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 - 기본 상식부터 투자, 금리, 국제경제까지 생활 속 궁금했던 경제 읽기
남시훈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부터 경제 신문 공부를 하면서 꼭 한 번 경제학 원론 책을 다시 정리해 보고자 결심했지만, 뭐가 그리 바쁜지 마음처럼 책이 펼쳐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새해 첫 경제 서적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노란 커버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이었다. 일단, 목차에서부터 20여 년 전 강의실에서 펴든 경제학 원론과는 달리 매우 다른 친숙한 브랜드와 실생활에서 익숙한 용어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경제 관련 서적을 한 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경제학으로 유명한 사람들은 다 꼬부랑글씨를 쓰는 사람들인데 묘하게 우리나라 경제학 책에는 한자어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가장 친숙해야 할 일상의 경제를 가장 가까이하기 어려운 공부거리로 만든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남시훈 작가님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은 아마도 관련 서적 중에서 한자어가 가장 적어서 경제 공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첫발을 내딛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또 다른 허들은 수식과 함수인데 이 책에서는 어떠한 수식과 함수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경제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해 놓았다. 게다가 브랜드와 일화는 케케묵은 사례가 아닌 MZ 세대라고 하더라도 모두 아는 코로나 이후부터 사용하여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점까지 피부로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어떠한 것을 배울 때 직접 체험한 것과 아닌 것은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에 차이가 크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세상 어느 경제학 서적에 마스크 대란, 백종원 셰프의 사건, 당당 치킨, 우영우의 일화가 나오겠는가? 예시들만 보아도 바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여서 책을 읽으면서 이것이 무엇일까 하며 검색하면서 공부하는 파트가 없을 정도였다.




쉬운 용어와 사례로 설명한 것도 인상 깊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외눈으로 본 상황을 설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경제학과 교수도 사람이기에 어떠한 문제에 대한 해결점이나 정치적 사안에 대하여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식인의 개인적 가치관은 이제 처음 경제라는 것에 대하여 공부하는 사람에게 매우 큰 편향을 심어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항상 하나의 주장이 아니라 양쪽에서 모두 바라보며, 장점과 단점 모두를 설명하였다. 얼마 전 읽은 경제 관련 서적에서는 읽으면서 스스로를 단속해야 할 정도로 어느 한쪽 정치 집단의 찬양에 가까운 가치관을 심어 놓은 것을 보았기에 이 책의 장점으로 이 부분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일례로 독과점 기업에 대한 부분을 들 수 있다. 독과점의 기본은 나쁘다가 맞다. 하지만, 여기서 끝낸다면 아마 뉴스에 자동차, 반도체, 통신사 등등 독과점에 속하는 기업들의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왜 이 업종들은 독과점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형태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또 다른 경제 주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까지 상세하게 다룬다. 얼핏 보기에 이것이 별것 아닌 것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의 입문서를 읽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 병아리가 처음 태어나서 고양이를 보면 고양이가 어미인 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적어도 배움의 첫걸음을 떼는 사람에게 편향을 심어주는 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약간의 뿌듯함을 느낀 부분도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아마 뉴스를 꾸준하게 본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의 두 항공 회사가 인수합병을 하는데 해외의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하여 계속 무산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독과점 기업의 인수합병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고만고만한 기업의 인수합병이 아닌 글로벌 기업은 시장 지배력이 미치는 주요 국가 모두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나온다. 너무나 가까이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이라는 인식이 없던 두 항공사였지만, 해외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미칠 정도로 큰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 들어서 생각보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져서 뿌듯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도 한국인이긴 한국인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이 어려운 이유는 깔끔한 정의가 없어서일 것이다. 20여 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을 때 또 한 번 느낀 것이 무슨 학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며 귀에 걸면 귀걸이일까 하는 것이었다. 아마 금리나 환율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무슨 말인지 여실히 와닿을 것이다.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기자가 하는 말을 열심히 듣다가 보면 왜 매번 말이 바뀔까 하는 의문도 가졌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위한 가장 쉬운 경제학은 이런 의문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을 펴서 이름만 남은 경제학자의 사상을 논하며 설명하는 책은 많다.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덮어서 문제이지만. 이제 처음 경제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나 그동안 중구난방으로 공부를 해서 기초를 다치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은 단비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