에 대한 반전이 나온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라는 것은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인하여 수많은 일을 벌이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주변에 굉장히 똑똑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열정은 많은데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사람을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질 것 같다. 평소엔 맨날 말 뿐인 사람으로 인식했다면 이젠 폴리매스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할 것 같다.

마지막에 저자는 앞으로도 폴리매스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책은 마무리된다. 모든 것이 전문화가 되면서 폴리매스의 의미가 퇴색해진 현대에 과연 폴리매스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질문이다. 물론 이것에 대하여 저자는 자신만의 답을 주긴 한다. 그러나 각자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보의 바다를 속속 들여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 넓게 많이 아는 것은 이 세상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 33 | 34 | 3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