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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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의 왕국이 아닌 영적인 나라'를 찾아가는 그리스도인의 깨달음의 과정을 그린 역사소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벤허는
찰턴 헤스턴의 구리빛 근육과 고뇌에 찬 눈빛,
멋진 전차 경주 장면 등 벤허의 서사에 대한 기억만 가득하다.

장장 800쪽에 달하는 이 원작소설은 느낌이 전혀 다르다.
벤허의 서사는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 소설은 기독교 사상, 예수님의 삶과 존재이유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다.

p399
구원은 정치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네. 통치자와 권좌에서 끌어내려봤자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차지하게 될 뿐이니.
...
오시게 될 그분은 영혼을 구원하시게 될 것이라네. 구원이란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이 땅에 오시어 정의를 세우심을 의미한다네.

역사소설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가는 성경 속 이야기는 물론 그리스 로마 신화, 이집트와 인도의 신화 등을 사실적으로 엮었으며
장면장면 세부 묘사가 당시 살았던 사람이 그려내는 것처럼 세밀하고 생생하다.

유대인 벤허는 갖은 고난 속에서 끊임없이 예수님의 존재와 영적인 나라에 대해 질문하고 논쟁한다.
그리고 시대적 관점에서 기독교적인 삶과 메시아 예수의 정당성을 찾아간다.

'영화로 보지 왜 책을 봐?'
책의 두께에 놀라던 친구가 던진 말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책의 절반도 그려내지 못했다.

이 책에 담긴 방대한 지식과 사실적 묘사,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은 문학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깊은 생각에 잠기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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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
카르멘 G. 데 라 쿠에바 지음, 말로타 그림, 최이슬기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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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페미니즘 관련 책 중 가장 공감되고 쉽게 읽힌 책.

작가는 페미니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고도 과감하게 써내려 간다.
지금까지도 금기시되고 있거나 여성들에게 평등하지 못한 인식을 조장하는 주제들에 대해...

p65
만일 월경이 우리 여성들에게 이 세상을 가져오는 힘을 주는 일종의 신성한 명령이라면 왜 그걸 숨겨야 하며, 왜 좋은 냄새가 나도록 만들어야 하는가?

p81
내가 뚱뚱하면, 내 삶의 주인공조차 되지 못한다는 말인가?

p249
일인칭으로 쓰는 우리들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하는 것만이 우리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가장 좋은 길이다. 여전히 월경과 성적 괴롭힘과 젠더 폭력과 살찐 몸과 모성에 대한 훨씬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녀가 언급하고 있는 작은 아씨들의 조, 말괄량이 삐삐 같은 자주적인 캐릭터나 페미니스트 여성 작가들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며 페미니즘을 주장한 많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삶 속에 숨어있는 반페미니즘적 사고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p 207
나는 여성들이, 작가들이 어떻게 살았었는지, 잘못된 선택이었든 아니었든 어떻게 결단을 내리고 문제를 헤쳐 나갔는지에 관심이 많다.

한 때 자유분방하고 지적인 여자 예술가들의 삶을 찾아 열심히 읽었던 적이 있었다.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 보브와르나 루이제 린저, 사강, 그리고 불운의 이사도라 덩컨까지.
여자에게 당연시되었던 관습적 굴레에 대한 반항심을 키우며 시대를 이겨낸 듯 보이는 그들의 삶이 로망으로 다가왔던...
그래서 이 책에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
페미니스트를 위한 독서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책.
그녀의 저서를 읽으며 페미니스트로 성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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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그 유골을 먹고 싶었다
미야가와 사토시 지음, 장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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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지켜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슬픔도 슬픔이지만 그 후에 느껴지는 상실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작가가 어머니의 죽음과
죽음 후의 상실감을 겪어내는 과정을 매우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차마 슬픔이나 상실감을 이겨내는 과정이라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슬픔의 감정을 꽤 충격적으로 또는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을 것 같아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억지스러운 건 더 부자연스러우니까.

그러나 작가는 너무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과정,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그 때의 행동과 말들.
어머니의 죽음 후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
매우 하찮은 것까지 하나하나 그려내고 있어
더 실감난다.

슬픔과 상실감에 젖은 순간에도
배고픔을 느끼고, 일을 하고,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며 죄책감을 느끼는
그리고 어느 순간 슬픔과 상실감에 울컥하게 되는....

작가의 모습이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싶다.
묘한 동질감이 큰 위로가 된다.

가까운 사람, 특히 부모님을 잃고 상실감에 젖은 사람들이 읽고
위로받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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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 불평등에 분노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에 열광하다
헬렌 레이저 지음, 강은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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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맹렬히 비판하고 자본주의의 실패를 예견하는 마르크스주의 입문서. 밀레니언들에게 혁명을 기대하다!

사실 밀레니언들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책.
그러나 밀레니언들에 대한 이해보다는 마르크스 주의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실상을 파헤치고 맹렬히 비판하는 데에 초점을 맞춤.
마르크스의 기본적인 이론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여 이해를 도움.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한 호주의 라디오 진행자 겸 저술가, 칼럼니스트인 헬렌 레이저의 거친 입담이 조금은 거슬릴 수도.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가 대통령에 뽑힐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묻는 것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시작한다.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들은 지금 그들이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트럼프에게 더 신뢰를 보냈다는 것.
이것은 자본주의가 부르짖는, 누구나 부유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이상향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음을 나타내며 바로 자본주의가 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p062
민중은 각자가 지지하는 다른 어떤 신념보다 인간다운 삶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
민주당의 관념론자들은 이러한 경제적 진실과 마주할 용기가 없었던 탓에 트럼프가 미국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거짓말을 할 여지를 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결론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더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차별주의가 팽배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병폐가 드러나고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
밀레니언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고 무능력하다는 낙인이 찍히고 있으며
사실은 상위 몇프로의 자본 독점이 문제임에도 불평등 이데올로기 등이 이를 감추고 있다는 것.
그러니 밀레이언들이여 사회주의에 대해 좀더 깊이 공부하고 사회주의를 쟁취하라!고 부르짖는다.

사회주의의 기본을 이해하고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책.
실제 밀레니언들이 이 책에 대해,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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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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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대의 빈민구제사업(신빈민구제법)에 대한 신랄하면서도 해학적인 비판과 뒷골목 소매치기의 어두운 세계를 소재로 한 비판적 사회소설.
고전은 역시 고전만의 고유한 맛이 느껴진다.

p604 작품 해설
플롯 전개에 있어서도, 좋은 순수함과 부정함, 선한 캐릭터와 악한 캐릭터, 중산층 계급 문화와 하층 계급 문화, 시골과 도시를 대비시킨다. 글쓰기 작법도 이야기 속에서 감성과 선정, 서술과 풍자, 신파조와 담백함 사이를 빠르게 넘나든다.

제 1장 올리버가 탄생하고 비극 속에 빠지는 과정.
홀로 올리버를 낳으며 죽은 어머니. 고아 농장에서, 구빈원에서 그리고 장의사 집에서 불쌍하게 자라며 고생하는 올리버.
갖은 고생 끝에 도망친 올리버의 고난은 끝나지 않고 런던에서 소매치기 패거리에게 엮이게 되는데...

2장은 올리버의 런던에서 인연들.
앞으로 올리버 출생의 비밀을 드러내는데 필요한 선한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과정. 어느 대목이든 놓치면 안된다. 모두 연결고리가 된다.

3장은 드디어 올리버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며 악한 사람은 댓가를 치루고 선한 사람은 행복을 찾게 되는 결말 찾아가기 미스터리 추리극.

그 시대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는 혁신적이었다고 하는데 디킨즈의 이 소설 자체가 사회에 대한 도전이고 혁신이었을 듯.
특히 1장에서는 그 시대의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그려내려간 해학과 풍자가 넘쳐난다.
자선사업이랍시고 시행되는 각종 사회 제도와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꼬는 신랄한 풍자가 재미를 더해준다.
지금 현시대에도 자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많은 선행들이 얼마나 위선적일 수 있는지 생각하며 쓴웃음 짓게 된다.
3장에서는 얽히고 섥힌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하나 풀리며 결말로 나아가는 추리극 같은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각 인물들의 심리 묘사, 특히 최강 악인 페이긴이 재판 받고 교수형 받는 과정에서 느끼는 절망감에 대한 묘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디킨스는 착한 사람보다 악한 사람의 심리 묘사에 더 힘을 쏟은듯. 악에 대해 더 고민하고 악한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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