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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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벽돌 책 북클럽에 가입하면서 총 균 쇠,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거치면서 인간의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시험에서 해방되면서부터 역사를 꽤 좋아하는 편이었다. 인간이 걸어온 발자취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자 다를 것이지만, 나의 경우에는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부의 세계사라는 책을 처음 보면서 총 균 쇠와 그 맥락을 같이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저자에 대한 흥미로 인해 첫 장을 펼치게 되었다.



윌리엄 번스타인의 이력은 굉장히 독특한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당연하게 경제학자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인사이트가 넓고 깊었는데 이분의 베이스는 화학 박사와 의학박사 학위를 가진 신경과 전문의였다. 거기에 금융이론가, 역사가, 투자 이론가, 경제사 학자로까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신경과 전문의의 눈으로 보는 경제라니 독특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예감에 불과한 기대감이었지만, 마지막 장까지 지루함이나 실망감을 느끼지 않았으니 책 선택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죽죽 읽어나가면서 느낀 것은 총 균 쇠와는 결이 좀 다르다는 것이었다. 아마 고등학교 때 사회경제를 배우거나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는 매우 친숙한 맬서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것도 이 유명인의 의견에 비판의 관점으로. 맬서스는 우리에게 인구론으로 유명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자연 생태 자체에 대한 이론이어서 찰스 다윈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더 유명했다. 이런 식의 이야기 전개는 생소함과 어려움이라는 느낌을 주는 경제학의 세계로 일반인을 끌고 들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일반적인 경제 관련 서적과 매우 다른 점은 저자의 필력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 딱딱한 설명이 아닌 적절한 비유와 예시가 많아 이해하기에 좋았다. 덕분에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예시와 비유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보았던 다른 카테고리의 책이나 영화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효과가 있었다. 글의 생생한 이미지화는 이해력 상승의 베이스이므로 부의 세계사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아무리 좋아도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 없는 글자 나열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얼마 전에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를 보았다. 일반적인 역사의 흐름이 아니라 철저하게 권력욕에 의해 흘러가는 역사를 볼 수 있어서 신선했었는데 부의 세계사 또한 같은 결의 책이었다. 뭐랄까? 인간의 신체를 전체 역사라고 한다면 혈관, 신경, 각종 기관은 정치, 사회, 경제 등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금까지 전체 인간의 몸을 공부했다면 이번에는 오로지 경제라는 혈관만 현미경으로 파헤쳐 놓은 느낌의 책이어서 알고 있는 역사 속에서 새로움을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문 제목인 부의 탄생이 조금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어서 왜 한글 제목이 부의 세계사인지 의아했다. 과거의 풍요를 말하는 것 같지만, 부의 조건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에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디로를 통하여 저자는 앞으로의 미래를 설명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경제 뉴스를 볼 때 수박 겉핥기식이 아니라 온전하게 알맹이를 맛보고 싶은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기본서가 아닐까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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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 - 기본 상식부터 투자, 금리, 국제경제까지 생활 속 궁금했던 경제 읽기
남시훈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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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경제 신문 공부를 하면서 꼭 한 번 경제학 원론 책을 다시 정리해 보고자 결심했지만, 뭐가 그리 바쁜지 마음처럼 책이 펼쳐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새해 첫 경제 서적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노란 커버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이었다. 일단, 목차에서부터 20여 년 전 강의실에서 펴든 경제학 원론과는 달리 매우 다른 친숙한 브랜드와 실생활에서 익숙한 용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경제 관련 서적을 한 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경제학으로 유명한 사람들은 다 꼬부랑글씨를 쓰는 사람들인데 묘하게 우리나라 경제학 책에는 한자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친숙해야 할 일상의 경제를 가장 가까이하기 어려운 공부거리로 만든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남시훈 작가님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은 아마도 관련 서적 중에서 한자어가 가장 적어서 경제 공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첫발을 내딛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또 다른 허들은 수식과 함수인데 이 책에서는 어떠한 수식과 함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경제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해 놓았다. 게다가 브랜드와 일화는 케케묵은 사례가 아닌 MZ 세대라고 하더라도 모두 아는 코로나 이후부터 사용하여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점까지 피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떠한 것을 배울 때 직접 체험한 것과 아닌 것은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세상 어느 경제학 서적에 마스크 대란, 백종원 셰프의 사건, 당당 치킨, 우영우의 일화가 나오겠는가? 예시들만 보아도 바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여서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무엇일까 하며 검색하면서 공부하는 파트가 없을 정도였다.




쉬운 용어와 사례로 설명한 것도 인상 깊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외눈으로 본 상황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경제학과 교수도 사람이기에 어떠한 문제에 대한 해결점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식인의 개인적 가치관은 이제 처음 경제라는 것에 대하여 공부하는 사람에게 매우 큰 편향을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항상 하나의 주장이 아니라 양쪽에서 모두 바라보며, 장점과 단점 모두를 설명하였다. 얼마 전 읽은 경제 관련 서적에서는 읽으면서 스스로를 단속해야 할 정도로 어느 한쪽 정치 집단의 찬양에 가까운 가치관을 심어 놓은 것을 보았기에 이 책의 장점으로 이 부분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일례로 독과점 기업에 대한 부분을 들 수 있다. 독과점의 기본은 나쁘다가 맞다. 하지만, 여기서 끝낸다면 아마 뉴스에 자동차, 반도체, 통신사 등등 독과점에 속하는 기업들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왜 이 업종들은 독과점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형태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또 다른 경제 주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까지 상세하게 다룬다. 얼핏 보기에 이것이 별것 아닌 것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의 입문서를 읽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 병아리가 처음 태어나서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가 어미인 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적어도 배움의 첫걸음을 떼는 사람에게 편향을 심어주는 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낀 부분도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아마 뉴스를 꾸준하게 본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의 두 항공 회사가 인수합병을 하는데 해외의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하여 계속 무산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독과점 기업의 인수합병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고만고만한 기업의 인수합병이 아닌 글로벌 기업은 시장 지배력이 미치는 주요 국가 모두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나온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이라는 인식이 없던 두 항공사였지만, 해외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미칠 정도로 큰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 들어서 생각보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서 뿌듯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도 한국인이긴 한국인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이 어려운 이유는 깔끔한 정의가 없어서일 것이다. 20여 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또 한 번 느낀 것이 무슨 학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며 귀에 걸면 귀걸이일까 하는 것이었다. 아마 금리나 환율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무슨 말인지 여실히 와닿을 것이다.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기자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듣다가 보면 왜 매번 말이 바뀔까 하는 의문도 가졌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은 이런 의문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펴서 이름만 남은 경제학자의 사상을 논하며 설명하는 책은 많다.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덮어서 문제이지만. 이제 처음 경제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나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공부를 해서 기초를 다치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은 단비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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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열림원 세계문학 4
헤르만 헤세 지음, 김길웅 옮김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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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항상 의문점을 남기던 제목이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였다. 역사적으로 종교에 민감했던 유럽인 독일인이 어떻게 자신과 관계없는 종교인에 관한 책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점. 책장을 펼치면 뭔가 거대한 비밀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쉽사리 손을 대기 힘든 아우라를 내뿜는 책이 싯다르타였다. 그러나 마음속 두려움보다 호기심의 크기가 커서 결국은 첫 장을 펼치게 되었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는 처음과는 결이 다른 고민에 빠지게 만든 책이었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 의문점이 모두 해소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오히려 수많은 의문점을 던져주기도 한다. 이 책은 책 두께가 얇음에도 불구하고 후자에 속하여 며칠 동안 혼자만의 사색에 빠지게 되었다. 뭔가 똑 부러진 서평을 쓰고 싶었지만, 지금 머릿속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정리가 되기는커녕 생각의 갈래가 너무 가지를 많이 쳐서 정리가 잘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자체를 그대로 옮기는 것도 하나의 서평이 될 것 같아 더 지체하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러면 이제 책을 읽은 후 드는 의문점과 나름의 생각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주인공의 이름

 

보리수 아래에서 득도를 한 우리가 아는 석가모니의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이다. 그러나 본문에서 저자는 고타마와 싯다르타를 분리하여 2인으로 표현하였다. 본문에서 고타마는 이미 득도하여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가르침을 주는 고타마와 자신의 깨달음을 위해 노력하는 싯다르타의 대비. 분명 이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데 정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하여 한동안 답답함에 빠져 있다.

 

2. 헤르만 헤세는 싯다르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헤르만 헤세는 신학자 집안 출신으로 신학교까지 입학하기에 이르렀지만, 창작 활동의 열정으로 인하여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게다가 데미안을 쓰던 시기부터 싯다르타를 구상하는 시기에 우울증의 절정을 걸었다고 하며 두 번의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우울증으로 인하여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MBTI의 기본 개념을 창시한 융에게 치료받았다. 세계대전으로 인한 조국과의 갈등, 아버지의 사망, 아내의 정신분열증과 아들의 입원 등으로 인하여 정신적 한계선을 가까스로 거닐었던 것 같다. 후반에는 화가로도 활동하였는데 그의 그림들을 보면 따뜻하지만, 묘하게 인물이 사라진 그림을 그려 심리적인 부분의 결핍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85세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아실현을 위하여 힘썼다고 한다. 이런 헤르만 헤세의 일생을 싯다르타와 비교하면 상황이 묘해진다.

 

 

책 속 주인공도 강물에서 죽으려고 하였으나 그 순간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어 사공의 조수가 되어 삶을 이어간다. 이후 강물에 귀를 기울여 최종적인 깨달음을 얻어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된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작가 자신이 이런 심리적 평안을 얻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책의 결말과 달리 작가 자신은 삶의 과정이 소망하는 것과 달리 평탄치 않은 것 같아 싯다르타라는 책의 의미가 더 짙게 다가왔다.

 

이 시간에 싯다르타는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기를 그만두었다. 그의 얼굴에 깨달음의 밝은 기운이 피어났다. 그것은 그 어떤 의지로도 맞설 수 없는 깨달음, 완성을 이해하며, 사건들의 흐름과 삶의 강물에 동의하는, 연민 가득하고 동락 가득한 깨달음, 흐름에 맡긴 채 통일성에 귀속되는 깨달음이었다.

 

3. 거국적으로 헤르만 헤세가 말하고 싶은 것은 평화가 아니었을까?

 

처음엔 잘 몰랐지만, 계속 읽으면서 선과 악, 윤회와 열반, 허상과 실상, 번뇌와 해탈, 사랑과 경멸, 존재와 무존재 등등 언제나 두 가지의 개념이 대칭되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전쟁과 평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이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이었으니 평화주의자였던 저자의 눈으로 보기에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그들이 크게 보면 하나의 인류이고 그래서 사랑과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연거푸 두 번 읽는 것을 체질적으로 잘하지 못한다. 이런 내가 책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기 위하여 연거푸 세 번을 읽은 책이었지만, 지루하거나 식상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이것이 헤르만 헤세의 힘이 아닐지 생각한다. 2024년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많은 이가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볼 수 있는 요즘, 목표를 세밀하게 들어가 보면 말은 자아실현이지만, 묘하게 실질적 자신은 계획 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목표를 향해 힘껏 달려 나가면서 자기 자신도 잊지 않고 챙겨 가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단순하게 불교에 관한 책이 아니라 자신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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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결국은 부동산 - 23인의 멘토가 알려주는 부동산 인사이트 결국은 부동산
올라잇 칼럼니스트 23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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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부동산에 관한 관심도 그다지 크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딱히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투자가치가 없어서라기보다는 IMF 때 일본,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의 미국이 부동산 거품으로 인하여 무너지는 것을 보고 겁을 먹어서였다. 그러다 작년부터 경제신문을 구독하면서 언제나 지면 한 곳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존재가 부동산이라는 알게 되었다. 하나씩 공부하면서 부동산이 단순하게 투자가치로서의 존재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지표의 베이스인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요즘 금리 인상으로 인하여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 시장에 물밀듯 쏟아져 나오는 매물이 넘쳐나고, 대형 건설사가 워크아웃을 선언하는 마당에 왜 결국에는 부동산으로 선택하게 되는지가 궁금한 것이 컸다. 그렇지 않은가? 현시점에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가 투자를 위하여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과감한 선택할 것인지. 그간 기사로만 공부하였으나 올해부터는 조금 더 깊게 공부하기 위하여 2024 결국은 부동산을 펼치게 되었다. , 이 책이 나의 첫 부동산 관련 책이었다.

 

책의 첫 장을 펼치니 그동안 반도체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했던 7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익숙한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고, 의외로 신문보다 훨씬 상세한 내용이 나와 깊이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첫 단원뿐만 아니라 책 전반에 업종과 그것의 전망, 그리고 인프라 구축 등이 지도와 상세하게 분석한 도표로 되어 있어 글자로만 보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쉬웠다. 그리고 단순하게 AB다라는 결론 도출성 내용이 아니라, 예측을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와 증거를 들어주어 주장의 신뢰감을 더해준 구성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런 데이터 기반도 매우 훌륭했지만, 더 인상 깊었던 것은 무려 23인의 전문가가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깨달은 것을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부동산을 그냥 토지와 건물로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만 인식하던 나에게 꽤 많은 분야가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 갭투자, 경매 투자 등 온갖 투자, 경매 투자의 기본 마인드를 위한 부의 철학까지 꽤 많은 분야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순한 방법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더 먼 미래의 경제 발전 방향까지 투자 관점까지 말하고 있었다. 부동산이라는 하나의 아이템에 대한 세세한 내용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서점을 지나가면서 잠시 훑어보았던 일반 부동산 관련 책과는 조금 달랐다. 뭐랄까? 부동산계의 거시 경제를 말하는 느낌이랄까?

 

책은 무려 500페이지에 달한다. 작가가 23인이어서 많은 지면이 필요했을 테지만, 의외로 겹치는 부분 없이 각자의 시각대로 경제의 흐름에 따라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500페이지가 지루하지 않았다. 부동산은 우리나라 그 어떤 업종보다 한자어가 많은 분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자어에 대한 부담으로 책을 열었는데 한자어는 있었지만, 설명이 의외로 꽤 이해하기 쉬운 말로 기술되어 있어 처음의 두려움을 잊고 죽죽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난 후의 느낌으로는 부동산에 대하여 다 알았다기보다 앞으로 공부할 숙제를 한 아름 받은 것 같았다. 대학교에 들어가 처음 배우는 개론, 원론 책을 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모든 답을 다 알려준 것을 느끼게 하는 책보다 앞으로 나아갈 문을 열어주는 책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왜 부동산이 경제의 베이스가 되는지를 알 수 있었고, 뉴스에 흩어져 난무하던 부동산 용어들도 정리할 수 있었다. 한 번만 읽고 덮기에는 아까운 책이었다. 경제신문을 공부하려는 계획을 잡고 있거나, 새해에는 투자를 해보려는 사람이나,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불안함을 안고 사시거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이거나, 내 집 마련을 하려는 분이나, 살고 있는 집을 확장하여 이사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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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 한중일 편 - 힘과 욕망이 만들어낸 동아시아의 역사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
효기심 지음 / 다산초당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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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 후 지나가는 뉴스로만 알던 경제 공부를 2년 전 다시 시작하면서 알게 된 유튜브 채널이 효기심과 간다효였다. 공부하기 전에 몇 번 시청하였지만, 말투가 너무 과감하고 정신이 없어 처음엔 꺼렸고 한동안 절대 방문하지 않는 채널이 되었다. 그러면서 거의 잊혀갔다. 그러다 조금씩 더 깊게 공부를 하면서 자료를 찾다가 보니 자연스럽게 다시 찾게 되었고, 이분 채널의 진가를 알아보게 되어 지금까지 꾸준하게 시청 중이다. 그러던 중 다산북스에서 효기심의 권으로 읽는 세계사 한중일 편의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말 잘하는 사람이 책을 잘 쓴다는 보장이 없어서 기대감을 크게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하기는 하여 첫 장을 펼쳐보게 되었다.

 

일단,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는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결이 좀 달랐다. 소제목이 힘과 욕망이 만들어낸 동아시아의 역사여서 그런지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보던 지루한 내용과 달리 객관적이지만, 오로지 욕망의 시각에서 역사를 서술하여 독자로 하여금 딴 생각 할 틈을 전혀 주지 않았다. 동아시아의 역사를 서술한 책들은 몇 가지 시각을 고정화하는 편이다. 철저히 우리나라 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이거나,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중국에 시선을 두고 서술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국가적 시각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역사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얼마나 자신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선택을 하였는지, 그리고 이 선택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여 생각지도 못한 역사적 결말을 만들어냈는지의 관점에서 사건들을 적나라하게 설명하여 흡입력이 상당한 편이었다. 그러면 이렇게 수박 겉 핥기 식의 개인적 견해보다는 구체적인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동아시아 역사에서 꽤 중요했던 임진왜란>

 

그동안 우리가 배운 임진왜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내 사무라이들의 정쟁 끝에 내부의 분란과 히데요시의 권력욕이 맞물려 1592년에 벌인 전쟁으로 우리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몰고 나서 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의외로 이 전쟁 하나로 동아시아 3국의 명운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조선은 명나라에 지원을 요청하였고, 명나라에서는 자국 내의 반란들을 제압하느라 정신이 없던 와중 무리하여 조선을 도와주었다. 그 결과로 지도상에 명은 사라지고 청이 나타나는 상황까지 되었다. 물론, 기후적으로 소빙하기까지 시작되어 여러 문제가 겹치기는 하였으나 명나라 멸망의 결정적인 역할 중 하나가 임진왜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에 관하여 명청 교체기에도, 일본의 막부 시대에 관한 파트에도 나오는데 읽다가 보면 정치인들의 결정이 얼마나 비논리적이며 권력욕에 의하여 움직이는지 그리고 사건 하나가 국제적으로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케케묵은 언어가 아닌 현대어로 표현하여 더 가깝게 다가오는 역사>

 

아마 역사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과거의 언어가 얼마나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지. 그러나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고리타분한 언어는 모두 없애고, 현대식 언어로 서술하였다. 덕분에 현재 내가 살아가는 데 큰 관계가 없는 내용이 아닌, 바로 옆에서 일어난 일처럼 느껴 역사 자체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요즘은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낮아졌다. 성공하기 위한 관문인 수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현재 중국과 일본이 역사를 끊임없이 왜곡하여 자신들에게 더 유리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시험의 비중과 관계없이 우리의 삶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역사에 대하여 공부하고 빠져들기에는 이 과목이 주는 고대 언어의 장벽이 결코 낮지 않지만, 저자는 이 부분을 의식하여 무게감보다는 사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한 것 같았다.

 

<무작정 따르던 것들의 유래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포인트>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제사의 기원이다. 우리는 유교적 사상에 의하여 조상에 대한 예의로 제사를 지낸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제사의 유래를 알고 나면 생각과 달라 허탈함을 느낄 수 있다. 내용을 살짝 언급하자면, 왕이 스스로 정당성과 큰 영토와 많은 백성을 다스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가져온 것이 천자라는 개념이다. 왕인 자신에게 지상을 다스리라고 명령했다고 주장하여 민심을 얻으려는 하나의 수단. 이런 만들어진 사안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제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는 조상에 대한 공경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읽으면서 당시 사람들의 발상에 감탄하기도 하고, 이를 현재까지 다른 목적으로 이어오고 있음에 신기함도 느꼈다.

 

<신해혁명의 원인인 철도 부설권 강탈은 일대일로의 배경인 걸까?>

 

현재에도 철도는 경제와 관련하여 매우 귀중한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비행기나 배가 있음에도. 그러나 과거엔 얼마나 더 소중했을까? 청나라는 당시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이 철도 부설권을 서구 열강에게 강탈당했다. 이를 되찾기 위하여 철로를 보호하는 보로 운동, 철도 국유화를 주장한 청나라 내각, 그 유명한 위안 스카이의 등장이 이어진다. 이 부분을 읽을 때 과거 청나라가 멸망해가는 과정보다는 현재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펴면서 대상국에게 철도나 항만 등의 인프라 건설을 해 주고 이것의 이용권을 100년씩 가져오는 모습이 먼저 생각났다. 아마 경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대일로 정책이 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전 세계의 중국 식민지화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거 자신들이 당했던 것들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읽으면서 자료를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역사책>

 

기본적으로 역사, 과학, 경제 등에 관련된 책을 볼 때 나는 꽤 많은 자료를 찾는 편에 속한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뒤로 넘어가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내가 책을 읽는 내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도 전혀 검색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주석, 지도, 도표, 사진 자료가 풍부하여 검색 없이도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책 속에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언뜻 보기에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독서할 때 내용이 확실하게 그려지지 않고 희미하게 둥둥 떠다니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이 꽤 소중하게 다가올 것이다.

 

<서평을 마감하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역사 전공자가 쓰지 않은 역사책의 묘미가 어떤 것인지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저자는 정치외교학과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역사적 사실을 연대기 순으로 늘어놓기보다는 국가 간의 입장에서 서술한 부분이 많았다. 아마 경제 뉴스를 조금 더 큰 그림으로 그리는 것을 목적으로 책을 읽어서 인지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다. 요즘, 경제적 자유에 대한 꿈이 있다면 남이 만들어 낸 경제 뉴스의 단순 사실 인식보다 국가 간의 역학 관계를 꿰뚫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내용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같은 저자가 쓴 유럽 편도 섭렵해 볼 생각이다. 진정한 경제적 독립을 원하는 분이라면 효기심의 권력으로 읽는 세계사를 꼭 읽어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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