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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성경은 역사가 아니라 신화다.
p21
각기 다른 나라에서 자란 사람들은 그 부모를 따라 그들 나라의 신 또는 신들을 믿는다. 이런 신앙은 서로 모순되고, 따라서 모두 옳을 수는 없다.
p89
모든 부족에는 창조 신화가 있다. 그건 놀라운 일이 아닌데, 인간은 타고나길 자신이 어디서 왔고, 그 모든 동물은 어디서 왔으며, 세계·태양·달·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싶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에덴동산 이야기는 유대인의 창조 신화이다.
나는 종교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해되지 않아도 믿기만하면 된다는 주변인들의 말에
수긍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아니, 선택받지 못했다고 하던가....^^;;)
어려서 할머니 손에 이끌려 무당집도 가보고,
사탕, 과자에 끌려 교회도 다녀봤다.
장엄하고 엄숙한 성당 미사가 너무 매력적이라
천주교야말로 진짜 종교가 아닐까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신이나 종교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어서
성경도 읽어보았고 불교 경전에 관심 가져보기도 했지만...
논리에 맞게 설명되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신을 믿을 수는 없었다.
그동안 종교는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그래도 신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믿어온 성경은 믿을만한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아마도 이 책을 기점으로 신에 대해,
아니 종교에 대해 더 이상 기웃거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동안 내가 신에 대해- 또는 모든 것의 시작이나
있을 법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궁금해 하고
나름 논리적인 설명을 하려고 궁리해보곤 했던 질문과 답변들이 이 책에 다 들어있었다.
너무나도 쉽게 이해가 가도록 논리적으로.
이 책은 나와 같은 사람에게 딱 맞는 책이다.
신비로운 현상은 단지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일뿐...
작가의 생물학, 특히 진화론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지식들을 정말 알기 쉽게 풀어놓아
여느 과학책보다 쉽고 저자의 의도가 팍팍 전달되었다.
특히 진화론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 설명이
논리적이지도 명확하지도 않은 믿음을 강요하는 그 어떤 신앙보다
더 그럴싸한 설명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설득당했다.
p224
설계자는 없었다. 눈이든, 눈을 설계할 수 있는 창조자든 있을 법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있을 법하지 않은 것이라는 문제에는 창조자가 아닌 다른 어떤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제공한 사람이 찰스 다윈이다.
p241
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면 신 자체는 윌리엄 페일리의 시계보다 훨씬 더 있을 법하지 않다.
친구, 친지, 동료들 대부분이 종교인, 독실한 종교인들인데
그들이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독서모임에서 토론을 해볼까 생각하지만 좋은 생각은 아닌 듯...ㅎㅎ)
아니다 라고 외칠 수 있는 지적 용기!
p340
내가 말하는 건 지적 용기이다.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가능성을 심사숙고하고 이렇게 말할 용기. “설마 그럴 리가. 그래도 틀리는 셈치고 그 가능성을 조사해 보자.”
과학은 그런 지적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고
있을 법하지 않아 신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있다고 믿었던
많은 현상들이 현대에는 설명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그럴 것이다.
지금은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신비로운(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의 뜻이라는 말로 지적 용기를 막는 것은 옳지 못하다.
내가 읽은 이 책의 요지는 바로 그것이다.