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 희미한 빛이라도 어둠을 이길 수 있다면
김나정 외 지음 / 책마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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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어렸을 때는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이유는 아마도 뻔해서가 아닐까? 에세이는 뻔한 일상을 조금 더 극적으로 써 놓은 것이고, 자기 계발서는 뻔한 명언들에 과장을 덧입혀 강요를 하는 글이라고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뻔한 얘기이지만, 진솔한 얘기들은 사람의 심장을 두드리는 것을 깨닫게 되어 의도적으로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를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약 1년의 노력 끝에 얻은 것은 예측 가능한 일상을 읽는 이유가 당연한 것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취지에서 선택한 이번 책은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이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개인적으로 여러 시도가 담긴 책이다. 일단은 에세이라는 것이고, 다음은 여러 작가님의 모음집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각각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언제나 한 작가님이 쓴 책을 읽고 그 작가의 의도나 가치관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무려 열 명의 작가님이 모여서 만든 책을 선택했다. 어수선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같은 주제로 각자의 삶과 가치관을 그려서인지 통일과 변화가 모두 들어간 잘 만들어진 조형물을 보는 기분으로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정리하자면

핑계는 던져버리고 두려움을 안은 채 무언가에 도전해라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면, 책 제목 그대로 열 명의 작가님 모두 본업과 관계없이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이시다. 직장인에서, CEO에서, 연구원, 교수님, 피아니스트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얘기여서 읽는 내도록 여러 방면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아. 그러나 이분들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각자의 삶에서 모두 장벽을 만나 삶의 생기를 잃은 경험이 있고,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는 나이를 가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과 두려움을 안은 채 그 당시에 잡을 수 있는 한 가닥의 지푸라기를 잡고 사력을 다해 처음 경험하는 세계에 도전하였다. 그리고 이 도전 속에서 다독과 다작을 하여 꿈을 이루어냈다.

편입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2021년 3월, 나의 두 번째 스무 살이 시작됐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김나정 p.18

본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현재의 제목도 좋지만,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하고 싶은 이들에게'라는 부제도 꽤 어울릴 것 같다. 우리에게 스무 살은 인생의 한 관문을 지나 다음 관문으로 가기 위하여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여러 시도를 하는 나이이다. 그리고 이 나이는 무언가를 도전하기 위한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은 아주 그럴싸한 핑계로 작용하곤 한다. 사실, 나도 처음 읽을 때 '나도 조금만 상황이 나았고, 나이가 몇 살만 어렸다면 시도했을 텐데....'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장 수가 넘어가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뭘 하려고 시도를 했을까? 이런 자세는 진짜 배우고 싶다.' 하는 마음들이 쌓여 갔다.

삶의 변화는 독서로부터 시작한다

예전에도 한 번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성인 중 절반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나도 현실 생활을 하는 주변에는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그나마 책을 읽고 소통을 나눌 수 있는 존재는 온라인이 유일하다. 가끔 독서하는 사람들을 보고 유니콘 같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이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에는 다른 유명 작가님들의 글을 인용해 놓은 부분들이 있는데 신기한 것은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님이지만 취향이 정말 달랐다. 하지만, 정말 많은 책을 꾸준하게 읽으며, 단순히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공통점이 있었다.

책의 권수나 완독에 집착하지 말고, 한 권의 책에서 딱 한 가지만 얻어 가자고 가볍게 생각하자. 이를 목표로 삼고 실천하고 노력하면 그것으로 독서는 충분하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신정아 p.95

하지만, 책을 읽지 않다가 다독을 하려고 하면, 밥을 먹지 않다가 과식하는 것처럼 체하기 마련이다. 어렸을 때는 책이 좋아 친구도, TV도 멀리하고 살 정도였지만, 삶에 찌들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의 축으로 넘어가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에 급급하여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자신이 통계에 나오는 절반의 축에 속해 있는데 다독의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이 글귀를 잡고 자신의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하기 위하여 이 글귀를 잡고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라. feat. 그러면 기회는 올 것이다.

책 속의 작가들 중 대부분은 작가를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다. 지금 죽을 것 같으니 살기 위하여 시작한 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 날 책을 낼 수 있는 기회, 교수가 될 수 있는 기회, CEO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첫 번째 스무 살에는 사력을 다해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야 이룰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가 보면, 두 번째 스무 살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일이더라도 지금 여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에서 꿈을 이룰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어느 날 하루 운동이 잘된다고 오버해서 너무 많이 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딱 정해진 양만큼, 살짝 아쉬워야 내일 또 운동하고 싶어질 테니까 말이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조은아 p.181

누구나 아는 얘기이지만, 꾸준함이 최고이다. 하지만, 이 꾸준함이라는 단어 안에는 계속하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조은아 작가님의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단순하게 끊임없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그리고 자신의 역량에 맞게 비슷한 분량으로 이어가는 것이 꾸준함이라는 것을. 작가님의 말은 정말 어렵기도 하지만, 어쩌면 실천함에 있어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글

책은 대부분이 에세이이다. 하지만, 딱 하나. 가장 마지막 부분의 '편식'은 소설 형식이다. 처음은 '소설은 쓸모없는 것이다'라는 실험에서 시작하는데 결과는 흔히 하는 상상과 많이 달랐다. 제목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한 편식이지만, 끝까지 읽고 났을 때 느껴지는 것은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작가님의 소망이 가득한 글인 것 같아 너무 짧은 분량에 끝이 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붉은 노을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며 손을 잡고 있는 소녀들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과 강다문의 <지하실 공주, 최다문> 양장본이 갈색의 커다란 타원형 테이블 위에 놓여있었다.

나는 글을 쓰며 매일 단단해져 갑니다 by 최수아나 p.241

아마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혹은 마흔이 넘은 나이를 걷다가 보면 도전보다 포기의 순간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있지만, 퇴사 후의 삶의 공허함을 채우고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와 달리 두 번째 스무 살을 무조건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그간 용기가 없어서, 자신의 꿈과 미래보다 핑계를 앞세운 분이라면 이 책이 무조건 심장을 울릴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흑백의 꿈을 첫 사진처럼 컬러풀하게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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