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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 동굴벽화에서 고대종교까지
전호태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선사시대 원시인들보다 현대인들이 인지적으로 앞선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고대인들에게 배우는 사상과 종교를 대하는 자세.
p19
선사시대는 현재와 문명적, 기술적 차이가 아주 커. 그러나 이것이 현대인이 선사시대보다 인지적으로 앞섰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아. 현대인이 인지적 깊이에서는 오히려 대단히 원시적일 수도 있어. 탐욕과 편견에 깊이 물든 현대인이라면, 그 사람은 오히려 선사시대 사람보다 더 야만적인 존재일 수도 있지.
내가 살지 않았던 아주 먼 옛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
개인의 생각이 모여 사상이 되고
개인의 신념이 뭉쳐 신앙이 되고 종교가 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작가는 아들과 함께 고대 유물들을 돌아보며
마치 고대에 살고있는 사람인 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쳐 이야기로 풀어낸다.
그 시대의 유물, 신화, 종교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끌어가는 이야기가 실감나고 흥미진진하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듯 소설을 읽는 듯.
오래전 엘리자베스 M. 토마스 [세상의 모든 딸들]을 읽었을 때의 충격,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를 보았을 때의 낯설음.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이해되고 상쇄되는 느낌.
토기가 처음 생겨날 즈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주변의 자연물, 돌들을 자르고 갈아 사용하던 시대에,
모양을 갖춘 토기를 만들 수 있다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이 책에서는 이런 새로운 경험 앞에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그런 변화들이 또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을 바꾸었을 지 생각해 보게 한다.
생각의 변화가 사상과 종교의 변화를 이끌어 가는 과정도...
저자가 책머리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에서는 각종 사상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전형적인 사상사나 종교사는 아니다. '나와 역사의 만남'
'내가 역사와 나누는 대화'
시대와 문명의 변화 앞에서 나의 관점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 지 역사 속에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라고나 할까.
사상과 종교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해
지루하지 않게 읽으며 깊이있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